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게임백과사전] “창식이 말고 테드창!” 해외에선 다른 이름 쓰는 게임들

우리나라에서 '바이오하자드'로 익숙한 게임이 서구권에서는 '레지던트 이블'이고, '록맨'은 '메가맨'으로 불립니다. '용과 같이'도 오랫동안 영어권에서 '야쿠자'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습니다. 게임은 같은데 이름이 달라진 사연을 따라가면 상표 문제부터 현지 담당자의 취향, 해외 유통사의 변화까지 만나게 됩니다.

좀비보다 먼저 피해야 했던 상표 문제, 바이오하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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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름이 모두 들어 있는 '바이오하자드 7'
두 이름이 모두 들어 있는 '바이오하자드 7'

'바이오하자드'가 '레지던트 이블'이 된 이유는 미국에서 원래 이름의 상표를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미국 법인이 '바이오하자드'의 마케팅 계획을 준비할 무렵, 이미 이유는 모르겠지만 'Biohazard'라고도 불린 DOS 게임 'Bio Menace(바이오 메너스)'가 미국에 나와 있었고 뉴욕의 동명 하드코어 밴드도 있어 상표 등록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캡콤은 사내 공모를 열어 새 이름을 찾았고, 캡콤의 미국 개발 조직인 캡콤 디지털 스튜디오의 디자이너가 제안한 'Resident Evil(레지던트 이블)'이 뽑혔습니다. '거주하는'이라는 의미의 Resident와 '악'을 뜻하는 Evil을 더해 완성한 것으로, 첫 작품의 무대가 저택이라는 점을 살린 말장난이죠.

두 이름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한 제목 안에서 만났습니다. 바로 7편이 주인공인데요. 서구권에서는 'Resident Evil 7 biohazard',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BIOHAZARD 7 resident evil'로 등장했습니다. 두 제목을 합쳐 시리즈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강렬한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는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이름이 마음에 안들어, 록맨이 메가맨이 되다

록맨이지만 북미에서는 메가맨9
록맨이지만 북미에서는 메가맨9

'록맨'의 개명에는 현지 담당자의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1990년대 캡콤 미국 지사의 마케팅과 세일즈를 이끈 조지프 모리치는 '록맨'이라는 원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메가맨'을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메가맨'이 미국 시장에 더 맞는 이름이었고, 지금은 록맨보다 훨씬 높은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록맨'에는 원래 음악을 활용한 작명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원작자인 이나후네 케이지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록(Rock)'과 '롤(Roll)', '블루스(Blues)' 등에 기반해 지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작자의 의도와 현지 담당자의 판단이 다르게 나타난 사례죠.

야쿠자에서 다시 용으로, 용과 같이

한때는 야쿠자로도 불린 용과같이 시리즈
한때는 야쿠자로도 불린 용과같이 시리즈

'용과 같이'는 해외 진출 당시 다른 이름을 골랐다가 원제의 의미로 돌아온 사례입니다. 일본 제목 '류가 고토쿠(龍が如く)'는 영어로 옮기면 'Like a Dragon'이지만, 서구권에서는 오랫동안 일본 조직폭력배를 가리키는 'Yakuza(야쿠자)'를 제목으로 썼습니다.

시리즈 시나리오와 치프 프로듀서를 맡은 요코야마 마사요시는 시리즈가 초기에는 틈새시장 타이틀로 여겨졌고, 개발진도 지금만큼 글로벌 시장을 이해하지 못해 '야쿠자'라는 이름을 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용과 같이 0'을 계기로 해외에서 인기가 커지고, 시리즈의 이야기가 야쿠자에만 머물지 않으면서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용과 같이7'의 해외판은 'Yakuza: Like a Dragon'으로 기존 브랜드에 원제의 의미를 붙였고, 2022년 발표한 '용과 같이8', '용과 같이7 외전 이름을 지운 자', '용과 같이 유신! 극'부터는 'Like a Dragon'을 시리즈 이름으로 내세웠습니다.

드래곤 퀘스트도 북미에서는 드래곤 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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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충격인 드래곤퀘스트 북미판 드래곤워리어
표지도 충격인 드래곤퀘스트 북미판 드래곤워리어

'드래곤 퀘스트' 역시 상표 문제로 북미에서 다른 이름을 써야 했습니다. 1986년 일본에서 나온 첫 작품은 1989년 미국에서 'Dragon Warrior(드래곤 워리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습니다. 'Dragon Quest' 상표가 등록돼 있어 이름을 바꿨습니다.

'드래곤 퀘스트'는 익숙하면서 강한 인상을 주는 'Dragon'에 당시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낯설었던 'Quest'를 결합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상표 문제로 사용할 수 없었죠. 시간이 한참 지나 2005년 상표권 문제를 해결한 후 '드래곤 퀘스트 VIII'부터 원래의 'Dragon Quest'라는 이름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목장이야기인데 '하베스트 문'이 아니라고?

목장이야기라고 모두 하베스트 문이 아니다.
목장이야기라고 모두 하베스트 문이 아니다.

'목장이야기' 시리즈는 과거 북미에서 'Harvest Moon(하베스트 문)'으로 판매됐습니다. 이 영문 이름은 현지화를 맡아 온 나츠메가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마벨러스가 신작 닌텐도 3DS용 '목장이야기 쓰나가루 신텐치(목장이야기: 스토리 오브 시즌)'의 현지화를 맡으면서 기존 이름을 쓸 수 없게 됐고, 'Story of Seasons'라는 새 브랜드를 택했습니다.

게다가 이후에는 나츠메가 'Harvest Moon'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개발 게임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원작인 '목장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별개 작품이죠.

진·삼국무쌍은 왜 해외에서 숫자가 하나 더 클까?

진·삼국무쌍은 왜 해외에서 숫자가 하나 더 클까?
진·삼국무쌍은 왜 해외에서 숫자가 하나 더 클까?

이름이 바뀐 건 아니지만, 게임 순서에 차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삼국무쌍7'과 'Dynasty Warriors 8(다이너스티 워리어스 8)'은 같은 작품입니다. 시리즈 넘버링이 다른데 같은 작품인 이유는 시리즈의 출발점을 다르게 셌기 때문입니다.

1997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온 '삼국무쌍'은 지금의 일기당천 액션과 달리 1대1 대전격투 게임이었고, 서구권에서는 'Dynasty Warriors'로 출시됐습니다.

이후 2000년 플레이스테이션2로 나온 '진·삼국무쌍'은 새로운 액션 시리즈의 첫 작품이지만, 서구권에서는 앞선 게임의 번호를 이어 'Dynasty Warriors 2'가 됐습니다. 덕분에 숫자 하나의 차이가 계속 이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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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6편이 3편이라니까? 파이널 판타지

파이널판타지 3로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6
파이널판타지 3로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6

비슷한 혼란은 과거 '파이널 판타지'에서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4편은 1991년 북미에서 'Final Fantasy II'라는 이름으로 발매된 바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6도 'Final Fantasy III'로 출시됐죠. 2,3,5편은 북미에 발매되지 않아 당시 북미에서 나온 본편 순서에 맞춘 번호였습니다. 지금은 넘버링이 제대로 맞춰 출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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