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긴장감' 스릴러 게임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간담을 서늘하게 하거나 마음을 졸이게 하는 긴장감을 뜻하는 '스릴'이라는 말에서 온 '스릴러'는 대체로 어떤 부정적인 상황에 맞닥뜨린 주인공이 다양한 위험에 맞서면서 그 상황을 해결해 나가 강력한 적대 세력의 음모를 파헤치는 빠른 템포의 문학이나 영화, 방송 등을 지칭한다.

그러나 게임에서의 '스릴러'는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플레이 상황에 있어 게이머에게 실제 상황에 몰입하도록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하면서,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게임이 다른 방향으로 진전되거나 충격적인 내용을 포함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인터렉티브 장르를 이야기 한다.

의학부터 액션, 느와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다른 매체들에 비해 아직 영역 폭이 좁은 게임쪽 에서는 그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중에도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선사하면서 많은 인기를 받아온 게임들이 있다.

< 스릴러계 비주얼 노벨의 중심, 춘소프트 >

비주얼 노벨과 사운드 노벨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업체인 춘소프트에 있어 '카마이타치의 밤' 시리즈와 '제절초', 그리고 '마치'는 현재 누리고 있는 영광이 있게 한 게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텍스트를 통해 게임을 진행해가는 비주얼 노벨 형식의 게임들을 다수 선보였던 춘소프트는 이 시리즈에서 시각적인 부분을 간소화 하면서 소설책을 읽어내려가듯 텍스트를 통해 내용을 진행시켰으며, 상처를 건드리듯 선과 악,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때때로 사정없는 선택을 종용했다.

또한 시각적인 부분이 최소화된 덕에 게이머들은 텍스트 하나하나를 진행해가며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으며, 게임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반전이나, 잘못된 선택에 대한 결말 역시 더 깊게 인식되도록 했다.

춘소프트는 지난해 신작 '기화기초'와 '428(시부야)'를 멀티 플랫폼으로 선보였으며 이들 게임 역시 기존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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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쳐를 통해 펼쳐지는 탐욕과 슬픔의 향연 '바이오쇼크' >

2K게임즈가 '바이오쇼크'라는 게임에 대해 처음 공개했을 때 사람들은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 쇼크'와 비교하며 과연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게임이 나올 것인가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모습을 드러낸 게임은 단지 '바이오쇼크'일 뿐 '시스템쇼크'의 그림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연찮은 비행기 사고로 인해 해저도시 랩처에 가게된 주인공이 다양한 모험을 거치며 겪게 되는 미스테리형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바이오쇼크'는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고요한 폐허 속에서 마치 두더지 기계에서 하나 둘씩 두더지가 튀어나오듯 사건과 사고를 이어간다.

그리고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 비행기사고를 시작으로 자신이 랩처에 오게된 모든 일들이 단지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게되는 순간 주변 상황은 그 동안 느리게 돌리던 영상 테이프를 빠르게 감아버리듯 숨가쁘게 돌아가기 시작하며, 게이머에게 끊임없이 선택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결국 다양한 운명의 문들 중 하나를 열고 엔딩을 통해 그 선택들이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바이오쇼크'는 이미 출시된 후속작인 '바이오쇼크 2'를 비롯한 연작 시리즈로 발전하게 됐으며, 영화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해 나갈 예정이다.


< 심리마저 게임의 요소로 사용한 '인디고 프로페시' >

퀀틱 드림의 '인디고 프로페시'는 살인사건에 연루된 주인공이 자신의 무죄를 밝히기 위한 여정을 그린 게임으로, 때때로 자신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독특한 면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불안정한 주인공의 특징을 정신 건강이라는 수치로 구현하고, 이 수치가 떨어졌을 경우 물리적인 행위나 도덕적인 선택, 다른 캐릭터와의 관계등에 영향이 오게 해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서는 게임 진행 내내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하고 있다.

"비디오게임을 감정을 표현의 매체로 승화시키고자 했다"는 개발자의 코멘트는 이 게임이 한 사람의 감정과 정신이 어떤 식으로 게임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를 선보였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게이머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 법의학을 주제로한 호러 액션, '컨뎀드' >

'컨뎀드: 크리미널 오리진'은 색다른 감각의 호러게임들을 다수 출시했던 모노리스에서 개발한 호러 액션 게임으로, 법의학 전문 FBI요원 '에단토마스'가 연쇄 살인범 'Serial Kiier X'를 뒤쫓으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게임은 처참한 살인 현장에서 법의학 장비를 이용해 증거물을 수집하며 게임의 힌트를 얻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시각적인 잔인함과 함께 게임 진행 중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마다 들려오는 사운드가 충격과 공포를 배가한다.

후속작인 '컨뎀드 2: 블러드 샷'은 주인공의 심리적 불안정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기괴한 몬스터들이 날뛰는 게임이 돼 버렸지만, 전편의 법의학 조사 부분이 더욱 강조되고 시스템 적으로도 향상돼 전작과는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 빗속에서 펼쳐지는 4명의 이야기, '헤비 레인' >

인디고 프로페시의 개발사 퀀틱 드림이 10년에 걸쳐 준비한 '헤비 레인'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어지는 연속 살인사건을 놓고 4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시점에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내용의 게임이다.

이 게임 역시 '인디고 프로페시'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단순 해결보다 심리적인 공황 상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선을 주고 있으며, 사건이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살인마 '오리가미 킬러'에 대한 이야기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변하게 되는 캐릭터의 연관성 등은 극적인 상황을 원하는 게이머를 즐겁게 한다.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짧고 인과성에 대한 납득이 어렵다는 평도 있기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게임속 수 많은 이야기들은 개발사 퀀틱 드림의 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가는 작가의 이야기, '앨런 웨이크' >

핀란드의 개발사 레머디에서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 '앨런 웨이크'는 작은 마을로 여행을 온 작가가 자신이 쓴 공포 소설이 현실로 나타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행지에서 아내가 실종되고, 마을 사람들이 점차 악에 홀려가는 과정을 바라보며 '플래시라이트' 하나에 의지해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은 작가라는 주인공의 신분과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오가며 게이머를 순간순간 착각에 빠뜨리게 해 '장자의 꿈'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또한, 액션 요소가 게임의 진행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게임의 난이도를 게이머의 수준에 맞게 자동적으로 변환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적용돼 게이머들은 안심하고 게임이 선사하는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많은 수의 스릴러 게임들이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게이머들에게 숨가쁜 전개와 긴장감에서 오는 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사람의 심리를 다루거나 긴장감을 극대화 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스릴러 게임들과 함께 자신의 인내력과 두뇌 능력, 그리고 감을 시험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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