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 버리지 마세요, 가격 급등 '귀하신 몸'
1990년도에 즐기던 닌텐도 게임보이. 어느 날 갑자기 이 게임보이가 가지고 싶어서 중고 거래 사이트를 찾아보던 A씨는 깜짝 놀랐다. 대충 2~3만 원이면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단품이 10만 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상태가 좋은 단품은 15만 원, 박스셋은 25만 원에 육박했다. 심지어 한국에서 정식 출시된 현대 '미니컴보이' 로고가 새겨진 박스셋은 150만 원~300만 원에 호가가 형성되어 있었고, 돈을 준다고 해도 구할 수 없었다.
이처럼 닌텐도에서 출시했던 휴대용 게임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출시가 된 후 20~30년이 지난 지금, 몸값이 금값이다.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들 가격 급등은 '세계적 추세'
닌텐도에서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로는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NDS', '3DS' 등이 있다. 특이한 것은 최신 기기인 '스위치'를 제외한 나머지 기기들이 전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일본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5~7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었던 '게임보이어드밴스'는 최소 15만 원은 줘야 제품을 구할 수 있고, 한정판이거나 상태가 미품에 가까우면 3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국내 거래 사이트 및 해외 일본 옥션 기준가다.
또 '게임보이어드밴스'의 미니 형태인 '게임보이 미크로'는 기기만 있는 단품만 최소 20만 원이 넘는다. 상태가 좋은 박스셋은 70만 원에도 거래된 기록이 있다.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판매됐던 'NDS' 가격도 슬금슬금 오르는 중이다. 한 때 거저 줘도 가지지 않을 정도였지만 어느새 중고가가 7~8만 원으로 올랐다. 상태 좋은 박스셋은 15만 원 안팎이다.
'3DS'는 NDS 보다 덜 팔린 덕분인지 비교적 최신 기기인데도 20~25만 원은 줘야 구할 수 있다. 특히 사이즈가 큰 XL인데 슈퍼패미콤 스킨을 씌운 것처럼 한정판이면 50~60만 원을 넘고 있어 가장 대접해줘야 할 귀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북미에서도 품귀.. 왜 그럴까
문제는 본체만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휴대용 게임기의 게임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흔하게 널리며 몇천 원에도 쉽게 거래됐던 NDS 게임들이었지만, 이제 웬만한 게임은 만 원 대가 넘어 지갑을 열기 두려울 정도다. 게임 콜렉터들 사이에서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처럼 퍼질 정도다.
또 게임보이나 게임보이 어드밴스 게임들은 종이곽이기 때문에 곽 상태가 좋은 경우에는 일반 상태보다 가격이 몇 배나 뛰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세가, 반다이에서 출시된 핸디 겜보이(게임기어), 원더스완 등도 가격이 급등하며 시장 평균가를 상승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휴대용 게임기 가격이 이렇게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레트로 게임 붐 중에 휴대용 게임기가 가장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꼽고 있다.
옛날 게임기는 콤포지트(AV)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데, 요즘 가정엔 HDMI 단자만 있어서 진입 장벽이 있는 반면에 휴대용 게임기는 게임기만 구입하면 바로 옛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또 중국 알리 등에서 다양한 부품이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어 수리가 쉬워진 점도 휴대 게임기의 인기를 상승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승준 레트로 장터 주최자는 "과거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추억이 있는 세대가 현재의 40~50대로 가장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층"이라며 "게임을 즐기지 않더라도 디피용으로 휴대용 게임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휴대 게임기의 또 다른 인기 포인트를 제시했다.
레트로 게임 인플루언서 꿀딴지곰 또한 "과거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에 안 좋은 추억을 가진 이는 거의 없다."라며 "모양도 이쁘기 때문에 책상 위에 하나쯤 올려놓을 때 만족감이 높은 기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