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 점프 액션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게임

selseta kyky@korea.com

1990년대의 극악점프액션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게임
1990년대 만해도 액션하면 떠오르던 것이 점프액션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슈퍼마리오나 소닉의 전성기였던 것은 물론 점핑플래쉬처럼 점프액션을 새롭게 해석한 게임도 봇물을 이루었던 시기였다. 더욱이 버추어파이터(더 정확히는 버추어레이서 겠지만...)이후 본격적으로 콘솔에 폴리곤이 도입되면서 점프액션은 꽃을 피우게 되었다. 종이나 횡스크롤로 고정된 시점(물론 랜드스토커처럼 묘한 시점도 있었다)을 벗어나 공간이란 것을 게임에 더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더욱더 다채로운 액션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점프액션은 유명무실이란 말이 딱이다. 어엿한 장르라기보다는 게임 속에서 재미를 더해주는 양념 정도로 남았기 때문이다.
물론 점프액션이 아예 발매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허나 툼레이더 등의 기존 유명 시리즈가 아니면 휴대용 게임기에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심심풀이 메뉴에 불과하다. 점프액션이 현대게임의 주류에서 밀려난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난이도다. 점프액션의 발전을 어려움으로만 풀어내려고 하다 보니 게이머 층이 점점 얇아졌기 때문이다. 자칫 실수해서 떨어지면 그대로 게임오버인데다 살 떨리게 어려운 길을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하니 재미보다는 짜증이 우러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덕분에 당시 꽤 이름 있던 점프액션들은 극악난이도라는 좋지 않은 칭호를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좀 과장하자면 탄막이니 뭐니 하면서 게임성을 난이도에 올인 해버린 탓에 멸종(?)해 버린 슈팅과 같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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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곤을 이용한 점프액션이 돋보였던 블링스.
그러나 극악난이도라는 칭호 때문인지 인기는 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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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시점으로 점프를 꼬아놓은 랜드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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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페르시아 왕자 : 타락한 왕(이하 타락한 왕)은 페르시아 왕자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시리즈의 막내 치고는 형들과 전혀 닮지 않은 것이 별난 점인데 시간의 모래의 성공을 발판으로 게임을 꾸려 낸 전사의 길이나 두 개의 왕자와는 추구하는 재미와 방향이 전혀 달라서다. 1990년 도스시절의 페르시아의 왕자를 폴리곤으로 재해석하고 거기에 퍼즐과 칼부림을 적당히 섞은 폴리곤 왕자를 졸업한 것이 그 이유. 여러 가지 재미를 조화롭게 구성한다는 전작의 모토에서 벗어나 단 한 가지 재미에 올인 했다. 전작의 성공으로 닦아진 탄탄대로를 버리고 일부로 가시밭길을 택한 것이다. 일단 성공하면 우려먹고 보자는 최근 추세와 반대라서 말 그대로 별난 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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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 보이는 게임성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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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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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가 이번 타락한 왕에서 주목한 점은 바로 점프액션이다. 기존의 가지고 있는 전작들의 장점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이젠 한물 가버린 점프액션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타락한 왕은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원망하며 패드를 던져버리던 그런 1990년대의 점프액션이 떠오를 지도 모른다. 페르시아 왕자라는 이름값이 있으니 파란하늘 뭉게구름 솜사탕구름이 떠다니는 유아틱 한 점프액션일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시간의 모래 등의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까다로움과 머리아픔을 겸비한 그런 점프액션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아서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재미는 하나는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락한 왕자의 실제모습은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점프액션이 주가 된 게임인 것은 확실 하지만 보다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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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어렵게 느껴지는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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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전작 정도의 난이도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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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왕이 담아내고자 한 것은 누가 봐도 탄성이 나올 법한 화려한 점프를 쉽고 편하게 그리고 거침없이 해내는 그런 점프다. 아슬아슬한 나무사이를 줄 하나에 몸을 싣고 타잔처럼 날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름 있는 점프액션을 경험해 본 게이머라면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누구나 막힘없이 시원하게 뛰는 점프를 만들자 치면 게임이 조잡해지거나 유치해지기 쉽다. 그렇다고 점프 자체에 재미를 더하려 굴곡 있게 만들면 너무 어려워지는 탓에 짜증과 탄성이 게임을 누더기로 만들기 때문이다.
