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발자에게 들어본 ‘파판13’에 대한 이모저모

일본 신주쿠에 위치한 스퀘어에닉스 본사에서 PS3용 롤플레잉 게임 '파이날 판타지13'의 요시노리 키타세 디벨로퍼와 모토무 토리야마 디렉터를 만났다. 자막 한글화가 확정된 '파이날 판타지13'의 아시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였다. 이곳에서 현지화에 대한 이야기부터 '파이날 판타지13'의 게임성, 그리고 최근 나오고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해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요시노리 키타세와 모토무 토리야마는 한국 언론과의 만남에서 시종일관 재미있는 답변을 해줬으며, 한국 게이머 및 한국 비디오,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국 게이머들에게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큰 인기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래는 그들과 진행한 QnA의 전문이다. (경어 생략)


Q. '파이날 판타지13'의 현지화를 진행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A. 처음에는 일본 출시 이후 영문 버전 출시만 고려했었다. 하지만 한 해외 게임쇼에 참석했을 때 일본어 버전으로 된 '파이날 판타지13'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현지 게이머들의 모습을 보고 아시아 지역 내 현지화를 고려하게 됐다. SCE의 지원도 빠른 현지화에 한몫 했다.

Q. 여러 국가에 현지화로 '파이날 판타지13'이 출시되는데 혹시 개발자 입장에서 글로벌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요소가 있는가?

A. 어떤 지역이나 타겟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오히려 게이머들이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생긴다. 우리는 여러 가지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여줄려고 노력한다. 이런 생각이 좀 더 글로벌한, 그리고 누구나 즐기고 싶은 게임이 되는 방법이라고 본다.

Q. 두 개발자가 생각하는 '파이날 판타지13'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A. 이번 신작에서는 '배틀 시스템'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속도감을 높였으며, 전략성에서도 꽤나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옵티마체인지'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은 기존 일본식 RPG의 답답함을 최소화 시켜주면서도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준다. 확실히 전작과 비교해봐도 이번 '파이날 판타지13'의 전투는 재미있다.

Q. 일직선 진행에 대해 게이머들의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우리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면서도 일직선 진행을 고려하게 된 것은 배틀 시스템을 진화 시켜 기존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들이 오픈 형태의 게임으로 바뀌면서 겪을 혼란을 최소화 하고 갑작스러운 난이도를 상승을 막기 위해서다. 어느 정도 챕터를 진행하면 정해진 전투가 아닌 게이머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전투도 있다.

Q. 그래도 초반에 나온 게이머들과 언론의 평가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A. 발매 이후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나서 어떤 몇몇 부분은 수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지화 스케줄로 인해 힘들었다. 추가적인 패치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이머들의 의견에는 감사 드린다.

Q. 한국에서 '파이날 판타지13'은 이미 일본어 버전으로 출시됐다. 혹시 이들을 위해 언어만 들어 있는 다운로드 콘텐츠를 낼 생각은 없는가?

A. 먼저 구입하신 분들에게는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언어팩만 따로 출시할 예정은 없다. 이번 현지화 버전은 패키지로만 출시가 될 예정이다.

Q. '파이날 판타지13'의 한글화가 이루어지면서 후속작이면서 온라인 게임인 '파이날 판타지14'에 대한 현지화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A. 타이틀마다 팀이 다르고 시장을 인식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뭐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파이날 판타지14'는 프로듀서와 팀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Q. '파이날 판타지13'에서 전투 외에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A. 이번 신작에서는 캐릭터들의 표정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이벤트신도 많고 각 캐릭터간의 드라마가 게임 내 주요 이슈였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들이 가진 마음 속의 감정을 표정으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Q. 개발자 입장에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는 언제 완결될 것 같은가?

A. (웃음) 우린 매번 하나의 스토리를 완결해 나가고 있다. 만약 누군가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를 만들고 싶어한다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파이날 판타지13'도 '파이날 판타지7'을 감명 깊게 즐긴 게이머가 스퀘어에닉스에 입사하면서 후속작을 만들고 싶다는 의견에 맞춰 개발이 시작됐다.

Q. '파이날 판타지7 AC'처럼 '파이날 판타지13'도 CG 영화화 될 수 있는가?

A. '파이날 판타지7'이 영화화 되는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만약 '파이날 판타지13'이 '파이날 판타지7'처럼 큰 인기를 끈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Q. 두 개발자에게 가장 인상 깊은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있다면?

A. 키타세 : '파이날 판타지7'이다. 플레이스테이션1로 나온 점과 가장 글로벌한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파이날 판타지7'는 상당히 인상적인 시리즈다.

A. 토리야마 : '파이날 판타지10'이다. 어떻게 보면 '파이날 판타지13'의 3D 카메라부터 다양한 부분이 '파이날 판타지10'의 영향을 받았다.

Q. 일본식 RPG의 양대산맥을 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 북미식 RPG의 인기나 게임성을 어떻게 보는가?

A. '파이날 판타지13' 개발 중에도 우린 많은 북미식 RPG의 선전을 봤다. 전 세계 기류가 북미식 RPG로 흘러간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분명한 건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는 일본식 RPG가 아닌 '파이날 판타지'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북미식 RPG의 변화보다는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자체의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스퀘어에닉스가 전 세계 시장에서 지금의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A. 개발자에게 자유를 많이 주는 근무 환경 때문이라고 본다. 스퀘어에닉스의 경영진들은 개발자들에게 일정이나 게임성에 대한 자유를 많이 준다. 흔히 개발자와 경영진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벌어지기 마련이지만 스퀘어에닉스에서는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경영진도 개발자를 믿고 개발자들도 역시 경영진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때문에 이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본다.

Q. 3D TV나 프로젝트 나탈, 소니의 모션 컨트롤러 등을 고려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나올 수 있는가?

A. 모든 플랫폼에 대해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기존에 나온 시리즈가 3D TV나 다른 형태로 만들어지는 일은 최소화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로운 기능에 맞춘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가 필요하다면 신작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Q. '파이날 판타지13'의 로맨스나 서정적인 스토리는 어떤 콘텐츠 영향을 많이 받았나?

A. 꼭 이것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파이날 판타지13'의 개발 전에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다. 사계절 시리즈(겨울연가, 가을동화 등..)에서 나오는 순수한 사랑은 '파이날 판타지13'의 감정 표현에 영향을 줬다. 특히 겨울연가는 많은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파이날 판타지13'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리겠다.

A. 일본어 버전이 한국에서 1만 장 이상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분들이 현지화 버전을 다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 드리고 죄송스럽다. 결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이번 '파이날 판타지13'의 한국 버전 판매량에 따라 후속작의 한글화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디 '파이날 판타지13' 한글 버전을 많이 구매하고 즐겨주시길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발매일에 맞춰 한국도 방문하고 싶다. '파이날 판타지13'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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