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나서 후회는 하지 않을 정도의 게임

게임을 바라보기에 앞서
이 게임은 모비클 이라는 회사에서 발매했습니다만, 게임을 시작할 때는 '모비클'이라는 로고가 뜨지 않고 '토리오'라는 로고가 뜹니다. 아마도, '토리오'라는 팀에서 만들고 모비클이라는 회사에서 퍼블리싱을 한 모양이지요.

펀터도 게임을 낼 때는 아치 소프트라는 발매회사의 이름으로 내는 것을 보니, 이러한 경우가 종종 있나봅니다. 그러니까, 이 게임을 볼 때는 모비클이라는 이름보다는 토리오라는 이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토리오라는 팀이 어떤 팀인가 궁금해서 찾아 보니 예전에 '닌자활극'이라는 게임을 만들었던 팀이더군요. 그래서인지, 왠지 '닌자활극'의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토리오 팀이 '닌자활극'과 '가디언 소울'을 모두 만들었다.'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가디언 소울'만 가지고는 '닌자활극'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일 것 같네요. 게임 메뉴, 인터페이스 같은 것은 '닌자활극'과 상당히 비슷하게 꾸며져 있지만, 게임 내용은 '닌자활극'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닌자활극'과는 더 이상 연결 짓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그냥, 이 게임은 '가디언 소울'입니다.

게임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이 게임은 RPG/타이쿤/연애시뮬 카테고리에 올라 있습니다. 타이쿤이나 연애시뮬이 아니기 때문에 RPG 라고 봐야겠죠? 하지만 이 게임은 RPG가 아닙니다. RPG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빈약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그네스력 어쩌구 저쩌구 하는 시나리오는 있으나 마나한 시나리오입니다. 대사를 보는 것이 감동을 준다기 보다는 짜증을 내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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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액션게임입니다. 토리오라는 팀은 '이 게임은 액션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직접 들은 적이 없어서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제작자들을 만날 기회란 것이 흔하지 않거든요. 어쨌거나, 게임은 액션을 위주로 한 게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이 게임의 카테고리는 잘못 분류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보다 훨씬 RPG 요소가 많은 '닌자소녀 히까루'는 액션/슈팅에 올라 있는데, RPG 요소라고는 거의 없는 액션 게임이 RPG/타이쿤/연애시뮬에 올라 있다니요. 제목과 카테고리만 보고 RPG로 착각해서 게임을 다운 받으신 분들은 후회가 많으실 겁니다. 어쨌거나, 착오 없으시길..

이 게임과 비슷한 게임을 들라면 '헐크'를 들 수 있겠군요. 추억의 게임 '헐크'…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액션감각을 보여 주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지요. 이 게임은 여러 모로 '헐크'와 닮았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적들이 나옵니다. 적들을 제압하면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되어 있지요. 적들을 제압하는 데에는 일반공격과 특수공격이 있는데, 특수공격을 쓰려면 스킬 게이지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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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을 쳐부수다 보면 어느덧 스킬 게이지가 모여 있는데, 한 방에 큰 대미지를 줄 수 있으니까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적들은 통상 2~3명이 나오고 상하 좌우로 움직이면서 공격할 위치를 잡고 적의 공격을 피합니다. 스테이지가 높아지면 나오는 적들의 숫자도 많아 집니다. 자기가 공격할 수 있는 것은 좌우 방향이구요('더블 드라곤' 이후 이런 공격 패턴이 일상화된 것 같습니다. 상하좌우 이동이 가능하지만, 공격은 좌우방향만 가능하다라는 패턴은 2D 액션게임에서 대중화되어 있습니다).할당 키는 2,4,6,8 번이 상하좌우 이동이고, 5번키가 일반공격입니다. 아주 익숙한 키 할당이죠? 그 밖에 메뉴키와 특수 공격키가 할당이 되어 있습니다.