타락한 왕의 점프는 화려하다. 매달리고 잡는 것은 기본이고 벽을 평지처럼 달리는 등의 곡예도 많아 최근 유행하는 야마카시를 떠올리게 한다. 전작의 점프 모션도 대부분 계승해서 보고 있자면 상당히 까다로운 점프로 보인다. 그러나 외견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타락의 왕의 점프는 쉽다. 이곳 저곳이 끊어지고 무너진 탓에 어렵게 보이는 길도 뛴다는 말이 무색하게 날아버리지만 패드를 잡은 손끝에 일말의 주저함도 묻어나지 않는다. 뛰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점프를 비틀고 꼬았던 과거의 점프 게임들이 우스울 정도다. 그렇다고 조작이 특별해진 것도 아니다. 뛸 수 있는지 거리를 먼저 거리를 재봐야 하는 것도 다르지 않고 점프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타이밍을 재는 것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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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카시를 연상시키는 점프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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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 보이는 코스이지만 의외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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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를 잡은 손에서 시원함이 묻어나올 정도로 깨끗하게 뛸 수 있다

타락한 왕은 가끔은 머리를 아프게 하는 극악난이도의 점프액션에서 재미있을 만한 요소를 전부 갖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유는 엘리카라는 동료(정확히는 공주이지만)와 함께 뛰는 액션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혼자서 주구장창 뛰고 잡다가 떨어져 외롭게 게임오버로 치닫는 비극(?)이 아니라 동료와 사이좋게 상부상조하는 점프액션을 만들어 냈다는 얘기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엘리카는 동료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수호천사다. 그녀 덕분에 2단 점프나 공격 같은 연계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오버의 위기를 맞으면 그야말로 번개처럼 나타나 구해주기 때문이다. 잘못 점프해서 떨어질 세라면 보이지 않던 그녀가 슈퍼맨처럼 날아와 구해준다. 적과 싸우다 주인공이 위험해 지면 신비한 초능력을 사용해 목숨을 부지하게 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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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가 떨어질 위험해 처하면
귀신같이 나타나 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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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인 엘리카와 2단 점프 같은 합동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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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의 실수를 엘리카. 즉, 인공지능이 만회해 준다는 설정은 생각보다 게임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버린다. 죽을 염려가 없으니 아주 신나게 점프 버튼을 누를 수가 있게 되어서다. 낭떠러지 앞에서 과연 뛸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 없이 일단 뛰고 본다. 건너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덕분에 타락한 왕은 점프액션임에도 조작에 머뭇거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 되었다. 소닉의 빠른 속도감은 없지만 그에 못지않은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다. 현란한 움직임으로 화면을 비좁다는 듯이 뛰어다니는 액션도 액션이지만 자신의 조작미스를 원망 하며 처음부터 다시 뛰어야 할 압박감도, 얼마 남지 않은 컨티뉴 수를 보고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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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일이 없으니 그냥 뛰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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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시원하게 뛰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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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왕이 추구하는 점프액션의 비밀은 조작감에도 있다. 겉보기에는 종례와 그다지 다르지 않지만 그 안에 플레이어가 좀 더 간편하게 뛸 수 있도록 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치라는 것은 플레이어의 조작실수를 살며시 게임이 수정해 주는 것이다. 모범 답안이 아니더라도 대충 비슷하게만 조작하면 게임이 알아서 목적지에 플레이어를 올려놓기 때문이다. 가느다란 장대 위를 걸을 때도 기둥을 잡고 벽을 탈 때도 어지간하게 틀린 입력을 하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아예 답안과 차이가 크면 문제가 발생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타락한 왕은 조작에 비해 상당히 현란한 액션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어려운 조작이 없어도 펄펄 날아 다닐 수 있는데 가끔은 과연 내가 내손으로 여길 뛰어 넘은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런 상냥한 조작감은 비행슈팅에서 몸통 정중앙에 총알을 맞지 않으면 죽지 않는 다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 기체는 크지만 실제 맞으면 게임오버가 되는 부분을 작게 해서 피하는 재미를 극대화 한 것인데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력을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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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장대 위에 서있어도 어지간히 조작을
