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스타리그 8강 격돌, '4강 결정'

"짜릿한 승부가 이어졌습니다. 이토록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또 있겠습니까. 최종 4강이 드디어 결정되었습니다"

30일(금),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이 떠나갈 듯 게임 캐스터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온게임넷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8강 2주차 경기를 진행하면서 경기의 치열함과 2천여 명 관중의 뜨거운 열기로 캐스터가 자신도 모르게 흥분했기 때문이다.

이날 8강전에서는 이영호(KT), 박세정(위메이드), 김정우(CJ), 김구현(STX)의 4명의 선수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주차에서 1승, 1패를 나눠 가진 각 선수들이 4강 진출을 놓고 최종 승부를 펼친 끝에 A조 이영호가 전태양(위메이드)를, B조 박세정이 진영화(CJ)를, C조 김정우가 김명운(웅진)을, D조 김구현이 박지수(KT)를 각각 격파한 것. 4개조로 나뉘어 3전 2선승,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8강은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을 뒤흔들어 놓고 저녁 9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 A조, 박빙의 승부 끝에 이영호 승>

A조는 지난 1주차에서 전태양을 꺾은 이영호가 2주차에서도 승리를 이어가며 네 개 조 중 가장 먼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영호 선수의 낙승을 예상했고 실제로 이영호 선수가 이겼지만 경기 상황은 그렇게 깔끔하지 않았다. 전태양은 끝까지 항전했고, 특유의 맹공을 펼치며 한 때 '경기가 전태양 쪽으로 넘어오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을 이끌어낼만큼 선전했다. 초반 두 개의 스타포트를 건설한 이영호는 클로킹 레이스로 전태양의 SCV 수를 줄여나갔다. 레이스와 탱크를 계속 모은 이영호는 컨트롤로 전태양의 병력을 다수 잡아내며 멀티를 늘렸다. 드랍십을 활용한 이영호는 전태양의 진영에 계속해서 타격을 입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태양은 손 한 번 못쓰고 지는 듯 했지만, 다수의 드랍십을 활용해 연속적으로 이영호의 자원을 공략해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한 전태양이었지만 그만큼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한 '박카스 스타리그 2008'와 'EVER 스타리그 2009'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는 최연소 3회 우승자 도전을 이어나가게 됐다.

< B조 박세정, 몰래 멀티 전략으로 생애 첫 스타리그 4강 진출>

B조는 지난 1주차에서 압도적인 운영을 선보인 박세정이 진영화를 연파하고 생애 첫 4강 진출의 감격을 안았다. 박세정은 이번 대결에서 몰래 멀티를 바탕으로 한 물량전으로 승리를 거뒀다. 박세정의 멀티 진영을 발견한 진영화는 몇 차례 견제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고, 기세등등해진 박세정은 이어 펼쳐진 중앙 교전에서도 우세한 승리를 거두고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유닛 수를 늘려 나갔다. 결국, 박세정의 물량 공세를 당해낼 수 없었던 진영화는 GG를 선언했다. 새로운 프로토스 강자가 가려지는 순간이었다.


< C조 김정우, 환상의 유닛 컨트롤로 김명운에 압승>

C조는 경기 초반, 저글링 러시에서 승기를 잡은 김정우가 공중 마저 장악하며 압승을 거두었다. 지난 1주차에 이어 연승을 기록한 김정우가 생애 첫 4강에 오른 것. 초반 한 차례 펼쳐진 저글링 공방전에서 김정우는 김명운의 저글링을 감싸는 치밀한 컨트롤로 김명운의 저글링을 모두 제압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갔다. 안좋은 상황에 몰린 김명운은 가까스로 생산된 뮤탈리스크로 김정우의 저글링을 물리쳤으나, 이어진 뮤탈리스크와 스커지 공중전에서 김정우에게 모든 공중 유닛을 잃고 말았다. 네 차례의 재경기 끝에 어렵게 8강에 진출한 김정우의 화끈한 승리였다.

< D조, 원점 승부 끝에 김구현이 2승 1패로 앞서며 4강 진출>

지난 1경기에서 김구현에게 패한 박지수는 이 날 진행된 2경기에서 초반 벙커 러시로 김구현을 제압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벙커 러시가 성공하자 김구현의 표정이 일그러졌고, 이어 김구현은 이를 악물며 다음 경기를 기약한 듯 쉽게 GG를 선언하지 않았다. 1대1의 상황, 이어진 3경기에서 김구현은 초반부터 끊임없이 박지수의 공격을 받았으나, 이를 잘 막아낸 후 리버 셔틀 드랍에 이은 지상 병력 공격을 감행했다. 이어 박지수 진영 앞에 드라군 진을 구축한 김구현은 셔틀 리버 드랍으로 상대의 일꾼 수를 다수 잡아내며 교란에 성공했다. 결국, 김구현은 남은 지상 병력까지 모두 투입하며 박지수를 격파했다.

이렇게 대한항공 스타리그 4강전은 이영호 vs 박세정, 김정우 vs 김구현의 대결로 압축됐다. 4강 1주차 이영호 vs 박세정의 경기는 오는 5월 7일(금)에, 2주차 김정우 vs 김구현의 경기는 14일(금)에 각각 진행된다.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8강 2주차 경기는 5월 1일(토) 새벽 1시, 게임라이프 채널 온게임넷을 통해 재방송될 예정이다. (온게임넷:스카이라이프 641번/헬로TV 455번/씨앤앰DV 608번/QOOK TV 510번/MyLGTV 711번/브로드앤TV 23번)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8강 2주차 결과]

-4월 30일(금),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호반광장'

A조 2경기 이영호(KT) 승 vs 패 전태양(위메이드), 그레이트배리어리프

B조 2경기 진영화(CJ) 패 vs 승 박세정(위메이드), 투혼

C조 2경기 김정우(CJ) 승 vs 패 김명운(웅진), 매치포인트

D조 2경기 김구현(STX) 패 vs 승 박지수(KT), 태풍의눈

D조 3경기 김구현(STX) 승 vs 패 박지수(KT), 그레이트배리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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