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전기 온라인, '소개팅에서 진한 화장의 상대를 만난 느낌'

첫인상은 중요하다. 상대나 사물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것을 깰 수 있는 것은 바로 첫인상이다. 물론 그 이후에 변할 수도 있겠지만 첫인상이 상대에게 미치는 파괴력과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만약 소개팅을 나간다고 가정해보자. 좋은 학벌과 배경, 그리고 좋은 성격까지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대감과 함께 좋은 이미지가 생겨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소개팅에 나온 이성 상대가 과도하게 멋을 부리고 나왔다면... 여자로 치면 너무 진한 화장을 하고 나온 것에 비유할 수 있고, 남자로 치면 부담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복장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물론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들 가능성도 있지만 일반적인 첫인상은 부담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들 것이다.

천자전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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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룬의 천자전기 온라인이 그러하다. K3온라인으로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쿤룬의 게임이고, 웹게임이 아닌 클라이언트 기반으로 제작됐다. 게다가 언리얼엔진3로 개발됐다. 최근 언리얼엔진은 일반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라 할지라도 게이머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긴 충분하다.

그런데 게임의 첫인상이 너무 강렬하다. 중국색이 강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쉽게 표현해서 '너무 반짝거린다'. 전투나 게임의 전개에서 이펙트가 들어가 사용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좋지만 과하면 좋지 않다. 좋은 것이 넘치면 그것은 부담으로 가다온다. K팝스타의 박진영 심사위원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가.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정성스럽게 부르는 것보다 가끔은 대충 부를 줄도 알아야한다고.

천자전기 온라인의 콘텐츠는 방대하고 디테일한 편이다. 많은 중국게임들이 그런 편이긴 하지만 천자전기 온라인은 세계관부터 게임 시스템들까지 세세하게 공을 들여 제작된 느낌이다.

4가지 직업을 기반으로 다시 4가지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수호령의 개념이 존재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직업 밸런스를 잡아갈 수 있다. 직업에 최적화된 무기와 수호령은 존재하지만 그런 것이 정답이 되지 않는 것이 온라인게임이기 때문에 초반 게이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은 편이다.

자동과 편리한 시스템이 강점인 중국게임답게 천자전기 온라인도 초반 퀘스트와 게임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퀘스트 내용을 클릭만 해도 해당 위치로 이동하고, 전투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도 간편하다.

천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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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클릭과 전투 등으로 게임에 적응해 나가면서 레벨 10까 성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 가량으로 레벨업 속도도 준수하다. 천상에서 이러한 전투와 스킬 습득 등으로 게임에 적응하고 본격적인 게임을 즐기는 것은 지상에 내려와서부터다.

이후 진행도 게임의 큰 틀에서는 초반과 차이는 없다. 기본적인 퀘스트와 스킬을 배워나가면서 전투와 장비를 습득하는 것이 주된 흐름이다. 스킬을 익힐 때도 해당 NPC로 이동하게 해주는 시스템이 있을 정도로 시스템적으로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위트 있는 현지화도 장점이다. 원작의 내용까지는 알 수 없지만 대사 중간 중간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대사는 코믹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최근 온라인게임들에서 많이 보지 못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가끔 등장하는 위트와 재치에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천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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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단 게임의 시급한 문제는 과도한 시스템 지원으로 인터페이스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중국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나마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처음 게임을 접한 사람이라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소 난잡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

게임에 익숙해진 이후 '아 이런 시스템도 지원하는구나'라고 감탄을 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 게임은 이런 것도 지원하고 저런 것도 지원한다고 처음부터 다 알려줄 필요는 없다.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익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 사람의 장점을 서서히 발견해 나갈 때 호감을 느끼지, 처음부터 장점을 다 알려주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첫 테스트를 마친 천자전기 온라인은 앞으로 조금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다. 쿤룬은 K3온라인과 다양한 웹게임들을 서비스해본만큼 웹게임의 장점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것들을 천자전기 온라인에 적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 전반적으로 너무 반짝거리는 것은 게임의 개발사의 기본틀로 구성되어 변경할 순 없겠지만, 인터페이스와 시스템들이 난잡해 보이는 것은 서비스사에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시스템의 설명부터 장점을 어필하는 것도 템포조절이 필요하다. 게임 접속시간에 따라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화면 우측에 고정되어 노출할 필요성까지는 없어 보인다. 물론 위치 조정은 가능하지만 게임을 시작했을 때 많은 것들이 화면에 나타나 있는 것보다는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고정화 내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생각된다.

이제 중국게임들도 한국 시장에서 제법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사용자층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현지화와 마케팅, 그리고 콘텐츠가 안정적이면 성공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 됐다.

천자전기 온라인은 이란 콘텐츠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템포 조절과 시스템의 호흡 조절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다소 단점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조절이 가능한 부분이다. 쿤룬코리아의 첫 클라이언트 게임인 만큼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얻은 장단점을 분석해 볼 필요도 있다. 게이머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던 만큼 다음 테스트에서는 보다 나아질 가능성을 충분히 있다고 본다.

연애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천자전기 온라인은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 강한 화장을 다소 지우고, 템포를 조금 천천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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