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FPS의 새 역사를 써가는 게임
이것은 리뷰가 아니다
벌써 몇 년째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를 즐기고 있는 필자에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리뷰를 쓴다는 것 자체 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 글은 리뷰가 아니며, 또한 리뷰가 될 수도 없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고 싶다.
PC방에서 델타포스를 즐기고 난 후 멀티 플레이 게임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필자는 우연히 팀 포트리스가 정말 대단한 멀티 플레이
게임이라는 소문을 듣게 되고 팀 포트리스를 위해서 철지난 하프라이프를 구입하게 됐고 그 이후 열심히 메딕과 머신거너, 스나이퍼로 한창 고기를
만들 때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카스를 하게 되었다. 이 우연이 필자의 살아온 게임 관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한마디로 필자는
FPS에 미쳐 버렸다.)
지금의 하프라이프의 명성은 단순히 하프라이프 하나만으로 이룰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 뒤를 이을만한 다양하고 대단한 MOD들이 나왔기
때문인데 그래서 하프라이프를'MOD 천국'이라고 까지 부른다. 최근 E3쇼에서 공개된 하프라이프2가 게임 발매보다 하프라이프2 SDK를 먼저
공개한다는 점이 하프라이프에서 MOD의 존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증명해준다. 이 정도로 필자의 인생뿐만 아니라 하프라이프의 나머지 반쪽
인생을 채워준 대단한 MOD 카운터 스트라이크. 상용화 MOD 하나의 기준이 됐고 밀리터리 FPS게임의 기준이 되어버린 이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자.
카운터 스트라이크라는 그 이름
이제는'국민 FPS게임'이라고 불리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어떤 점들이 수많은 플레이어들을 매료시키는 것일까? 그건 너무나 당연하지만 잘
만들어진 게임성 때문이다. FPS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은 이제까지의 어떤 게임보다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고, 적을 공격했을 때 시각으로
얻을 수 있는 모델의 움직임과 음향으로 얻을 수 있는 과장되었지만 총질을 하는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듯한 여러 총의 사운드, 그리고
감각으로 마우스에서 느낄 수 있는 총기의 흔들림까지. 시각, 음향, 감각 세가지가 잘 조화된 짬뽕의 시원한 국물처럼 맛깔스럽게 타격감을
만들어낸 게임이 바로 카스다. (일명 삼위일체 카스론….;;;)
각종 인터페이스도 유저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FPS표준으로 다가서고 있는'asdw'조작은 너무나 친숙하고 또한 이 키를
기준으로 게임에 주로 사용하는 키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특별히 새로운 조작을 설정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조작에 익숙해질 수 있다. (여기에는
FPS게임을 자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야 하겠지만...) 또한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기능을 가진 라디오 메시지는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간에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여러 유명한 맵퍼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카스의 맵은 그 뛰어난 완성도로 유명하며, 카스뿐만 아니라 언리얼, 퀘이크, 레인보우 식스
같은 다른 FPS게임으로 옮겨질 정도로 대단한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 (아즈텍맵에서 로켓을 들고 다니는건 어딘가 어울리지 않지만…) 이미
국민맵으로 유명한 Dust나, Aztec의 맵 디자인은 정말 대단하다. 한 팀이 밀리는 게임을 하다가도 어떤 하나의 계기로 게임을 역전할 수
있는, 이제까지 불리했던 상황이 한번에 유리해진다.
