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바람이 온다! 추억 자극하는 게임 '봇물'

누구나 살면서 살아온 시간만큼의 추억을 얻게 된다. 이런 추억은 자신이 본 영화나 만난 사람, 에피소드, 음악 등 다양한 곳에서 생기게 된다. 하지만 추억이 있던 그때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때 당시의 추억과 관련된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심리를 겨냥한 마케팅들이 등장해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예전 고전 팝송이나 가요를 리메이크한 음반을 내거나 오래된 책이나 영화를 다시 리패키지 해 출시하는 것 등으로 예전 팬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고 처음 접한 고객들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준다.

이런 클래식 마케팅은 게임계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유명했던 고전 게임들을 지금의 방식으로 다시 리메이크해 출시하는 게임들이 늘면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물론 인터넷이 널리 퍼지면서 이런 고전 게임을 직접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막상 구하려고 해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그때 당시의 운영체제인 D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던 게임들도 상당 수 존재해 힘들게 구해도 실행하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최근 이런 옛 게임의 향수를 가진 올드 게이머를 위한 다양한 클래식 게임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고 있다. 고전 PC게임은 물론, 오락실에서 유행한 아케이드 게임들까지 그 종료도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으며, PS2나 PSP, Xbox360 등의 콘솔기기에 최적화되어 있어 조작에도 큰 무리가 없는 것이 특징. 게임동아에서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클래식 게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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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게임에는 어떤 것들이?

클래식 게임에는 최근 발매된 'EA 리플레이'와 아케이드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타이토 메모리즈 상, 하편' '타이토 레전드' '남코 뮤지엄' '테크모 클래식 아케이드',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Xbox360으로 즐길 수 있는 'Xbox Live Arcade Wednesday' 등이 있다. 먼저 최근 PSP용으로 출시된 'EA 리플레이'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윙 커맨더'와 '로드래시' '스트라이크' 등 자사에서 출시된 고전 게임 14종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PSP에 최적화된 조작과 멀티플레이를 통한 득점 경쟁 등으로 고전 게임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타이토社의 다양한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타이토 메모리즈' '타이토 레전드' 시리즈는 PS2와 PSP로 출시된 클래식 게임 모음집으로 자사의 유명 게임인 '엘리베이터 액션'부터 공격당한 부위의 갑옷이 날아가는 '황금성', 병아리의 모험을 그린 '뉴질랜드 스토리' 등 총 29개의 고전 명작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PSP나 PS2로 제한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점과 일부 게임은 PSP버전으로 새롭게 이식되어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마켓 플라이스에서 구매해 즐길 수 있는 'Xbox Live Arcade Wednesday'와 남코의 클래식 게임을 만날 수 있는 '남코 뮤지엄', 테크모社의 예전 명작을 경험할 수 있는 '테크모 클래식 아케이드' 등은 출시된 이후 꾸준히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 데이' '포가튼 사가' 등을 즐길 수 있는 손노리의 '패키지의 로망'이나 모바일로 출시된 컴투스의 '코나미 컬렉션' 등이 존재해 마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 클래식 게임 그 인기 비결은?

이런 클래식 게임들은 최근 휴대용게임기나 모바일, 콘솔게임기 등으로 출시되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을 상기시켜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최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고전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흔하게 접하는 장르의 게임들이 어떻게 발전했는가와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를 게임을 즐기면서 쉽게 알 수 있으며, 그래픽에 의존한 형태가 아닌 게임성, 즉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임을 경험해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클래식 게임의 장점은 소비자에게 뿐만 아니라 개발사에게도 장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예전 게임들을 이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게이머들에게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클래식 게임은 고전 게임과 관련된 신작이나 후속작이 발표될 때 많이 출시되는 걸 볼 수 있다. 유명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 '커맨드앤컨커3'의 발표와 함께 공개된 '커맨드앤컨거 10주년 기념 패키지' 출시 같은 경우가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예전 게임을 다시 출시해 게이머들에게 고전에 대한 향수와 함께 새롭게 등장할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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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아

하지만 일각에서는 클래식 게임 제작이 게임성의 고갈 및 노골적인 상업주의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많은 개발사들이 거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신규 게임 대신 어느 정도의 수익성이 보장되고 있는 클래식 게임에 개발에 취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후속작 타이틀을 내놓는 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플랫폼으로 컨버팅만 하는 클래식 게임 이식은 개발적인 노력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후속작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개발사의 상업주의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타이틀의 가격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클래식 게임 타이틀의 가격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타이틀의 가격과 거의 차이가 없다.

또한 일부 개발사의 노골적인 클래식 타이틀 출시에도 문제가 있다. 자사의 유명한 클래식 게임 몇 개를 패키지 전면에 내세우고 그 이하 게임들은 유명하지도 인기 있지도 않은 게임들로 채워 출시한 후 다시 유명한 몇 개의 게임을 전면에 내세운 클래식 게임 모음집을 또 출시한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은 몇 개의 유명한 게임 때문에 구매하지만 막상 형편없는 라인업을 보고 뒤늦게 후회하기도 한다. 이런 판매 형태가 반복되면서 클래식 타이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강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 게임 매장에서 클래식 타이틀을 구매하던 박창현(31)씨는 "예전에 PC로 즐겼던 게임이 PSP용으로 다시 출시되었다고 해 구매를 하러 매장에 나왔다"며 "하지만 높은 가격과 조금은 실망스러운 게임 라인업에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게임사용자들은 추억을 상기시켜주고 지금은 접하기 어려운 예전 게임들을 손쉽게 만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클래식 게임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사들의 상업주의가 추억을 그리워하는 게이머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사용자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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