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2] 현재는 불안정한 NFT, “과연 미래에도 같은 모습일까?”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과연 어떤 실체를 가지고 있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오늘(10일) 2022 넥슨개발자콘퍼런스(이하 NDC 2022)에서는 고려대학교 김승주 교수의 ‘NFT, 게임의 혁명인가 신기루인가?’ 세션이 진행됐다. 발표를 맡은 김승주 교수는 박사과정 중 만든 ‘위임 전자서명’ 기술이 제3세대 암호화폐로도 불리는 카르다노(ADA)에서 활용되고 있을 만큼 국내에서 손꼽히는 암호화폐 전문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승주 교수는 NFT 열풍을 소개하기 이전에 NFT가 과연 무엇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한 기술로, 1991년 논문을 통해 처음 개념이 등장한 블록체인은 크게 4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참여자가 협동하여 경제모델을 형성하는 ‘탈중앙화’, 참여자 간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투명성’, 원저작자라고 할지라도 기록된 내용을 수정 및 삭제하지 못하는 ‘불변성’, 데이터가 중복 저장되어 데이터 파괴 혹은 시스템 마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용성’이 그것이다.
NFT는 이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건물의 매매 이력, 소유자 정보가 수록되어 있는 건물등기부 등본처럼 제작자, 소유자 그리고 판매 이력이 모두 블록체인으로 기록되어 있어 훼손할 수도, 변질할 수도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 NFT는 원본 콘텐츠를 의미하는 ‘NFT 미디어 데이터’, 등기권리증을 의미하는 ‘NFT 메타 데이터’ 그리고 이 NFT를 중앙서버의 도움 없이 사고팔 수 있는 ‘NFT 스마트 컨트트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어 있다.
다만 김 교수는 NFT는 일종의 등기권리증에 해당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누구의 작품을 NFT 화 시켰다”라는 것은 틀린 표현이며, NFT는 저작권과는 상관이 없고, 소유권만을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블록체인에 원본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수수료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고, 대부분의 NFT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원본 콘텐츠가 아니며, 원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해킹 또는 삭제의 위험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NFT는 불법 복제가 발생해도 어떤 것이 원본인지 구분할 수 있지만, ‘DRM’ 즉 불법복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완전히 복제를 차단할 수 없는 기술임에도 대중은 왜 NFT에 열광하는 것일까? 김 교수는 ‘크립토 펑크’의 예를 들어 자세히 소개했다.
‘크립토펑크 NFT’는 컴퓨터가 랜덤으로 생성한 1만 개에 달하는 이미지에 대한 판매 기록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소유주를 누구든 확인할 수 있는 개념의 상품으로 현재 ‘ERC-721’ NFT 표준을 만들기도 했다.
김 교수는 조악한 이미지 덕에 팔릴 리가 없는 상품인 ‘크립토펑크 NFT’는 저명한 엔터테인먼트 언론사인 ‘매셔블’(Mashable)에서 디지털 아트의 판매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주목하게 되면서 유명 셀럽이 이를 구매하면서 폭발적인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작품마다 스토리가 있고, 유명 미술관에 전시되면서 가격이 오른 기존 미술품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즉 디지털로 사람들의 욕망을 표현하는 지금 시대에 NFT가 소유욕과 자랑하고 싶은 욕심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 셈이다.
그럼 NFT 사업이 성공하는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최근 게임 시장에 큰 화두로 떠오른 P2E(플레이 투 언 / 돈을 버는 게임)의 시작을 알린 ‘크립토키티’의 경우 암호화폐를 지불하고, 고양이 아이템을 사서 새끼를 낳고, 이를 판매하는 ‘다마고치’ 같은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다.
이런 단순한 방식에도 불구하고 ‘크립토키티’는 ‘크립토펑크’가 정의한 NFT 기술을 최초로 도입한 콘텐츠라는 역사를 지니고 있고, 거대한 팬덤을 생성해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며, P2E 게임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에 김 교수는 NFT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강력한 팬덤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명 웹툰의 명장면을 NFT로 판매한 사례에서 보듯 NFT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팬덤이 강력하게 구축되어야 하고, 한번 구축된 팬덤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말이다.
특히, 처음에는 유명 콘텐츠를 NFT로 만든 후 지속적으로 추가 기능을 붙여 팬덤 만이 누릴 수 있는 멤버십 특권을 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해야 팬덤을 유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현재 NFT와 블록체인에 많은 거품이 끼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봤을 때 NFT와 블록체인은 최고급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단순히 투자를 하여 돈을 버는 것이 아닌 기술적 동작원리를 연구하여 이를 게임에 적용시킨다면, 굉장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