가디언 소울
이 게임의 제목이 '가디언 소울' 입니다. 가디언은 수호천사라는 뜻이죠. 소울은 영혼이라는 뜻이구요. 뭔가 심오한 듯한 게임제목이네요. 어쨌거나, 이 게임의 주인공은 소울을 '짊어지고' 다닙니다. 표현이 좀 애매하지만, 아무리 봐도 짊어지고 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인공은 소울을 짊어지고 다니다가, 적을 만나게 되면 소울을 패대기 치면서 공격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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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실제로 어떤 설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 게임 그래픽에서는 그렇게 밖에 안 보입니다. 아무튼, 이 소울이라는 것이 부피고 크고 묵직한 것이 조금 엽기스럽습니다. 눈에 익숙해 진다면 괜찮겠지만요. 마치 커다란 인형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소울은 몇 가지 종류가 있고, 스테이지가 진행되고 몬스터가 죽을 때 떨어뜨리는 소울 구슬을 많이 모으면 새로운 소울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전투 도중에 소울을 교체할 수도 있으니까, 전략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 밖에 러시 공격이나 필살기 공격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헐크'와 매우 유사한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생각이 되네요.

과연 무엇이 액션인가?
액션은 지금까지 많은 게임의 장르가 되어 왔죠. 초창기부터 액션 게임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무엇이 액션인가- 라고 질문한다면? 글쎄요. 너무 어려운 질문이군요.
저는 액션이라는 장르의 본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심리적 리듬을 절묘하게 파고 들면서 주는 쾌감이 액션의 본질적인 요소죠. 많은 원버튼 모바일 게임들도 결국 '타이밍' 싸움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과 캐릭터가 움직이는 타이밍으로 게임의 재미가 결정되는 것이죠. 여지껏 재미있었던 액션 게임들을 되새겨 보면… 때리는 타이밍, 점프하는 타이밍, 쏘는 타이밍….그 시점을 잡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연습을 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가디언 소울'은 이러한 타이밍 적인 재미는 주지 않습니다. 적을 베기 위한 섬세한 타이밍과 컨트롤을 요구하지는 않는 것이죠. 대신 다른 방식으로 타격감과 액션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우선 시원시원한 그래픽. 연타공격이 성공하는 동안 나타나는 시원시원한 콤보 숫자나, 맞을 때 변하는 적의 색깔 등, 내가 때리는 동안, 혹은 맞고 있는 동안에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것이 시원시원하게 표현됩니다. 이런 그래픽적인 요소는 나름대로 성공을 하고 있죠. 그러나, 절묘한 타이밍이 요구되지 않고, 난이도 조절에서 실패한 게임의 진행은 이러한 그래픽적인 성공을 퇴색케 합니다. 결국에는 절반의 성공밖에는 거두지 못한 것이고, 궁극적인 액션 게임의 목표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액션 게임'을 표방하고 나온 게임답게 처음에는 호쾌한 액션을 보여주는가 싶지만, 플레이 타임이 늘어날수록 지루해 지고, 중독성은 별로 없어서 오랫 동안 할 수 없는 게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단점은 '닌자활극'에서도 보이는데, 토리오 팀이 정말로 '게임은 액션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점을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시나리오
게임을 액션게임이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강조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시나리오의 퀄리티도 많이 떨어지구요. 그러나,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이 아닙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그만 이야기하렵니다.


그래픽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깔끔한 그래픽입니다. 다만, 캐릭터 형체를 알아 볼 수 없는 그래픽 스타일이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네요. 하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일 뿐 그래픽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던지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기를. 그래픽은 단색감을 위주로 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압축률을 높여서 용량을 많이 확보하려고 그랬을 겁니다. 캐릭터들은 크기가 나름대로 작은 편은 아닙니다.

사운드
무난한 사운드 입니다. 사실 모바일 게임에서 엄청나게 멋진 사운드가 나오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모바일 게임에서 최고의 사운드는 '[원버튼]보물섬'의 배경음악 2개와 '놈'의 사운드라고 생각합니다.
'[원버튼]보물선'의 사운드는 모바일 게임답지 않은 스케일 크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고, 놈의 사운드는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를 여러 개 만들어서 반복해서 쓰면서 이벤트 발생에 따라 어색한 느낌을 주지 않고 배경음이 계속 이어지게 되어 있는 선구적인 사운드 기법입니다. 이 정도 퀄리티나 기법을 쓰지 않으면 사운드에서 우와 소리가 나기는 어렵죠. 어차피 모바일은 스테레오조차도 지원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운드를 재생하니까요.

전반적으로
게임을 아주 재미있게 즐기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형편없는 똥게임도 아닙니다. 그럭저럭 이라고나 할까요. 지하철을 타면, 정거장을 지나치는 법은 없지만 목적지까지는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는 그 정도의 게임이라고 할까요. RPG를 기대했던 분들은 다운받지 마시고, 그럭저럭 시간 때울 액션 게임을 원하신다면 한 번쯤 플레이 해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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