타격감과 인터페이스, 그리고 레벨 디자인. 이 세가지가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게임성은 어느 곳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타격감이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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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익숙한 'asdw'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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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민맵 Dus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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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를 체감하다
카스에서 타격감으로 적을 느낀다면 모델의 움직임으로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FPS게임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플레이어의 움직임과 속도이다. 이런점에서 퀘이크나 언리얼 토너먼트처럼 정신 없이 날뛰지도 않고, 레인보우 식스처럼 너무 느리거나 갑갑하지도
않는 카스의 속도는 너무 좋다. 더군다나 MOA나 언리얼2처럼 모델이 어깨춤을 추며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런 속도와 움직임은 모델이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는 단점이 있지만 카스는 모델의 리얼한 움직임으로 단점을 잘 커버하고 있는데 언리얼 토너먼트 엔진을 이용해서 제작한
밀리터리 FPS게임인 택틱컬 옵스와 비교를 하면 카스의 움직임이 얼마나 리얼한지(상대적으로)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거부감 없는 타격감과 움직임은 현실감 넘치는 현장감을 만들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초기 필자가 카스를 할 때는 연속으로 8시간
정도 게임을 할 때도 있었을 정도로 몰입도는 정말 대단하다. 인질들을 안전지대로 이끌 때 어디에서 테러리스트가 노리고 있을지 모를 긴장감이나
테러리스트가 C4를 설치할 때 언제 CT가 나타나서 사살할지 모르는 긴장감은 게임에 몰입도를 확실하게 높여준다. 또한 이 몰입도는 팀플레이를
만들어준다. 혼자서 게임을 했거나 컴퓨터와 게임을 했다면 이런 현장감이나 재미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게임을 하면서 실제로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고, 매번 새로움의 연속을 만들어준 팀플레이는 매번 다른 게임을 만들게 했고, 협동을 해서 목표를 이룬다는 재미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플레이어의 행동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움직임이 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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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구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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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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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대립구도 스토리
카스는 멀티플레이 게임이기 때문에 스토리는 중요치 않다. 물론 자세한 스토리도 알려진바 없다. 플레이어는 게임 전반에 흐르는 CT와
테러리스트의 대결구도만을 느낄 뿐이다. 플레이어는 단지 CT편에서서 악당 테러리스트를 물리치거나 테러리스트편에서 자신들의 이념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CT를 물리치면 된다. 그 어떤 대사나 표현도 필요 없이 서로 총을 겨누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적을 죽이는 단순명료함은
스토리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 카스유저들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져 있을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친근한 엔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대중적으로 만들어준 요소 중 하나는 카스가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스는 하프라이프 엔진을
이용했기 때문에 최근 발매된 여러 게임보다는 분명 그래픽이 뒤떨어 질 수밖에 없지만 카스가 업데이트 되면서 그에 따라 하프라이프 엔진도 계속
변화해왔고, 그 한계를 향해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의 그래픽은 초기 하프라이프와는 비교 할 수 없는 뛰어난 그래픽으로 변했는데
제작중인 카스 확장팩'Counter Strike : Condition Zero'에서는 눈부시게 발전된 모델과 맵 그래픽으로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한 MOD를 개발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정말 다양한 MOD게임이 제작되고 있는데 축구 게임인 International Online
Soccer, RTS와 FPS게임을 섞어 놓은 Natural-Selection, 레이싱게임인 HLRally, 동명의 게임을 하프라이프
MOD로 제작한 턴제 액션게임인 Worms3D,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독일군과 영/미군의 전투를 그린 하프라이프 상용화 MOD게임 2탄
Day of Defeat까지 놀랍다. (언젠가는 미소녀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게임들이 나오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게임이 카스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처음 선보인 98년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는 업데이트로 게임이 변하고 있다. 업데이트로 인해서 같은 서버에 있는
플레이어들끼리 음성채팅이 가능하게 됐고, 경기를 하고 있는 서버에 다른 포트로 접속해서 경기를 HLTV를 이용해서 실시간 중계를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변칙된 이동방법인'버니하핑'을 막는 동시에 좀더 사실성을 주기 위해 점프에 변화를 주었고 점프를
하거나 움직일 때 조준이 제대로 되지 않아 총이 마구 튀는 등 게임에 사실성을 가미했다. 물론 이런 변화에는 유저가 중심에 있었다. 상용화
이전에 아마추어 제작자가 제작한 게임이기 때문에 유저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고 여기에는 카스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많은 유저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었다.
HLTV 서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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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샷은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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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찬란하게 빛나기 위해
카운터 스트라이크 상용판이 제작되고 나서 국내에서는 하프라이프를 유통시킨 시디빌을 인수한 한빛소프트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유통시켰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수많은 카서들을 실망시켰다. 이것이 어떠한 실망인지는 이제 더 이상 설명하는 것 조차 귀찮다. 그냥 이제는 한빛소프트가
그러려니 생각하고 지나가고 싶다.
최근 게임을 하면 국내 카서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PC방에 가면 예전에 비해서 카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이 늘었을 정도로 카스가 이제는 매니아들의 소유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으로 퍼졌다고 생각한다. 한 장르의 게임으로 편중했던
국내 시장을 생각했을 때 늦게나마 이는 올바른 모습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국내시장은 이제까지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카스는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게임제작사인 남코에서는 PC용 카스를 아케이드에 맞게 역 이식하였고 카스의
확장팩'컨디션제로'는 XBOX로도 발매를 준비 중이다. 더군다나 이후 카스2의 중심이 될'하프라이프2'도 PC이외에 XBOX로도 발매를 준비
중이다. PC뿐만 아니라 오락실, 그리고 콘솔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분명 하나의 역사를 쓸만한 대단한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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