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썬 클래식' 단순한 '추억 팔이'용 게임 아니다

과거에 '제라',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과 함께 국내 게임 시장 빅3로 언급되며 2006년 출시된 PC용 MMORPG 썬(Soul of the Ultimate Nation, S.U.N.)이 리부트 버전인 '썬 클래식(S.U.N. Classic)'으로 금일(1일) 돌아온다.

'썬 클래식'은 PC 온라인게임 '썬'의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과 그래픽 등을 크게 개선한 버전이다. 기존 버전에서 아이템 및 옵션 체계를 전면 개편했고, UI(사용자환경)와 UX(사용자경험) 등을 수정해 게임의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썬 클래식'의 출시에 앞서 송영덕 개발 팀장과 조준범 사업 팀장을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관계자는 '썬 클래식'이 그저 과거의 추억을 다시 끌어오는 게임이 아니며, 게임 업계에 클래식 열풍이 일어나기 전부터 준비해오던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웹젠 송영덕 개발 팀장, 조준범 사업 팀장
왼쪽부터 웹젠 송영덕 개발 팀장, 조준범 사업 팀장

아래는 질의응답.

Q. '썬'의 어떤 매력이 클래식 서비스를 결정하게 했는지 궁금하다.

송영덕: 원작을 15년간 서비스하면서 다양한 업데이트를 해왔다. 정말로 없는 콘텐츠가 없을 정도다. 다른 게임들이 가진 콘텐츠는 '썬'에도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아무리 업데이트를 해도 바꿀 수 없는 시스템들이 있었다. 아이템 체계 등 말이다. 개선을 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었다. 그래서 기존 라이브 팀들이 라이브 서비스와 동시에 개발을 진행했다. 개발 기간이 짧지는 않다. 4~5년 개발했다. 갑자기 클래식 열풍 불고 있는데 그런 유행에 맞춰서 준비한 것은 아니다.

조준범: 오랜 기간 서비스하다 보니 업데이트로 개선이 안 되는 부분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대형 업데이트 형태로 해볼까도 고민했지만, 사이즈가 커졌다. 근본적으로 게임을 개선해보자면서 시작했다. 국내와 일본 등 해외서비스도 진행하고 있어 개발에 시간이 더 들었다. 준비한 시간을 보면 클래식 열풍을 불러일으킨 '월드오브워크래프트'보다 먼저다. 그리고 그냥 과거의 추억을 가져오는 게임의 형태도 아니다.

Q. '클래식'이라면 과거의 버전을 살리는 성격이 강하다. '썬'은 변화를 택했는데 이유가 있을까?

송영덕: 요즘에는 클래식 버전이라고 하면 예전 버전을 해보는 거다. 한번 회상해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형태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추억을 소환하는 것이 전부이다. 초창기 버전이기 때문에 게임이 완전할 수 없다.

우리는 '썬 클래식'이 가진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개발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이템 체계다. 기존의 '썬'은 아이템 차수가 1개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일반, 레어, 엘리트, 유니크, 레전드 등급에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구분을 뒀다. 기존에는 차수가 1개 밖에 없으니까 아이템을 쉽게 획득하도록 만들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얻어 성장하는 것도 힘들었다. 성장곡선도 형태도 한방에 세지는 형태였다. 이제는 성장곡선이 좀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썬클래식
썬클래식

Q. 배틀존 시스템 중심에서 필드 사냥을 강조하는 행태로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송영덕: 우선 게임 내 필드를 살리고 싶었다. 배틀존은 들어가면 항상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 반면 필드는 게이머들도 자리하고 있고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기존 '썬'은 필드에서 숙제 정도만 마치면 할 게 없었는데 필드에서 장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필드가 강조되면서 배틀존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배틀존 입장에 제한이 없어 아이템 획득확률을 높게 세팅할 수 없었다. '썬 클래식'에서는 참여할 수 있는 횟수의 제한을 주면서 확률을 높였다. 배틀존은 일종의 일일던전 형태로 보면 될 것이다. 아이템 종류가 많고 배틀존에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조준범: 기존 '썬'은 배틀존이 효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다 보니 게이머들이 배틀존만 즐긴다. 다른 다양한 콘텐츠들이 배틀존에 가려졌다. '썬 클래식'에서는 보상 체계나 아이템 획득 등도 다양해진다.

Q.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송영덕: '썬 클래식'을 즐겨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래픽 부분에 큰 노력이 들어갔다. 스킬 이펙트 개선 등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썬'은 자체 엔진을 활용해 개발한 작품이기 이 부분에서 더 힘들었다. 프로그래머들의 공수가 많이 들었다. 그래픽 개선이나 이펙트 등은 '썬 클래식'의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가려고 한다. 또 UI/UX도 손봤다. 기존에는 착용하고 있는 장비 12개를 해제하려면 클릭을 24번 헤야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 편의성을 살렸다.

