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 프로리그 우승, '제왕으로 돌아오다'

'광안리는 티원땅'이라며 광오할 만큼의 자신감을 보였던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8월8일 부산 광안리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신한은행 프로리그 결승 2차전에서, SK텔레콤은 화승을 1차전 4대0, 2차전 4대3으로 연이어 잡아내며 1년여에 걸친 프로리그 대장정을 우승으로 끝맺었다.


이는 2006년 여름에 연이은 우승으로 '오버 트리플 트라운'을 거두며 제왕의 면모를 뽐냈던 SK텔레콤이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지난 3년간 계속되는 부진으로 '종이 호랑이'라는 수모를 겪었던 SK텔레콤은 올해 프로리그 초반부터 조금씩 전력을 다듬어 가더니, 마지막 광안리 직결 행을 극적으로 이루고 마침내 최강의 도전자였던 화승마저 꺾어냈다. 제왕의 자리를 다시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승부처로 지목되던 결승 2차전은 그야말로 SK텔레콤을 위한 행사였다. 1경기에서 에이스 김택용을 출전시켜 가볍게 기선을 제압한 SK텔레콤은 2경기에서 신인 박재혁이 극상성의 빌드로 화승의 희망 이제동 마저 무너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화승은 손찬웅(프로토스)의 화려한 견제와 신인 박준오(저그)의 패기로 2대2까지 쫓아왔지만, 이번 프로리그 결승전의 사냥꾼이자 MVP로 지목된 정명훈에게 가로막혀 3대2로 다시 기세가 한풀 껶였다.

3대3의 상황에서 펼쳐진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도 마찬가지, 또 다시 이제동을 상대한 정명훈 선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변조된 전진 배럭 전략을 펼치면서 화승의 마지막 불씨마저 밟아버렸다.

길고 긴 여정, 우승이 확정되자 SK텔레콤의 선수들은 무대 밖으로 튀어나왔고, 모래를 모아 팀의 깃발을 세우고 감독을 들어 행가레를 치는 등 한껏 우승의 기분을 만끽했다. 반면 화승은 2006년 광안리 패배에 이어 이번 시즌도 SK텔레콤 우승의 희생양이 되면서 '광안리의 저주'를 이어갔다.


대회 MVP에 오른 정명훈 선수는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은 나 혼자만의 전략이 아니었다. 이제동 선수가 강했지만, 우리는 임요환 - 최연성 등 최고의 전략가들과 함께 전략을 짜냈다."며 우승의 수훈을 코치진에게 돌렸다.

또 박용운 감독은 "이만한 선수들과 이만한 지원 안에서 우승을 못한다는 것은 수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계획했던 로드맵 중에서 이제야 겨우 30%에 도달했다. 더욱 강력한 SK텔레콤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