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기대는 독이 된다… 설레발 치다 망신당한 대작 게임들 [게임 인더스트리]
신작 게임이 출시 되기 전에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이 진행됩니다.
기존 게임보다 월등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뛰어난 그래픽부터, 방대한 세계관, 화려한 액션 등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여러 가지 특징들이 강조되고, 게임스컴이나 더게임어워드 등 대형 게임쇼들을 통해 화려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극대화시킵니다.
이런 홍보 활동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스마트폰 등 모든 분야의 신제품들이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것인데, 가끔은 이런 홍보 활동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 활동이 너무 잘된 나머지 기대감이 너무 커져서, 실제로 나왔을 때 오히려 큰 실망감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역대급 게임이라면서 설레발 치다가 개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최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마블 울버린을 보면 콘코드에 이어 소니의 또 다른 재앙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뉴욕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히어로 게임의 정석적인 모습을 보였던 인섬니악의 차기작이면서, 마블 캐릭터 중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울버린이 주인공인 게임이다보니, 엄청난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됐지만, 나온 결과물은 너무나도 평범한 액션 게임이었으니까요.
출시 전에는 “울버린 캐릭터의 본질을 구현했다”, “울버린답게 타협 없는 폭력성을 구현했다” 등 팬들이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과감한 발언들을 했는데, 다리 짧은 멍한 표정의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여러 커뮤니티에서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원래 코믹스 설정상 울버린 캐릭터의 키가 작긴 하지만, 팬들이 원하는 것은 휴잭맨이 열연한 영화의 파괴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배우도 스파르타쿠스에서 멋진 모습을 보인 리암 맥킨타이어였는데 왜 이런 결과물이 나왔는지 의아하네요. 이런 혹평 때문인지 빠르게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울버린 대신 돈버린이라는 별명까지 생겼고, 가격도 빠르게 하락 중입니다.

설레발하면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스타필드도 만만치 않습니다. 엘더스크롤 5 : 스카이림, 폴아웃4 등으로 유명한 베데스다가 오랜 기간 준비한 야심작인 만큼, 진짜 우주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오픈월드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로 출시 전만 하더라도 총괄 PD인 도트 하워드 대표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우주 버전 스카이림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가득한 천 개가 넘는 행성으로 이뤄진 우주를 통해 스타워즈, 스타트렉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SF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고 자신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온 결과물은 넓기만 하고, 텅빈 우주였습니다. 기대했던 광활한 우주는 이동할 때마다 로딩 화면만 감상하는 무늬만 우주여행이었고, 행성은 수만 많을뿐 개성없이 자동 생성된 무의미한 공간이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아트 디자인이나 방대한 사이드 퀘스트 등 긍정적으로 바라볼만한 부분도 있긴 하나, 출시 전에 너무 호들갑을 떨면서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처럼 오랫동안 사랑받는 SF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친 것이 문제였습니다. 얼마나 실망이 컸는지 이전에 우주를 소재로 만들었다가 혹평받았던 노맨즈스카이가 선녀처럼 보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네요.

위쳐 시리즈로 잘 알려진 CDPR의 사이버펑크2077는 설레발로 완전히 망할 뻔 했지만, 이후 엄청난 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한 사례입니다.
사이버펑크2077은 위쳐 시리즈로 완벽한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던 CDPR이 완벽한 미래 도시를 구현한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전 약속했던 많은 것들이 구현되지 않은 반쪽짜리 게임으로 출시됐으며, 그마저도 엄청난 버그로 인해 실행조차 되지 않아 역사상 최악의 출시라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PS4 버전은 제대로 돌릴 수가 없어서 구입한 이들 모두 환불 조치했고, 사이버펑크 테마로 디자인된 한정판 XBOX ONE X가 출시됐는데 이 기기로 게임을 돌릴 수가 없었다는 것이 웃음벨입니다.
CDPR은 이 상태에서 포기하지 않고, 몇 년간 꾸준히 게임을 개선한 덕분에 이제는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은 인기 SF 게임이 됐습니다. 2020년 사이버펑크2077 출시 때부터 2023년 확장팩 팬텀리버티가 나올 때까지 CDPR의 주가 흐름을 보면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최고 기대작 GTA6를 보면 매번 새로운 영상을 공개할 때마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위 게임들과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역대 최고 금액의 펀딩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아직도 약속했던 콘텐츠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스타시티즌’은 아예 사기 펀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로 팬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준 너티독의 야심작 ‘인터갤럭틱’이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야심작 ‘엘더스크롤6’ 등 불안한 기미가 보이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던 발언들을 직접 결과로 보여주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