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미 물씬 풍기는 ‘활’ for Kakao’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남이(박해일 분)의 영화 속 명대사 중 하나다. 이 대사 하나로 활의 매력에 푹 빠진 독자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활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주요병기로 사용돼 우리에게도 친숙한 무기 중에 하나다. 특히 게임에서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은 등장한다. 롤플레잉 게임에서는 활을 주무기로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으면 섭섭하기 마련이고, 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궁병 클래스는 필수 병과다. 또 최근에는 툼레이더에서 활은 게임을 진행하는데 필수 요소로 자리 매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활은 그만큼 인류나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병기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활 이라는 소재 하나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꿰뚫은 작품이 있다. 바로 ‘활 for Kakao’(이하 ‘활’)이다. 하루 1,400만 판 이상의 대전이 진행되고, 현재까지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현재까지도 구글 플레이 누적 매출 4위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타소 투박하고 흐릿한 그래픽과, 스마트폰을 직접 기울이는 불편한 조작으로 무장한 이 작품이 어떻게 이 같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 매력을 살펴 보도록 하자.
‘활’은 게이머간 대결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자랑한다. ‘활’의 성공에 앞서 성공한 카카오 플랫폼 기반 게임들이 카카오톡 지인들과 점수 경쟁 체제를 선보였다면 ‘활’은 게임을 즐기는 불특정 다수와 또는 지인들과 실시간으로 1:1 대결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단순 점수 경쟁을 뛰어넘어 스마트폰 안에서 직접 전투가 펼쳐지는 21세기형 콜로세움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게이머는 서로 승리를 위해 활 시위를 당기고 이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이 같은 명확한 승부의 요소는 남성 게이머들의 승부욕을 자극했고, 게임 내 플레이어 비중을 살펴보면 실제로 남성게이머들의 비율이 더욱 높다. 특히 30대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아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인 12~2시 사이에 동시접속자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활’의 전투 방식은 굉장히 단순하다. 화면 우측의 활 모양을 아래로 드래그해 활 시위를 당기고 스마트폰의 중력센서를 이용해 기기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상대를 조준해 활을 쏜다. 이 과정을 반복해 전투를 진행하고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 ‘활’이 가진 전투의 목표가 된다. 반면 그 안에는 다양한 게임적 요소가 숨어 있어 전투를 하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먼저 게임적 요소의 하나로 공격 부위를 먼저 꼽을 수 있다. 게이머는 상대방과 전투를 진행하며 상대방의 말과 상대방의 몸 그리고 머리까지 다양한 부위를 공략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가장 쉬운 게임 진행 방식은 비교적 쉽게 맞출 수 있는 몸통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과 머리를 공격해 강력한 공격을 명중 시키는 방법으로 나뉜다. 몸통을 집요하게 노리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의 강력한 헤드샷 한방에 나 자신이 나가떨어지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헤드샷은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전투의 향방이 다소 불리하게 기울어도 헤드샷 한방이면 불리한 전세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샷은 일반 몸통을 공격한 것이 비해 2배 가까운 효율을 보이며 상대 화면을 어지럽게 만들어 상대방이 공격을 쉽게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밖에 다양한 공격용 아이템과 회복 아이템을 사용해 전투를 수월하게 풀어 나갈 수 있는 것도 ‘활’의 특징이다. 이용자는 불 화살, 냉기 화살, 독 화살과 최고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강철 화살 등이 마련됐다.
먼저 불 화살을 상대방에게 명중 시키면 상대방은 붉은 색의 화면으로 뒤 덥히게 돼 상대방의 정확한 공격을 방지할 수 있다. 냉기 화살은 상대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다음 자신의 공격을 더욱 정확하게 명중 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독화살은 화살 대미지 외에도 부가적으로 꾸준히 독 대미지를 입히고 화면을 초록색으로 꾸며 정확한 공격을 방해한다. 이와 함께 만두로 표현된 회복 아이템을 사용해 전투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물론 상대방도 이 같은 공격을 가하기 때문에 수비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아이템을 활용한 화살을 사용해 상대 게이머가 공격을 펼칠 때 화살촉은 붉은 빛을 띄거나 초록 빛을 띄기 때문에 미리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이때 상대방이 타고 있는 말의 머리를 맞추면 화면이 심하게 흔들려 상대방이 공격을 쉽게 펼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어 전략적인 공격은 수비로도 이어진다.