썬 클래식 필드
썬 클래식 필드

Q. 게임의 사양도 오를까?

송영덕: 2006년에 개발한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양은 그렇게 높지 않다. '썬 클래식'도 클라이언트를 3개까지 실행할 수 있게 열어 준다. 그래픽 카드 의존도가 높지 않아서 충분히 돌아간다.

Q. 등장하는 직업은 원작과 같을까? 스탯 시스템 등도 여전한가?

송영덕: 원작에서 공개된 8개 클래스가 나온다. 이미 나온 것을 막을 의미가 없다고 봤다. 초반부터 다할 수 있고, 스킬 등은 수치가 일부 조정됐다. 그래픽을 개선하면서 이펙트도 변경됐기에 기존의 '썬'을 해본 게이머라면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탯은 레벨업 하면 5포인트씩 줬다. 이번에는 레벨업 외에도 도감이나 업적 등을 쌓으면 스탯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는 특정 스탯에만 투자하는 형태였는데, 이번에는 스탯을 찍었을 때 영향이 다를 수 있도록 준비했다.

Q. 콘텐츠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송영덕: 기본적으로는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육성을 하게 되고, 레벨업에 대한 허들이 오는 시점 있을 것이다. 그때 장비 아이템 파밍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러한 흐름이 꾸준히이어질 것이다. 허들은 20레벨마다 준다.

조준범: 필드에서 자동으로 사냥하고, 장비 아이템을 획득해 성장해 나가는 형태다.

썬 클래식 사냥
썬 클래식 사냥

Q. 자동 사냥을 지원하나?

송영덕: PC 앞에서 모바일 게임처럼 오래 즐길 수 없다. 자동을 지원한다. 물약 사용, 스킬, 전투 범위 등 다양한 세팅이 가능하다.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켜놔야 한다. 함정이나 특정 기믹이 마련된 부분은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조준범: 기존의 '썬'은 자동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보니 부정적인 방식이 생기고 우리는 이런 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게임 플레이에 변화가 생겼다. 게이머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3~4시간 정도로 본다. 그 시간을 제외하고는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던전 등에서는 자동이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시장에서 자동 사냥이 호응을 받는 것은 자동 사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논의를 많이 했고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Q. 몬트샤인 공성전 등 대규모 PVP 콘텐츠도 바로 만날 수 있나?

송영덕: 오픈 초기에는 닫혀 있을 것이다. 게이머들의 성장 속도를 보고 결정할 부분이다. 빠르면 2주 안에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조준범: 오픈 리부트 형태 준비해서 레벨업 속도가 '썬 클래식'에선 더 빠르다. 성장 밸런스를 좀 쉽게 잡아놨다. 기존에 준비한 콘텐츠도 뒤에 많다. 게이머들의 성장을 보고 맞춰갈 것이다.

썬 클래식 사냥
썬 클래식 사냥

Q. 기존 '썬'과 '썬 클래식'이 같이 간다. 부담될 것 같다.

조준범: 글로벌 시장에 기존 '썬' 이용자가 많다. 특히 일본 시장 등에서는 성과도 좋다. '썬 클래식'을 준비했다고 해서 기존 '썬'을 내릴 수는 없다. 사업적으로 굉장히 리스크가 크다. 그리고 '썬 클래식'은 웹젠 자체 서비스도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채널링 파트너들의 이해가 많았다.

송영덕: 아무래도 서비스를 두 버전 모두 해야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A라는 시스템을 개발하면 양쪽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을 한다.

Q. '썬 클래식'의 해외 서비스 일정도 궁금하다.

조준범: 고민을 많이 했다. 게임을 서비스했을 때 가장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딜까 봤다. 우리나라가 가장 좋았고, 대응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에는 아무래도 일본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하지 않을까 본다. 중국 쪽도 소통하고 있다.

썬 클래식
썬 클래식

Q. 모바일 버전을 기대했던 게이머도 있을 것 같다.

조준범: 국내에서는 '썬'이 채널링 형태로만 서비스 중이다. 이번에는 자체 서비스를 준비했다. 이러면서 IP가 가진 힘을 만들어는 것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온라인 버전을 15년간 이어온 것도 대단하다. 사랑해주시는 게이머들이 있는 거다.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Q. 썬 클래식이 어떤 게임이 되고 싶은지 한마디 부탁드린다.

송영덕: '썬'을 빅3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이제 40~50대다. 그분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썬'이 가진 단점을 많이 보완했고, 단순히 추억을 회상하는 게임 형태로 준비한 것이 아니다. 차별화로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조준범: 오랜 시간 충성도 높은 게이머들이 우리 게임을 즐겨주고 계신다.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그때의 추억을 가진 분들이 돌아와 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단순히 추억을 꺼내서 파는 게임이 아니다. 자신감도 있고 많은 게이머들이 즐겨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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