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욕심이 엿보이는 삼국지, '천지를 베다'

출시 전에는 문화 작품처럼 공을 들여서 완성한 독보적인 게임 퀄리티, 출시 후에는 게이머에게 사랑받는 지속적인 사후 서비스. 모바일게임 개발자라면 한 번쯤 꿈꿀 법한 이야기지만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 개발사의 능력, 시장 상황 변화, 게이머의 외면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곳이 현재의 모바일게임 시장이기 때문이다.

천지를베다01
천지를베다01

그러나 한빛소프트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 '천지를 베다'의 개발자들의 이상적인 모바일게임을 위해 욕심을 냈다. 정사, 연의를 가리지 않고 삼국지 관련 콘텐츠를 최대한 구현하겠다는 의지, 과거 삼국지게임들의 흥행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콘텐츠, 실시간 동기화 기능이 지원되는 다수의 게임 모드 등 구현할 수만 있다면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시도를 아끼지 않았다.

천지를베다02
천지를베다02

그 결과 그래픽과 사운드, 전투 시스템의 경우 개발진의 욕심만큼이나 뛰어난 퀄리티로 완성됐다. 빠르면서 타격감이 돋보이는 전투 연출, 물체 파괴를 통한 아이템 획득과 기마 호출, 효과가 각기 다른 스킬 간의 연계 등은 조작 캐릭터의 활약상을 돋보이게 한다. 이와 함께 전장에 배치된 죽창과 화살 함정, 조작 캐릭터만큼이나 여러 공격 수단을 동원하는 적군 무장이 전투의 긴장감을 더해 밸런스를 맞췄다. 조작 캐릭터 외에 수집 및 육성한 부장 캐릭터 중 2명까지 대동해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3인 1조 체제, 여러 패턴으로 준비된 성우의 전투 대사, 전투 중 수집한 아이템을 장착해 조작 캐릭터를 육성하는 강화 시스템도 전투의 재미를 더한다.

천지를베다03
천지를베다03

아울러 육성시뮬레이션 방식의 영지 시스템은 '천지를 베다'를 여타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영지전은 시나리오 진행 혹은 상대의 영지를 침범해 전략시뮬레이션게임처럼 땅의 소유권을 다투는 콘텐츠로, 보유 영지가 많을수록 게이머가 얻을 수 있는 보상도 많아진다. 또한, 영지에 부관을 배치할수록 부관의 능력치, 임명 관직에 따라 조작 캐릭터에게 능력치가 추가되며, 영지가 많아야 배치할 수 있는 부장도 많아지기 때문에 게이머는 영지전을 통해 육성과 경쟁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소유 영지가 부족해 부관을 더 배치하기 어려워져도 최대 15명의 부관을 내보내 다른 게이머의 부관들과 싸우는 부관대전, 부관의 조합에 따른 덱 효과 발생 콘텐츠가 업데이트로 새로 등장한 덕분에 남는 부장들도 여러 용도로 활약한다. 물론 게이머가 '천지를 베다'를 즐기는 시간도 그만큼 늘어났다.

천지를베다04
천지를베다04

하지만 지금까지 '천지를 베다'를 플레이한 게이머는 해당 콘텐츠들을 쉽게 즐길 수 없었다. 서버 불안정에 따른 접속 불가 현상은 기본, 플레이 보상이 정상 지급되지 않거나 게임이 멈추는 등 지난 7월 23일 출시 후 여러 문제점이 계속 발견됐다. 특히, 영지전은 상대 게이머가 영지에 침범했을 때 막지 못하거나 전투에 승리해도 영지를 점령하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였다.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일부 게이머들의 편법도 논란거리였다. 결국, 영지전은 출시 전 약속한 실시간 동기로 진행되는 PvP 콘텐츠에서 일부 비동기 방식으로 바뀌었고, 승패 조건 등 일부 시스템도 수정되고 나서야 논란이 줄어들었다. 이 밖에 게이머끼리 부관을 거래할 수 있는 등용소 기능이 버그 및 악용 소지로 인해 약 2주 동안 폐쇄되는 등 출시 후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사건, 사고가 이어지는 중이다.

천지를 베다 인터뷰
천지를 베다 인터뷰

그래도 게이머에게 지속적인 개선 의견을 묻고 이를 대한 반영하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천지를 베다'는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출시 후 많은 게이머들이 요구했던 수도 및 영지에서 다른 영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 전투 자동 재시작 기능 등이 추가됐고, 조작 캐릭터 추가, 신규 부장 출시, 귀속 캐시 아이템 추가, 공식 카페에서 수집한 게이머 의견을 반영해 전투 밸런스를 수정하는 등의 개선 작업이 계속 이뤄졌다. 초기의 운영 미숙으로 인해 양질의 콘텐츠를 게이머에게 제대로 선보이지 못 한 '천지를 베다' 개발진들이 앞으로 어떤 운영 방침을 통해 과거의 실수를 만회할 것인지 앞으로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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