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분명 인기 게임인데... ‘야코런: 리듬 매니아’
넵튠의 자화사 엔크로키가 지난 12월 1일, ‘빨간내복야코’의 IP를 딴 모바일 ‘야코런: 리듬 매니아(이하 야코런)을 선보였다.
‘빨간내복야코’는 특유의 중독성 높은 자작곡과 가볍고 단순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인기를 끈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필자의 경우에는 유튜브 숏츠 콘텐츠에서 자주 본 인물이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에서 만난 ‘야코런’이 반갑게만 느껴졌다.
‘야코런’은 1~2분 내외로 짧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리듬 게임이다. 떨어지는 노트를 타이밍 맞게 누르는 ‘노트형 리듬 게임’은 아니고, 리듬에 맞춰 장애물을 피해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는 형태다.
직접 플레이해 보니 게임 자체는 무난하고 중독성 있어서 킬링 타임용으로 적합하다는 감상이 들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별다른 튜토리얼 없이 곡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곡 목록은 ‘빨간내복야코’가 유튜브를 통해 선보인 것들로, 원래 좋아하던 노래가 있다면 보다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부터 모든 곡이 해금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레벨업을 하거나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차근차근 새로운 곡을 얻어갈 수 있는 시스템도 플레이 동기 부여가 돼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튜토리얼이 필요 없을 정도로 게임 플레이 방식은 간단하다. 하단에 있는 캐릭터를 슬라이드 방식으로 움직이면서, ‘가시공’을 비롯한 장애물을 피해 ‘하트’ 아이템을 먹으면 된다. ‘하트’는 획득할 때마다 점수를 올려주고, 약한 진동과 이펙트로 해당 노래의 박자를 같이 타주는 역할도 한다.
처음 곡을 플레이할 때는 무조건 ‘쉬움’ 난도로 시작하게 되지만, 한 번 곡을 완주할 때마다 상위 난도가 하나씩 열리면서 승부욕을 자극한다. 총 4개(쉬움, 보통, 어려움, 블가능)가 존재하고, 가시공의 개수가 많아지거나 움직이는 장애물이 생기는 등 난도마다 기믹도 달라진다.
리듬 게임이라면 빠질 수 없는 특수 클리어 시스템도 있다. ‘가시공’을 비롯한 장애물에 한 번도 닿지 않은 채 완주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지만, 플레이 도중 ‘하트’를 모두 먹게 되면 ‘퍼펙트 콤보’를 달성할 수 있다.
‘퍼펙트 콤보’는 다른 리듬 게임에서 ‘풀 콤보’ 정도의 단어로 쓰이는 클리어 상태로, ‘야코런’에서는 ‘퍼펙트 콤보’를 2번 달성했을 때 ‘마스터’라는 훈장과 함께 500골드 등의 재화를 지급한다. 선택한 곡의 난도마다 ‘마스터’ 훈장을 하나씩 받아갈 수 있으니, 한 곡당 훈장 보상을 총 4번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게임은 의외로 캐릭터 꾸밈 요소와 수집 요소도 착실하게 구현이 되어 있었다. 먼저, 꾸밈 요소 중 하나인 ‘트레일’은 상점의 ‘뽑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뽑기에서 나온 ‘트레일’을 장착하면, 게임 플레이 중 캐릭터 뒤에 해당하는 이펙트가 발생한다.
이 꾸밈 요소는 점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장착한 트레일마다 ‘보너스 점수’, ‘보너스 경험’ 등 고유의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보너스 효과는 같은 종류를 획득한 뒤 ‘합성’을 진행하면 더 강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다음으로, 상점의 ‘패키지’ 란에서는 캐릭터의 코스튬이나 ‘하몽’, ‘양양’ 등 야코의 동료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었다. 코스튬과 동료 캐릭터들에게도 보너스 효과나 고유 능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 외에 ‘랭커’를 노리기 위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정 동료 캐릭터는 반드시 현질을 하거나 광고를 꾸준히 신청해야만 얻을 수 있도록 된 것은 아쉬워지만, 게임 내 곡들을 전부 무료나 광고 시청으로 풀어두었으니 아쉽지만 그럭저럭 납득할만했다.
하지만, 꾸밈 요소와 캐릭터를 과금 요소로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그래픽 퀄리티와 리듬 게임에서 치명적인 딜레이 및 튕김 문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여기서 낮은 그래픽 퀄리티란 단순 로우 폴리곤이나 단순한 스타일의 그림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마다 다른 화질, 투명화에 오류가 있었는지 희끄무레한 테두리가 튀어나온 캐릭터, 도트 게임인 양 계단 현상이 나타난 오브젝트 등을 말하고 있는 것.
처음에는 화질 설정을 낮게 한 줄 알았으나, ‘낮음’, ‘보통’, ‘높음’ 중 어떤 환경으로 설정해도 앞서 언급한 문제가 사라지지 않았다.
게임의 주된 수익이 ‘캐릭터’, ‘트레일’ 등의 요소인 만큼 최소한 그래픽 깨짐 현상이나 화질에는 신경 써주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게임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그래픽인 만큼 아쉬움은 더 쌓여만 갔다.
이어서 튕김이나 끊김 등 불안정한 게임 환경도 플레이 경험을 저하시켰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5판 중 한 판은 자잘한 끊김이나 노래의 박자와 ‘하트’의 싱크 오류, 심지어 튕김 문제까지 발생했다. 기기가 원인인가 싶어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 아이폰으로도 교체해 가며 플레이해 봤지만, 눈에 띄게 안정적이거나 쾌적한 플레이를 지원하는 기기는 없었다.
출시된 지 한 달 이상 된, 그리고 여전히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에서 플레이에 치명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선 실망감이 컸다.
요약하자면, ‘야코런’은 기반 IP를 좋아하는 이용자는 물론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에게 적합한 게임은 맞다. 다만, 그래픽이나 안정성 면에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눈에 띈다.
‘야코런’이 빠르게 안정화 돼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