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콘솔업체 하반기 주요게임쇼 불참 선언, 왜?

지난 6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E3 2012 전시회를 끝으로 비디오업계는 상반기의 큰 일정을 대부분 마무리 지었지만, 상반기가 끝났다는 안도감보다는 불안함으로 인한 술렁임이 먼저 느껴지고 있다.

이는 최근 3대 플랫폼 홀더(비디오게임 기기 출시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SCE가 약속이나 한 듯 하반기의 주요 전시회인 게임스컴(독일 쾰른)과 도쿄게임쇼(일본 도쿄)의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주요 외신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라이브 책임자인 래리 넬슨 이사의 발언을 빌려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에 참가하지 않을 것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는 이번 불참 결정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사, 소비자, 언론, 소매자 등 더 작은 부분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없이도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가 잘 치러지길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닌텐도도 매년 불참해온 도쿄게임쇼 외에 게임스컴마저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사실이 지역 언론을 통해 공개됐으며, 남은 한 쪽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역시 참가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아직 신청하지 않았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중이이다.

이에 행사의 주역 역할을 해오던 주요 퍼블리셔들이 잇달아 불참을 선언해 가뜩이나 위기론에 휩싸여오던 게임스컴 전시회 관계자들이나 도쿄게임쇼의 관련자들이 당황하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플랫폼 홀더들의 잇단 불참에 대해 "그럴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비디오게임 관련 행사인 E3 2012에서 닌텐도를 제외하고는 차세대 기기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데다 자체 타이틀 역시 금년 말 또는 내년 초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예년에 비해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출시를 앞둔 신작 게임의 전략으로 E3에서 제작자 시연 버전을 선보인 이후 게임스컴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 이후 도쿄게임쇼에서 게이머 시연 버전을 선보이곤 했지만 금년에는 내세울 만한 자체 작품이 적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그나마 닌텐도가 지난해에 이어 Wii U를 E3 2012에서 선보였지만, 매년 가을에 진행하는 자사 자체 행사 '닌텐도 월드'를 통해 출시 일정 및 가격, 그리고 새로운 정보들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다른 곳의 행사에 힘을 뺄 필요가 없음은 당연한 이야기다.

여기에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게임의 대두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온 비디오게임 업계의 불황으로 인해 게임사들의 선택이 폭이 좁아졌다는 점 역시 모든 행사를 참가하는 대신 '선택과 집중'으로 노선을 바꾼 이유로 손꼽힌다.

이들은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이 자신들의 경쟁상대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이들이 받아들고 있는 좋지 않은 성적표의 주된 이유 중 하나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공통된 전략 대신 지역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비디오게임의 인기 추세를 고려해 별도의 공략법을 적용하겠다는 이들의 새로운 전략은 시기가 조금 늦기는 했지만 현실을 인지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3대 콘솔업체는 대형 행사 참가를 대부분 포기하게 됐으며, E3 2012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이들 간의 불꽃튀는 재격돌을 기대했던 업계 및 게이머들은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게임업게의 한 관계자는 "E3 2012의 불완전 연소에 이어 이들 3대 비디오게임 플랫폼 홀더들의 하반기 주요 게임쇼 불참 결정은 불안한 비디오게임 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며 "이들이 새롭게 선택한 지역적 특색을 고려한 공략이 성공적으로 먹힌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대형 퍼블리셔들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비디오게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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