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에닉스의 이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수작
파이널 판타지, 작은 일탈을 꿈꾸다
안녕하세요, 군대갔다 하루만에 짤린 즐거운 필자 예쁜이입니다.(또 가야 됩니다. 아흑)자,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최신작 X-2에 대한 이야기겠지요. 안 하고 도망가지 않을 테니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 그럼 부족한 솜씨지만
슬슬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필자의 느낌과 분석이 여러분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군요.
X-2, 이 숫자의 의미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파이널 판타지 X라는 게임이 이미 있었습니다. 상업적으로도 커다란 성공을 거두어 '역시 FF' 라는 찬사를 들으며
스퀘어의 이름 값을 더욱 공고히 해준 뛰어난 게임이었죠. 이 파이널 판타지 X-2라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X의 자원을 재활용하자라는 의도 아래
기획된 작품입니다. X를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그 규모가 정말로 방대하죠. 말 그대로 세계를 재구성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넓은 필드와 수많은
등장인물,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을 것 같은 동영상…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어간 거대 프로젝트의 산물인데 겨우 게임 하나 나왔다고 그
프로젝트를 통째로 창고행 시켜 버리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었겠죠. 또한 상품성이 입증된 게임의 자원을 활용해 저
비용으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높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도 뿌리치기 힘든 매력이죠. 요약하면 재활용이라는 겁니다. 나쁘게 말하면 우려먹기
정도?
그러나 단지 우려먹기라는 한 마디로 폄하해 버리기엔 X-2의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납니다. 결코 대충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수준 높은
주인공들의 모델링과 완전히 바뀐 배경음악, 달라진 게임 시스템 등 비록 외전격이지만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을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물론
그만큼 재활용된 부분이 눈에 띄기는 합니다. 전작에 등장했던 NPC들의 모델링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으니까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엄청난
분량의 동영상에 비해 양에서는 밀리지만 질적으로는 모자람 없는 영상들도 '헛돈 날렸다!' 라는 생각을 저 멀리 걷어내는 데 일조해 줍니다.

기본 메뉴의 틀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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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허허허허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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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정 Celsius. 생긴건 꼭 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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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2, 홀로서기 가능한가?
이런 게임을 리뷰할 때마다 잊지 말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하나 있죠. 전작을 몰라도 즐길 수 있을까? 비싼 돈 주고
구입했는데(복사즐)뭐가 뭔 소린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도 없고 시스템도 적응 안 되고 도움말이고 나발이고 아무 것도 없다… 라면 상당히 허탈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부분은 반드시 한 번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데, 음…
필자 생각으로는, 그다지… 라는 느낌입니다. 전작을 모르면 게임을 즐길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위에도 적어 놓았듯이 X-2는 애초
기획부터가 전작을 즐겼던 분들을 위한 팬 서비스 성격이 강한 물건입니다. 게임의 배경도 전작의 2년 후이고 게임 전반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전작에서 벌인 일 때문에 변한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 상당히 많고, 전작을 전혀 모르는 분이 플레이하신다면 적어도 이 게임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30%는 잃어 버리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70%라 해도 그리 나쁜 건 아니지만, 글쎄요… ^^;
FF, 드디어 맛이 가다(농담)
FF 시리즈가 87년에 세상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지금까지 장장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게임계의 17살이라면 인간으로 치면 거의
'저의 17대 조상님…'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을만큼 오래되신 분이죠. 이토록 오랜 세월을 콘솔 롤플레잉계의 황제로 군림해온 FF이기에 그
이미지가 보수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릅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사실 지금까지 그 세월에 걸 맞는 수많은 변화를
거쳐 왔지만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는 "파이널 판타지" 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있지요. 설명하기는 힘들어도… 17년 동안
변하지 않고 하나의 이미지를 고수해 왔다. 그런데 그 이미지를 한 순간에 깨버린다면?!
필자가 무능한 탓에 그것이 무엇이라고 명쾌하게 풀어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X-2는 지금까지의 FF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전환을 보여
줍니다. 세상에 그 누가 FF에서 변신소녀물 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동안의 무겁고 진지한 FF의 분위기에 익숙해
있었던 필자에겐 서부 총잡이 스타일로 등장해서 변신소녀 스타일로 마무리하는 유나의 모습이 속된 말로 깨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지 엽기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보니까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변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운 직업 시스템, 드레스피어
FF는 지금까지 직업(class)를 게임 시스템으로 표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죠. 5의 잡 시스템, 7의 마테리아 시스템, 10의
스피어 그리드 시스템 등 FF의 수많은 요소가 이어져 와도 이 직업 시스템만큼은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해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X-2도 역시 예외가 아니라 이번엔 전작의 스피어 그리드 대신 드레스피어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드레스피어는 일반적인 다른 게임의 직업 개념과 크게 다른 것은 없습니다. 다만 드레스피어를 여러 개 등록해 둔 리절트 플레이트를 사용해 전투
중 드레스피어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 즉, 전투 시작시에는 전사였던 캐릭터가 느닷없이 마법사로 변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
드레스피어를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임과 동시에 X-2를 변신소녀물로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8에서의 그 악명높은 정션 시스템보다는
훠얼씬 쉬우니 적응하는 데 고생할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아, 일각에서 스피어 그리드 시스템이 캐릭터의 개성을 죽였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던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X-2도 별로 다를 건 없습니다. 비록 하나의 드레스피어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한정되어 있지만
방금도 말했다시피 한 캐릭터가 전사가 됐다가 마법사가 됐다가 총잡이가 됐다가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으니까요. 스피어 그리드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혼자서 모든 능력치를 올리고 모든 어빌리티를 습득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먼치킨 캐릭터는 나오기 힘들다는 점 정도겠네요.

