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이 똑바로만 가면 재미없잖아! 원티드
게임으로 컴백한 WANTED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 만화가 게임으로 등장하는 일은 이제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도 이런 맥락중의 하나다. 원작은
만화였으며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작년 여름에 영화로 등장해 큰 인기를 얻었던 WANTED가 바로 그것이다. 보통 게임이 나올 때는 영화의
개봉시기와 더불어 비슷하게 발매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에 발매된 게임 WANTED는 약 1년의 시간이 지나고 발매되었다. 왜 그런 것일까
궁금했는데 게임을 해보고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보통 게임과 영화는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게임
WANTED는 영화의 결말 이후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보니 영화 개봉과 같은 시기에 게임이 발매되었다면 영화내용의 누설이 되어버리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보통 영화와 게임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근소한 시일차로 발매하기 마련인데 얼마나 자신 있었으면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뒤 게임을 발매했을까? 영화 그 후의 이야기! 게임 WANTED(이하 원티드)를 한 번 살펴보자.

그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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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ED WEAPONS OF F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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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이야기를 즐긴다
게임 원티드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영화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충 영화 원티드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이
자신의 아버지가 암살자집단의 엘리트였고 아버지는 동료의 배신으로 죽었음을 알게 된다. 그 후 암살자 집단에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을
각성시켜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된다. 허나 자신이 죽인 그 원수라는 자가 실은 아버지였으며, 이는 모두 암살자집단의 우두머리가 꾸민 짓임을
알게 된다. 이에 분노를 느낀 주인공이 혼자서 암살자집단에 침입하여 물리치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면 적절한 반전과 화려한 연출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스토리가 전혀 다루어지지 않아서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이런 이야기들을 게임 원티드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암살자집단을 괴멸시킨 후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챕터에 따라 부모님에 대한 스토리를 알 수 있게 과거로 돌아가 직접
아버지인 크로스를 조작하며 미션을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크로스가 목표로 한 것은 실패한 적이 없으며 완벽한
암살자조직의 에이스였단 설명에 비해 허무한 죽음을 맞이했기에 실망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게임에서 크로스를 직접 조작하는
미션을 통해 그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플레이어의 손으로 직접 체험하며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째서 어머니가 주인공을 낳고 얼마 후에
죽게 되는지 등 영화를 보고 궁금했던 점을 게임으로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영화 원티드를 본 사람에 적용되는 이야기다.
영화를 본 사람은 그런 쪽에서 재미를 찾는다고 치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즐겼을 때는 무엇에서 재미를 느끼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게임으로 발매된 만큼 게임 자체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과연 어떤 재미를 지니고 있을까?

게임은 주인공이 조직을 말살 시킨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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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스토리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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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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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게임은 어떨까?
영화에서 봤던 액션이 그대로! 액션성이 돋보이는 TPS
게임원티드의 장르는 TPS(3인칭슈팅게임)다. 이미 비디오게임기로도 다양한 슈팅장르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겉모습이나 기본적인
조작체계를 보면 별반 다른 것이 없다.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캐릭터를 움직이고 우측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준점을 옮겨서 트리거로 쏘는 방식은
여전하다. 여기에 맵 곳곳에 있는 엄폐물에서 X버튼을 눌러 엄폐를 할 수 있으며 이 상태에서 고개를 살짝 내밀어 적을 쓰러뜨리는 전형적인
TPS의 룰을 따르고 있다. 이대로 게임의 시스템이 끝이었다면 원티드라는 게임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나 밋밋하고 많이 즐겼던
시스템이라 참신함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가진 특별한 능력은 일반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되게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신체능력이 상승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사물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 아주 빠른 물체를 손으로 잡거나 파리의 날개를 총으로 쏴서 떨어뜨리고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막기도 한다.
그리고 게임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휘어쏘기도 이에 해당한다. 휘어쏘기란 총알을 피해 엄폐물에 숨어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게 총을 쏠 때
비틀어 총알을 바나나킥처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날리는 기술을 말한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것들이 영화 속의 볼거리를 만들었던 것처럼
게임에서도 이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재미를 주고 있다.

