강제적 셧다운제 10년, 드디어 폐지 되나?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의 폐지 움직임이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25일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겠다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24일 강제적 셧다운제의 폐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다 예고했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6시간 동안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다. 2011년 도입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신설된 조항(26조)으로,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됐다.

셧다운제
셧다운제

셧다운제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소년보호위원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청소년마을 등의 단체는 '청소년 수면권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 포럼'을 개최하고 청소년의 수면권 확보를 위해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할 것을 촉구하며 셧다운제를 제안했다.

이후에도 단체들은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조사 결과를 내놨고, 셧다운제 도입을 위한 여론 형성과 입법 활동 등에 노력을 기울였다.

2005년에는 정치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김재경 의원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 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 업계와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과잉규제라 반발했고 법안과 관련해 의견 충돌이 있었다. 김재경 의원실은 업계 스스로 눈에 띌만한 조치를 취하면 셧다운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고, 최종적으로 법안은 폐기됐다.

2006년에는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이 온라인 게임을 포함한 인터넷 과몰입 방지를 목적으로 '정보통신 서비스 중독의 예방과 해소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게임에 장시간 몰입 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주의문구, 서비스 이용을 시작한 지 특정 시간이 지나면 경고 문구 표시, 장시간 이용 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법에 담고자 했으나 무산됐다.

2008년 7월 김재경 의원은 다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업체의 게임 서비스의 제공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고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그 업체를 1000만 원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2008년 게임 업계에서는 학부모가 자녀들의 게임 이용을 적절히 지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건강한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자율규약'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규약에는 장시간 게임 이용 시 경고 문구를 띄운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9년 4월에는 최영희 통합민주당 의원이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률안의 내용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서비스 금지, 청소년 연령 확인 및 게임 가입 시 친권자 동의, 게임에 인터넷 게임 중독 경고 문구 표시 등으로 한층 상세해졌다. 여기에 청소년 본인 또는 친권자 등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인터넷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도 담았다.

이듬해인 2010년 여성가족위원회는 두 의원이 발의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했고, 2010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부처 합의 과정을 거쳐 셧다운제 도입을 위한 중재안이 마련됐다. 이후 2011년 4월 29일에 국회 본회의에서 셧다운제가 통과됐고, 2011년 11월 20일에 공식적으로 셧다운제가 시행됐다.

많은 논란 속에 시행된 셧다운제였으나 2014년 4월 24일 헌법재판소에서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셧다운제는 실효성 의문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음에도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어오고 있다.

셧다운제는 도입 이후 게임이 '악'이라는 인식에 크게 일조했으며, 국내 게임산업의 위축을 불러왔다. 실제로 2011년 게임산업은 18.5%의 성장률 기록하다 2013년 -0.3%로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가 이어지며 규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셧다운제 시행 5년 정책 토론회
셧다운제 시행 5년 정책 토론회

여기에 최근에는 시장의 중심이 셧다운제가 적용되지 않는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더 큰 의문이 생겼다. 셧다운제는 게임업계 규제 철폐를 논할 때 항상 1순위로 언급되는 제도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겠다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며 법안의 실효성과 게임 산업 위축, 이중규제, 근본적인 처방 없이 일률적인 금지 등이 강제적 셧다운제가 가진 문제라고 꼽았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24일 강제적 셧다운제의 폐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다 밝혔다. 허 의원은 10년 전 시행된 인터넷 PC게임 강제적 셧다운 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PC 게임 강제적 셧다운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정치권에서 셧다운제 폐지 논의가 수면으로 부상하자 업계도 환영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셧다운제는 게임을 관리의 영역으로 밀어 넣은 규제다. 다른 규제들이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수 있게 만든 상징적인 규제이기도 하다. 당초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이라는 명목 있었지만, 4차 산업특위의 연구 결과(2019년) 셧다운제를 통해 늘어난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1분 30초에 불과했다. 셧다운제가 실효성이 없는 것은 이미 입증이 됐다. 이번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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