효과적인 공격으로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다면 이제는 연승에 대해서도 신경 쓸 차례다. ‘활’에서는 게이머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이어서 연승에 도전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3연승, 4연승을 거둔다면 주어지는 보상도 증가하며, 게임의 스코어도 늘어나 카카오톡 지인들과의 순위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만약 연승 중에 전투에서 패배해 연승이 끊겼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게이머가 가진 골드만 충분하다면 연승을 이어서 플레이 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단, 3연승 이후 재도전을 했다면, 다음에는 4연승 이후에 도전할 수 있는 식이기 때문에 게이머의 적절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 같은 전투의 재미와 함께 네시삼십삼분의 대표작 롤플레잉 게임 ‘에픽하츠’의 개발팀 ‘펀터스퀘어’답게 육성요소와 색다른 재미요소가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다. 게이머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레벨업을 하게 되고 일정 레벨에 도달했을 때 상점에서 골드를 활용해 진급을 하고 이를 통해서 더욱 강력한 무기와 방어구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아이템을 기반으로 더욱 효과적인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활’이 가진 캐릭터 육성의 재미다. 여기에 전투를 진행하다가 상대에게 마지막 일격을 맞게 되면 상대방이 미리 설정해둔 마무리 멘트가 화면을 채우고, 각 게이머다 각양각색의 멘트를 선보여 이를 지켜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게다가 전투에 졌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아껴둔 골드를 확률 적으로 강탈할 수 있어 소심한 복수를 꿈꿀 수 있다.
‘활’은 카카오 게임이 가진 특성 중 하나인 별도의 코인을 활용해 전투를 진행한다. 황금 화살 한 발에 전투를 한번 치를 수 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전투를 통해 화살을 모두 사용하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었던 것이 단점으로 자리했었다. 그러나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게임 모드가 도입됐다. 바로 보스 레이드다.
보스 레이드는 기존 대전이 황금 화살 한 개를 소모해 전투를 치렀던 방식과 달리 게임을 통해 획득한 마패를 가지고 게임을 진행한다. 보스는 연승중인 게이머에게 일정 확률로 등장하고, 보스 레이드는 각 보스에 맞춰 일정 인원이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기존 승부를 가리는 대상이 됐던 지인들이 보스를 물리치기 위해 협동해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보스전에서는 게이머들간의 협동이 중요하다. 보스 전투에도 실시간으로 참여한 전투에서 지인들과 아이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더욱 빠른 보스 레이드를 펼칠 수 있다. 보스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면 뛰어난 보상을 받게 되고, 보스를 처음 발견한 게이머는 더욱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보스 레이드 전용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구슬을 획득할 수 있으니 친구가 보스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면 꼭 도와주는 미덕을 보여야 하겠다.
‘활’은 뛰어난 장비를 갖췄다고 해서 무조건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장비를 갖췄대도 공격을 맞춰야 승리할 수 있고 강력한 헤드샷을 허용한다면 전투에서 언제든지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장비와 실력을 함께 겸비한다면 일석이조지만 단순히 캐릭터가 강해졌다고 나 자신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을 먼저 키우고 적절한 골드를 구매한다면 기마민족 고구려의 모습을 게임에서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
‘활’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기자기하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작품들과 달리 투박한 그래픽과 스마트폰의 중력 센서를 이용한 불편한 조작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반면 상대방에게 화살을 명중 시키기 위한 재미와 대전의 재미를 극대화 시켜 게이머의 마음을 꿰뚫었다.
활이 주는 전투의 긴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사나이의 승부와 협동이라는 매력에 빠져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