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수 앞둔 트위치. 나갈 때까지 두들겨 맞네
한국 게임 방송 시장을 장악했던 트위치의 한국 철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트위치코리아는 지난해 12월에 한국의 망사용료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으며, 오는 2월 27일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위치코리아는 최대 화질을 720P(1280*720) 해상도를 낮추고 P2P 모델을 검토하는 등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높은 한국의 망사용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한국 철수를 이유를 밝혔다.
한국 게임 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52%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절대 강자가 내일이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다.
때문에 점유율 45%를 차지하면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TV, 그리고 치지직을 런칭하며 게임 방송 시장 도전을 선언한 네이버가 트위치 이용자를 흡수해서 새로운 1인자로 등극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해외에서 유명한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국내 시장의 상황에 맞지 않는다면 충분히 철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트위치는 한국 게임 방송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잘 나가는 서비스였고, 통신업계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망사용료 문제를 직접 거론했기 때문인지, 철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는 트위치로 인해 늘어난 통신업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의식한 듯 최근 망사용료 때문에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트위치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트위치 철수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실패’라면서, 트위치의 일방적인 주장이 우리나라 인터넷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측은 현재 국가별 CDN 요금을 공개하고 있는 AWS만 봐도 북미,유럽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한국과 비슷한 요금을 보이고 있으며,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던 아프리카TV가 2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며, 자체 후원 플랫폼 ‘비트’의 높은 수수료율, 멤버십 서비스인 ‘프라임 게이밍’의 부재 등 트위치의 경영 실패가 한국 철수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망사용료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트위치코리아가 공개한 국내 매출은 22년도 기준 21억에 불과하며, 본사인 트위치 역시 계속되는 글로벌 매출 감소로 전 직원의 35%에 달하는 약 500명을 감원하는 등 지속적인 경영 약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구글, 애플처럼 대부분의 수익이 본사로 귀속되는 해외 기업의 특성상 트위치가 국내에서 얼마를 벌어들이고 있었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 또한, 망사용료는 계약 사항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며, 서로 비밀 유지 계약을 맺기 때문에 트위치가 망사용료를 얼마나 내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체 사업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는지는 트위치가 직접 밝히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다.
경쟁업체로 비교된 아프리카TV도 주요 방송 콘텐츠 특성상 주요 매출이 게임방송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며, 그리드 방식 도입 등으로 망사용료 절감을 하고 있어 트위치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트위치가 비밀 유지 계약을 일부러 깨지 않는 한 논란이 끝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방송통신위원회도 트위치에 과징금 4억3500만원,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통신위원회는 망사용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VOD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 이용자 이익을 현저하게 해친 통신사업법 위반 행위로 판단했으며, 불법 촬영물 등 유통 방지를 위한 비교식별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것도 위법으로 봤다.
방통위는 과징금과 함께 1개월 이내 온라인 웹과 모바일 앱 첫 화면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나흘간 공표하도록 했으며, 열흘 이내 시정조치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현재 트위치코리아의 법인은 아직 유지되고 있는 만큼, 방통위의 시정 조치를 시행해야 하지만, 사실상 시행될 확률은 낮은 상태다. 트위치의 한국 철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국내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해외 업체에게 이를 강제할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트위치가 이후 한국에 다시 진출한다면,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만 국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같은 상황으로 치열한 법정 공방전을 펼쳤던 넷플릭스는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국내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지만, 망사용료 폭탄 발언으로 철수 막판까지 두들겨 맞은 트위치를 국내에서 다시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