실수하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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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자신의 점프 액션에 달인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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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게임의 플레이어의 조작을 조정 해주는 조작감은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게다가 조작에 비해 시원하고 큰 움직임을 얻을 수 있는 탓에 쉽고 빠르게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게임이 길어지면 점점 단순한 조작감에 재미가 엷어지고 타성이 빠져 버리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이는 타락의 왕에서도 마찬가지다. "나한테 이런 소질이?"라며 금방 게임에 빠지는 만큼이나 쉽게 타성에 젖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의 작은 미스정도는 게임이 알아서 수정해 주는 설정도 능숙한 게이머에게는 불만이다. 귀신처럼 정확한 조작으로 시원하게 장애물을 클리어 하는 통쾌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될거야" 라며 점프를 연구하는 맛도 없다. 바로 이런 점이 타락의 왕의 평가가 호불호로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 과거의 점프액션의 향수를 가지고 있거나 전작(페르시아 왕자)의 점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너무나도 친절한 타락한 왕의 점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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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반복되는 점프가 조금씩 지겨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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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처럼 정확한 조작으로 시원하게 장애물을
클리어 하는 통쾌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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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조작감은 시간이 흐르면 지루한 길 찾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쯤은 타락한 왕이 모르고 있었을 리는 없을 터다. 그래서 인지 점프조작에 한 가지를 덧대 놓았다. 조작감 안에 규칙을 만들어 넣어 최대한 많은 버튼을 활용하게 만든 것이 그것이다. 규칙이라는 것은 간단하다. 벽을 잡을 때는 X버튼, 그리고 고리를 잡을 때는 ○버튼을 그리고 미끄러질 때는 R2버튼 등 오브젝트나 상황에 따라 다른 버튼을 누르게 꾸며놓은 것이다. 난이도 증가가 두려워 점프 버튼 하나로 모든 액션을 커버하는 극악류의 점프 액션과는 상반된 설정. 너그러운 조작판정 때문에 식상해 지기 쉬운 게임성을 보완하기 위해서인데 실제로 그 효과도 좋은 편이다. 이것저것 버튼을 누르며 속도감 있는 점프를 뛰면 상쾌함에 꽉 짜여 진 조작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능수능란하게 점프를 클리어 하는 맛보다는 화면에 표시된 조작을 따라하는 청기백기 게임이 생각나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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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오브젝트 마다 잡는 조작이 조금씩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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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에 규칙을 만들어 넣어 최대한 많은 버튼을
활용했는데 뛰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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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왕에서 전작과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을 꼽으라면 역시 전투다. 체력이라는 개념도 없을뿐더러 게임오버 역시 없기 때문이다. 동네북처럼 얻어맞아도 죽지 않는 다는 얘기. 또한 점프액션과 전투가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것도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다. 거의 적들의 방해 없이 점프를 할 수 있는데다 게임과는 철저하게 분리되어 이벤트를 치루는 느낌이다. 전투 자체도 특이하다. 최근 발달된 하드웨어 덕분에 유행하는 삼국무쌍류의 난투형 액션과도 거리가 있고 그렇다고 용과 같이 처럼 적과의 거리를 꼼꼼하게 생각해 방어와 기술을 차근히 풀어나가는 액션과도 닮지 않았다. 오히려 대전게임과 비슷한데 적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나 공격과 방어 즉 공수의 전환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보통의 액션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한 연출이 전투의 특징이 되었다. 큼지막하게 표시되는 캐릭터와 큰 동작들이 어울리니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하는 전투를 보여준다. 그러나 타락한 왕의 전투는 장점 보다 단점이 많다. 아니 재미없다고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기술을 쓰는 손맛이나 적을 배어 넘기는 쾌감은커녕 전투가 주는 어떠한 재미도 담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느리기 보다는 굼뜨는 캐릭터의 움직임에 형편없이 짜여 진 공수의 딜레이,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적의 공격을 튕겨내는 반격기가 전투 자체를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뭐 원론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게임오버가 없는 탓에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전투에 퍼즐적인 요소를 담으려 한 것은 높이 살만 하다. 