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게임오디션] 쥐 왕국에서 경험하는 현실적인 경제. 카셀게임즈 ‘래토피아’
[뛰어난 가능성을 지닌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도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경기게임오디션’이 지난 12일 성황리 막을 내렸다. 올해는 지원 자격을 전국으로 확대했으며, 수도권 최대 규모 게임쇼인 ‘플레이엑스포’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규모를 키운 덕분에 이전보다 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게임동아에서 올해 수상작들을 만나봤다.]
올해 경기게임오디션 2등을 수상한 카셀게임즈의 래토피아는 도시 건설과 경영 요소를 담은 시뮬레이션 장르의 샌드 박스 게임으로, 쥐 왕국을 건설하는 독특한 소재 덕분에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던 게임이다. 현재 진행 중인 텀블벅에서도 달성률 265%를 기록 중이며, 이번 경기게임오디션에서도 현실 경제를 반영한 독특한 게임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카셀게임즈는 황성진 대표를 필두로 서강대게임교육원 출신들이 모여 설립된 회사로, 지난 2019년 경기게임오디션에서도 래트로폴리스라는 게임으로 입상해,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이다.
“이번 경기게임오디션에서 굉장히 좋은 게임들과 경쟁하고, 입상까지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로 개발되는 게임들도 있어서 놀라웠고, 처음 출전하시는 분들은 저희가 처음 출전했던 때가 생각나서 많이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 분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받은 것이 기억에 남고,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이용자분들과 직접 만난 것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카셀게임즈를 이끌고 있는 황성진 대표는 인디 게임에서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완전 다른 게임성을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너무 생소한 장르이기 때문에 초반 이용자 이탈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고, 독특한 게임성을 높게 평가해주신 분들도 많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 만난 분 중에 이전에 체험해보시고 남긴 피드백이 반영됐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피드백을 반영시켜 개선된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래토피아의 주인공으로 쥐를 선택한 것은 이전에 선보였던 래트로폴리스에서도 쥐를 소재로 하기도 했고, 실험쥐들의 희생을 통해 사람들을 치료하는 신약이 탄생하는 것처럼, 인디 게임의 도전정신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도시를 건설하고 경영하는 게임을 넘어서 현실 경제를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카셀게임즈의 도전 정신이 담긴 래토피아는 쥐들을 통치하는 공주가 되어 그들을 위한 이상향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공주를 조작해서 전투, 생산 등 다양한 활동을 직접 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점점 늘어나면 그들을 효율적으로 지휘해서 도시를 더욱 발전시키게 된다.
도시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게임은 그동안 많이 등장했지만, 래토피아가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주민들 각자가 경제 활동을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도시 경영 게임에서는 도시를 구성하는 전체 인구수, 전체 수익만 신경쓰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주민 개개인에 더 집중을 하기 때문에 세금도 걷어야 하고, 물가도 안정시켜야 하고, 법도 만들어야 하고, 심지어 주민들의 빈부 격차 문제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도시 내부 상황만 신경쓰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런 자연재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도시를 발전시키다보면 몬스터들의 서식지를 침범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외부에 있는 다른 도시와의 관계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환율 문제로 무역을 할 때 곤란함을 겪을 수도 있다. 아직은 기획 단계이지만 인플레이션 현상 등 실제 경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게임에 담을 계획이다.
황대표는 “지하로만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도 아파트처럼 높게 올릴 수 있는데, 이전 테스트 참가자들을 보니, 의도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영화 기생충처럼 안전한 지상에는 부자들이 살고, 지하에는 하층민들이 살게 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게임이 복잡해질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경제 경험을 게임에서 최대한 가깝게 구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황대표의 말에 따르면 최대한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주민은 최대 100명까지 늘려놓은 상태이며, 도시 최대 확장 규모가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연구 개발을 통해 계속 확장시킬 계획이다. 또한, 어려운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초반부터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던전 탐험 같은 RPG 요소들도 계속 추가 중이다.
“현재 50% 정도 완성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콘솔도 고려 중이긴 한데, 퍼블리싱보다는 직접 부딪혀보고 싶어서 PC 버전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된 다음에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래토피아는 올해 11월에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를 목표로 인터페이스, 가이드 등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황대표는 현재 50% 완성된 상태이긴 하지만, 스팀 얼리액세스 이후 반응이 좋다면 비용 문제로 포기했던 아이디어들도 더 시험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번 경기게임오디션과 플레이엑스포에 선보인 버전은 최신 버전이 아니다보니 편의성 등 많이 개선된 부분을 못 보여드려 아쉬웠다며, 곧 개최되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는 개선된 데모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며, 스팀 얼리액세스 이전에 FGT를 진행해서 좀 더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통 하나의 장르를 계속 파서 후속작에서 노하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하나의 게임만 계속 하면 질리는 것처럼 개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저희는 항상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고 하려고 합니다. ‘이 회사는 정말 다양한 도전을 겁도 없이 한다. 심지어 잘 만들기까지 한다’ 라는 평가를 받는 회사로 기억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