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나가는 게임한류, 안방은 중국이 야금야금

요즘 게임한류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치열해진 국내 시장의 경쟁을 피해 해외로 발을 뻗은 국산 게임들이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전세계에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 게임사들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외산 게임들의 전세계 온라인 시장 장악빈도가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 오디션, 던전 앤 파이터, 크로스 파이어 등 아직까지도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 게임들이 대단히 많으며, 특히 중국 시장을 보면 상위권은 한국 게임들이 휩쓸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현재 국내 시장을 보면 게임한류라는 말에 의구심이 들 정도로 중국 게임들의 공세가 매섭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산 게임들의 등장이 상당히 줄어든 탓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될 정도로 중국 게임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트렌드는 오히려 수입된 중국 게임의 영향을 받은 것이 대단히 많은 편이다.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 게이머들의 게임 패턴은 상당히 많이 바꿨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중국 온라인 게임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것은 자동 사냥이다. 과거에는 불법 프로그램의 대명사였던 자동사냥이 이제는 온라인 게임에서 게이머들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대표적인 편의 시스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완미세계가 수입됐을 때만 해도 자동 이동만으로도 논란이 됐지만, 작년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불멸 온라인, 천자영웅전 등 자동 사냥을 지원하는 중국 게임들 대다수가 별 무리없이 한국 시장에 진입했으며, 뮤 온라인, 로한 등 한국 게임에서도 자동사냥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아직 젊은 층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아이온처럼 키보드와 마우스를 혼합해서 조작하는 방식의 온라인 게임이 대세이지만, 게임을 할 시간이 부족하고, 어려운 조작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30대 이상의 게이머들이 자동사냥을 지원하는 게임에 높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엔도어즈의 영웅시대는 아예 30대 이상 권장 게임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하나의 트렌드는 쿼터뷰 게임의 부활이다. 과거 디아블로의 영향을 받은 초기 온라인 게임들에서 많이 사용되던 쿼터뷰는 3D가 유행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물 같은 게임이 되었으나, 최근 쿼터뷰를 사용한 중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앞다투어 국내 수입되면서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국내 진출한 고수 온라인의 경우에는 인기 연예인 강예빈을 앞세워 게임 검색 순위 7위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에서 2D 혹은 2.5D 쿼터뷰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비교적 낮은 컴퓨터 사양 때문이지만, 국내에서 이들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자동사냥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최근에 출시된 게임들이 어려운 조작법과 필수적인 파티 플레이 요구로 인해 진입장벽이 올라가면서 이를 기피하는 30대 이상 성인들이 과거에 즐겼던 마우스 위주의 단순한 조작법을 지닌 게임들을 다시 찾게된 것. 현재 30대 이상의 게이머들은 과거 디아블로2나 리니지, 뮤 등 쿼터뷰 방식의 롤플레잉 게임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쿼터뷰 게임들은 시점 조작이 필요없어 마우스만 사용해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중국산 쿼터뷰 게임들은 과거 게임들과 달리 자동사냥 등 다양한 편의기능과 즐길거리로 무장하고 있어 성인들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온라인 게임이 한국에 비해 수준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제는 국산 게임과 비교해도 수준이 낮지 않으며, 콘텐츠의 양은 오히려 많은 경우가 많다"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대작 경쟁 체제로 변하면서 신작 게임을 개발하는게 쉽지 않아졌다. 이미 중국에서 흥행이 검증된 게임을 들여와서 서비스하는게 신작을 개발하는 것보다 위험부담이 적어 중국 게임을 수입하려는 게임사가 더욱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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