밀어 떨어트리거나 약점을 공격해야 한다는 특별한 설정의 적과 싸우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 게임이 만들어놓은 정해진 길을 몇 번이고 도전하는 방식이다. 물론 게임오버가 없으니 자신의 실수를 차근차근 되짚어 가며 도전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런 퍼즐적인 요소와 베고 찌르는 액션의 시너지 효과가 타락한 왕의 진짜 노림 수였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타락한 왕의 전투는 서로가 서로의 재미를 조금씩 갉아먹는 전투로 끝나 버렸다. 게임이 중반에 이르도록 전투와 튜토리얼이 구분되지 않는 실험으로 끝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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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상당히 화려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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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솔직히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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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투에 퍼즐적인 요소를 가미하려는 시도는 칭찬할 만하다

타락한 왕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넉살좋게 변한 거지(?)왕자다. 복수에 불타지도 욕망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도 하지 않는 나름 평범한 왕자로 탄생했다. 풍류와 여유를 가지고 있는 그런 한량으로 말이다. 덕분에 캐릭터에 상당한 애착이 가게 됐다. 세상 모든 근심을 지고 있는 듯 어두컴컴한 아우라 보다 반쯤 세상사에 달관 한 것처럼 느끼게 하는 넉살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의 파트너로 등장하는 엘리카 공주 성격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왕자와는 정반대의 설정이기 때문인데 세상을 어둠으로부터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똘똘 뭉쳐있는 탓에 고지식하고 융통성도 없다. 게다가 자신의 친 아버지와 싸운다는 설정인지라 어두움 그 자체다. 이렇게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얘기는 생각보다 게임을 윤택하게 한다. 뭐든지 심각하게 얘기하는 공주와 무조건 비꼬며 농담부터 던지는 왕자가 만들어내는 얘기는 대체적으로 가볍게 변한 게임의 시스템과 어울려 제법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를 어둠(惡)으로 물들이려는 악당으로부터 세상을 구해낸다는 식상하고 매력 없는 스토리를 훌륭하게 보안해 주기까지 한다. 만일 기존의 칙칙한 느낌의 왕자와 타락한 왕이 스토리가 만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타락한 왕의 한글화가 더욱 반가운지도 모르겠다. 한글이 아니었다면 공주와 왕자가 만들어내는 허무개그를 전혀 알아듣지 못했을 거라 서다. 한글화의 수준은 물론 연기해준 성우의 연기도 일품인데 일장 촌극을 방불케 했던 어둠속의 나 홀로(Alone in the dark)와 천지차이다. 물론 영어를 번역한 것이니 어색함은 남아있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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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인공은 건달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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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에서 불거져 나오는 공주와 왕자의 대화는
뻔한 스토리의 게임에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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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책임지마!" 라며 스토커처럼 찰싹 붙어 따라다니는 엘리카. 그리고 너그럽다 못해 멍청해 보이는 조작감은 타락한 왕에서 전작의 냄새를 전부 지워버린 것은 물론 게임 자체를 낯설게 변신 시켰다. 여기에 게임 오버를 없어 버려 죽을 자유를 달라고 불러 재칠 정도로 긴장감 없이 나른하게 변한 시스템은 마치 경쟁자 없이 정해진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 게임을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1990년대의 골치 아픈 점프액션을 새로운 방식으로 극복하려 한 실험정신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치사할 정도로 엄격한 점프 판정과 죽으면 처음부터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손쉽게 점프액션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 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이런 실험은 실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충분한 재미를 낳았다. 아니 새로운 시도를 통해 명작에는 모자랄지 모르지만 수작의 반열에는 든 게임이라 보이는 것 이상이 담겨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객관적인 평가야 그렇다 치더라도 타락한 왕은 필자의 눈에 장점 보다 단점이 많이 보이는 게임이었다. 필자 역시 올드게이머인 만큼 1990년대의 점프게임에 향수를 가지고 있어 치트나 트레이너를 사용하고 있는 듯한 게임진행이 묘하게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점프 액션의 기준을 너무 바꿔 버린 탓에 괜히 밉게 보이는 거긴 하지만 말이다. 바로 이런 점이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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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재미를 떠나 1990년대의 점프액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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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려 했던 점은 높이 살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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