이랬던 유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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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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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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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시스템은 옛날로…
FFX에서 처음 도입된 전투 시스템인 CTB는 그때까지의 FF와는 달리 실시간이 아니었지만 대신 캐릭터의 민첩성과 행동의 속도를 턴 분배에
적용시켜서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게 한 뛰어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인지, 어째 X-2에서는 CTB를 버리고
다시 FF 고유의 ATB 시스템으로 돌아가 버렸네요.(ATB가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실시간 입니다. 설명
끝)덕분에 전투가 예전처럼 꽤나 바빠져 버렸습니다. 이런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겠지만 필자 경우엔 CTB쪽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도 방대한 스케일
이 게임, 외전이라고 해서 얕보다간 큰일 납니다. 필자도 처음에 외전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스케일은 별로 안 크겠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닙니다. 이번 작에서도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엄청난 숫자의 레어 아이템과 미니게임, 숨겨진 던전 등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00층짜리 던전도 있습니다! +_+
영어음성이 어쨌다고?
X-2는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음성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한글화되어 있습니다. 드물게 번역 오류나 오탈자가 보이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디의 무엇인들 사람이 만든 것에 실수가 없겠습니까. 한글화 부분은 거의 문제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라면 한글화되지 않은 음성 부분인데 -
이 영어음성을 두고 국내의 콘솔 매니아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것도 목소리냐 라는 의견과 좋은데 뭘그러냐 라는 의견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군요. 이것은 연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취향 차이로 벌어지는 문제인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별 장애가 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애초에 우리말 더빙이 아닌 이상 영어건 일어건 그건 필자가 알 바 아니고 더군다나 이미 X-인터내셔널 판이 영어 더빙으로 발매된
전례가 있으니 성우의 통일성을 위해 이번 X-2에도 영어음성으로 내는 편이 바람직했겠죠. 어쨌든 외국어인 것은 상당히 안타깝기 그지없는
대목이지만 영어음성이라고 해서 일어음성에 비해 부족한 점은 조금도 없습니다. 태생적으로 영어로 말하는 데 알레르기 반응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라면 음성 때문에 고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영어 음성도 아주 좋습니다.

드레스피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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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드레스피어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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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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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결론
FFX-2는 매우 잘 만든 게임입니다. 세계 최고의 명성을 가진 스퀘어-에닉스의 이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수작이로군요. X를 재미있게 즐기신
분이라면 강력히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X를 별로 재미있게 즐기지 못하셨거나 아예 해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조금 주저되는군요.
어디까지나 이 게임은 X의 연장선상이니까요.
그럼 이 짧은 리뷰가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짧아서 못봐주겠다 하시는 분들은 부족하나마 동봉된(?)
공략을 보면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지도? 그럼, 모두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역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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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릿츠볼 Rebi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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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하하하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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