기본은 전통적인 TPS의 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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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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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불릿타임은 맥스페인 같은 게임에서 시도 때도 없이 사용했었으며 다른 게임이나 영화에서도 많이 나와서 크게 특별한 것은 없지만 게임을 하면서 화려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영화에서도 이런 것을 활용한 만큼 게임 속에서도 화려한 이벤트씬에서 직접 조작하는 부분을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벤트 뿐 아니라 엄폐물과 엄폐물 사이를 이동할 때 아드레날린 게이지(주인공이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게이지)를 사용하면 그 동안에도 불릿타임이 발동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휘어쏘기! 보통 슈팅게임에서는 부서지지 않는 엄폐물 뒤에 숨어있다면 접근 혹은 수류탄 같이 범위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공격할 수 없었다. 허나 원티드에서는 이러한 적들도 공격할 수 있는 휘어 쏘기라는 요소가 있다. 휘어 쏘기는 아드레날린게이지를 한 칸 소비하며 R1버튼으로 적을 록온하고 휘어 쏠 방향을 아날로그 스틱으로 설정하여 R1버튼을 떼면 발사한다. 상자 뒤에 숨은 적이라면 수류탄 같이 상에서 하로 곡선을 그리고, 얇은 기둥 뒤라면 좌-우의 곡선, 그리고 상황에 따라 대각선으로 궤적을 그려 적을 명중시킬 수 있다. 게다가 적의 배치에 따라서 한 발로 휘어 쏘아 여럿을 처리할 수도 있으니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정말!(영화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보여준 모습이 떠오른다)이밖에 엄폐물과 엄폐물간의 이동이 굉장히 빠르고 다양한 모션으로 진행되며 근접했을 때에는 동그라미 버튼으로 한방에 적을 제압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접목되어 이 게임을 즐기면 TPS란 느낌 보다 마치 액션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불릿타임이벤트. 붉게 표시된 총알은 꼭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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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공격은 일격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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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렇게 꼭꼭 숨은 녀석들은 처리할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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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에서는 예외!!

숨어있는 적을 향해 날아가는 총알이 보이는가?
그래픽은 좀 떨어지지만 연출 면에서는 만족
원티드의 그래픽은 솔직히 좋다고 할 수 없다. 예전의 게임들에 비하면 좋지만 차세대기의 기준에서 본다면 솔직히 별로다. 캐릭터의 모델링도
좀 불만스럽고, 프레임유지에도 문제가 좀 생기고, 배경도 좀 지저분한 느낌에 광원효과의 부적절한 사용까지;; 그래픽을 통해서 게이머를
만족시키긴 사실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연출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그래픽에 대한 나쁜 인상을 조금 만회시키고
있다. 영화에서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연출을 선보였는데 게임도 역시 마찬가지다. 불릿타임이 적용되며 진행하는 이벤트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적진을
파고들 때의 느낌이 잘 살아 있고, 긴박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휘어쏘기로 원샷 원킬이 성립되었을 때 슬로우화면이 되면서 총알이 날아가 적의
숨통을 끊을 때의 연출, 근접 공격시 잔인하게 튀기는 피와 모션, 적에게 피격 당했을 때 화면에 뿌려지는 피 등 연출 부분은 괜찮다.

처음에 주인공을 보고 "이거 뭥미?"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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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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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불릿타임 이벤트의 연출이 멋지다
볼륨부족?
원티드는 안타깝게도 그리 오랜 플레이타임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맵에 흩어져 있는 각종 수집요소를 모아
컨셉아트나 제작자 사진을 볼 수도 있고, 치트코트를 입력하여 헤드샷모드나 나이프모드를 즐길 수 있으며(각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에 숫자가
표시되는데 다음 에리어로 가기 전까지 헤드샷이나 나이프로 적을 숫자만큼 쓰러뜨려야 진행이 된다), 주인공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솔직히 이렇게 놓고 보면 충분할 정도의 콘텐츠를 지닌 것 같다. 아니 이정도면 제법 애써 준비한 것이 맞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총싸움게임의 백미인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게 문제다. 아무리 여러 특전이 있다고 해도 혼자서 싱글만으로 재미를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스토리모드가 긴 것도 아니라 1회 클리어타임은 10시간 미만에 지나지 않는다. 휘어 쏘기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플레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 테고;; 오히려 휘어 쏘기로 인해서 그동안에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멀티플레이가 안되니 그저 한숨뿐;

게임중에 특전을 입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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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를 입력하여 새로운 모드나 특전을 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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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요소를 준비했지만 멀티플이 없다는 게....
영화 후의 스토리를 즐기세요?
게임원티드가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며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글화가 되지 않았으니
영어를 좀 하는 사람 외에는 그림만 보고 추측만 해야 한다. 주인공이 혼자서 중얼중얼 읊조리는 모든 대사를 알아듣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하는 필자는 서러움에 몸서리를 칠뿐이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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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애매~~~한 게임
게임 원티드는 영화에서 보여준 요소들을 잘 활용하면서 영화를 본 사람이 게임을 즐겼을 때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특유의 액션게임 같은 스피디한 게임성을 통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에게 선뜻 추천하기는 꺼려진다. 만약 필자가 5만원 정도의 돈을 주고 이 게임을 사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큰 문제가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1회성에 그치는 점이다. 정말 온라인모드만 제대로 구축되어
있었다면 이런 고민도 없이 색다른 방식의 TPS를 즐겨보라며 권했을 텐데...... 강력추천 하기는 어렵지만 색다른 시스템으로 액션게임 같은
TPS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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