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 시장에도 없어서 못 파는 게임이 있다

신문을 봐도, 인터넷을 봐도,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들리는 이야기는 온통 불황이야기다. 말 그대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몸서리치게 체감되는 요즘이다.

불황의 여파는 여가생활 시장에도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중들은 장기적인 불황에 대한 대처로 절약이라는 방법을 택했으며,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여가생활에 들어가는 비용부터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즉, 여가생활 시장 중 한 축을 담당하는 게임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게임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요즘에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는 게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요즘처럼 소비패턴이 얼어붙은 시기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15일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용 주변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무브'(이하 'PS무브)'의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게이머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PS무브'는 손목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뛰어난 감도와 기존의 대표적인 모션컨트롤을 이용한 게임기인 닌텐도의 Wii보다 우수한 그래픽으로 발매 이전부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이다.


'PS무브 모션 컨트롤러', 'PS 아이'와 함께 '타임 크라이시스: 레이징스톰', '타이거우즈 PGA투어 11' 등 10개의 게임 체험판을 수록한 PS무브 스타터 디스크로 구성된 'PS무브 스타터팩'은 79,000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한 게이머들로 판매 매장 앞을 북적이게 만들었다.

'PS무브'의 판매 행진에 힘입어 뒤를 이어 출시되고 있는 'PS무브' 관련 제품들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5', '헤비 레인' 같은 유명 게임들을 보다 편하고 직관적으로 'PS무브'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PS무브 네비게이션 컨트롤러'의 경우는 물량이 없어서 돈이 있어도 구매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른 업체 입장에서는 꿈만 같은 이야기다.

현재,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측은 'PS무브 네비게이션 컨트롤러'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 'PS무브 네비게이션 컨트롤러'의 추가물량을 확보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최근 출시된 'PS무브'용 건슈팅 게임 '타임 크라이시스 레이징 스톰'과 'PS무브 모션 컨트롤러'와 결합해 아케이드에서 건슈팅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슈팅 어태치먼트' 역시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모 게임매장의 직원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까지 좋은 반응을 얻어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타임 크라이시스 레이징 스톰'은 예상을 깨고 정말 잘 나가고 있다. 게임의 판매를 보고 있으면 'PS무브가 이렇게 많이 팔렸던가?'하고 놀랄 정도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PS무브'가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게이머들의 지갑을 열었다면, 발전된 게임성과 편의성 제공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게임도 있다. 지난 10월 14일에 PS3와 Xbox360으로 출시한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2011'(이하 위닝2011)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성적을 거둔 위닝 시리즈의 개발사인 코나미는 이번 작품의 출시 전부터 다양한 요소를 추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 시장에는 자막 한글화를 거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게이머들의 환호를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코나미는 그 약속을 지켰다. 1,000개 이상의 새로운 동작, 새로운 추가 라이선스, 직관적으로 변한 인터페이스는 물론 보다 전술적인 움직임을 펼칠 수 있는 전술 메뉴와 향상된 인공지능 등을 선보였다


또한 약속했던 자막 한글화 역시 완벽에 가깝게 이뤄져 한국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한글화로 인해 위닝2011에서는 그 깊이가 더욱 깊어진 '마스터리그' 모드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코나미는 이러한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지난 몇 년간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실망했던 게이머들의 관심을 다시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발매 직후,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위닝2011을 구입하기 위한 게이머들이 발길이 이어졌으며,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위닝2011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느냐는 게이머들의 질문이 문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즐겼다는 한 게이머는 "제품은 구할 수 없고, 게임은 하고 싶어서 결국 웃돈을 주고 게임을 구매했다. 얼마 전에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화 됐다는데, 그 짧은 시간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이번 작품은 너무나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작품은 떠나갔던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픽이나 사운드적인 측면은 조금 아쉽지만 이전의 축구다운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해줬던 위닝일레븐 시리즈가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게임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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