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파가 국밥이라고?!" 마리오 시리즈 캐릭터 이모저모
최근 마리오 IP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마리오 IP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약 1조 3천422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런 마리오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마케팅을 위한 명목으로 피자나 빵 등 다양한 협업 상품들이 출시되며 그야말로 '마리오 열풍'이 불고 있다.
마리오 시리즈는 1983년 이래로 8억 장 이상 판매된 대작으로 대마왕 쿠파에게서 버섯 왕국의 피치공주를 구하러 가는 마리오 형제(마리오, 루이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마리오 시리즈 캐릭터들에게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르는 소소한 설정들이 있는데, 마리오는 원래 이름이 없었다는 것이나 피치공주가 디즈니의 오로라 공주를 모티브로 한다는 것 등이 그 예시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몰라도 괜찮지만, 알면 더욱 즐거운 캐릭터 설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게임의 주인공인 마리오에 대해서 알아보자. 마리오의 데뷔작은 1981년 발매된 아케이드 게임 '동키콩'이다. 그때의 마리오에게는 이름이 없어서 '점프맨'이라고 불리고 있었고, 이름이 정식으로 추가된 것은 '동키콩'의 후속작인 '동키콩 Jr'부터다.
마리오라는 이름은 닌텐도 사무실의 건물주, '마리오 시갈리'에게서 따왔다. 현재와 달리 예전 닌텐도 미국지사는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때 밀린 임대료를 참다못한 '마리오 시갈리'가 사무실에 찾아가게 된 것이다.
이때 통통한 체격의 '마리오 시갈리'를 본 닌텐도 직원은 그의 이름을 따서 주인공에게 주었고, '동키콩 Jr'에서 마리오를 악역으로 등장시켰다.
이후 '마리오 시갈리'는 시애틀 타임즈 기사를 통해 "로열티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서 캐릭터 '마리오'는 풀네임이 아니다. 마리오의 풀네임은 '마리오 마리오(Mario Mario)'로, 이름과 성이 같다. 본래는 1993년에 공개된 실사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서만 임의로 사용된 풀네임이었으나, 닌텐도에서 공개한 30주년 맞이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또한 마리오는 특유의 풍성한 콧수염 탓에 중년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으나, 24~25세의 나이를 가진 청년이다. 2019년 게임 개발자인 '미야모토 시게루'의 인터뷰에서도 "사실 마리오는 중년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리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용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다음은 마리오의 쌍둥이 동생, 루이지에 관련된 이야기다. 그의 이름은 닌텐도에서 미국 지사 사원들이 "마리오와 유사(るいじ/루이지, 서로 비슷한 것)하니까 루이지라고 붙이면 되겠네"라고 하며 지어졌다.
루이지가 처음 등장한 작품은 '마리오 브라더스'로, 동시에 두 명이 플레이 가능한 멀티 게임이다. 1P(첫 번째 플레이어)인 본래의 마리오와 확실히 구분할 수 있도록 색을 바꾸면서, 지금의 루이지 초안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의 상징색인 백색과 초록색은 당시 메모리 절약을 위해서 당시 '거북님(Shellcreeper)'이라는 적의 색상을 그대로 따왔고, 마리오의 틀을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루이지 특유의 길쭉한 얼굴과 큰 키가 묘사되어 있지 않다.
지금의 길쭉한 얼굴을 가진 루이지의 모습이 완성된 것은 '슈퍼 마리오 USA'를 통해서다. '슈퍼 마리오 USA'은 '꿈공장 도키도키 패닉'이라는 닌텐도 게임을 미국 수출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마리오 캐릭터를 입힌 것으로, 루이지가 마리오보다 길쭉한 것도 개조한 캐릭터의 원본이 더 날씬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히로인인 피치공주도 빠질 수 없다. 피치공주는 "여자라면 분홍이지"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디자인하고, 색상에서 연상되는 복숭아를 떠올려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피치공주를 디자인한 '코타베 요이치'에 의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오로라 공주'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두 캐릭터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금발과 분홍색 드레스가 닮은 것을 알 수 있다.
피치 공주는 게임의 스토리상 납치를 당하는 일이 많지만, 의외로 상당한 능력자다. 처음 등장한 작품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보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피치공주를 두려워한 쿠파가 미리 화근을 막기 위해 납치했다는 설정이 있다. 쿠파에게 당한 버섯 왕국 국민, '키노피오'들에게 걸린 마법을 풀고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라고 하니 마법적 능력이 출중한 모양이다.
피치공주의 신체능력도 고평가 받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만 보더라도 구두와 치마를 입은 피치공주가 엄청난 거리를 뛰고, 안정적인 슬라이딩과 착지 실력을 보여준다. 또한 공식적으로 피치 공주의 키가 밝혀진 것은 없으나, 155cm로 알려진 마리오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약 180cm 중후반이라는 엄청난 장신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은 게임의 최종보스인 쿠파다. 쿠파는 특이하게 한국 음식인 '국밥'에서 이름을 따온 캐릭터다. 최종보스의 이름 회의를 하고 있던 당시, 회식 겸 고깃집에 방문했는데 누군가 "국밥 먹고 싶다!"라고 외친 것이 시발점이었다. 게임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는 강렬한 발음을 가진 '국밥'이 마음에 들었고, 그것이 오늘날 마리오의 최종보스인 쿠파의 이름 유래가 되었다.
쿠파는 북미 및 유럽에서는 'Bowser(바우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2019년 '더그 바우저(Doug Bowser)'가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의 CEO가 되었다. "동명이인이 닌텐도의 CEO의 사장이 되었으니, 마리오는 이제 자리가 위험하겠다"와 같은 이용자들 농담이 생기던 가운데, 닌텐도의 CEO 취임 환영 사진에 마리오 형제 봉제 인형을 게임기 전선으로 묶어놓은 것이 포착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심지어 매년 6월마다 열리는 게임 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19'에서 '바우저'라는 이름을 이용한 동명이인 개그를 펼친 일도 있었으니, 닌텐도 측에서도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마리오 시리즈 캐릭터들과 관계된 설정을 살펴보았다. 이런 설정들은 이용자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물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앞으로도 밝혀질 마리오의 흥미로운 설정이 기대된다.
게임동아 신승원 인턴기자 sw@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