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좀비 액션활극,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언베일드 에디션

좀비 호러 장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최신작이 등장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이제는 영화 제목이자 북미판 타이틀인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한데, 1995년의 처녀작 이후 다양한 기종으로 많은 타이틀이 등장해 발매국인 일본 이외의 국가들에서도 널리 알려진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되었다. 3DS 원작의 이식작인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 언베일드 에디션 HD화는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알아보자.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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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스크린샷

3DS게임의 콘솔, HD이식작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 언베일드 에디션(이하 바하RUE)는 2012년 1월에 발매된 3DS판의 이식작으로 HD기로 넘어오면서 멀티플랫폼화가 진행되어 PS3, XBOX360, PC, WiiU등의 현세대기 모두에게 이식되었다. 다른 시리즈들과는 노선을 달리하는 바하RUE의 특징으로는 일반적으로 장소 구분으로 나뉘어졌던 이전 시리즈들과 달리 마치 TV시리즈 진행처럼 에피소드별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에피소드 시작 시 앞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지금까지의 이야기”형식으로 설명해준다.

주인공이 2명으로 고정되어있던 이전 시리즈들과 달리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주인공을 조작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는 난파선에서 조난당한 질에게 맞춰져 있으며, 시리즈상 스토리 시간대는 4~5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일어자막 영문음성이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일본어를 기본으로 한 6개국어 음성 및 자막이 수록되어 일본어로 말하는 질과 크리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바이오하자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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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조작법으로 변경
원작 자체가 3DS라는 휴대용 기기였기 때문에 조작체계 변경은 바하RUE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하자드 4~5식 카메라 워크에 무빙 샷이 추가된 형식으로, 가장 많은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원작인 3DS시절 확장 슬라이드 패드가 없으면 무빙샷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구하기도 힘든 확장 슬라이드 패드를 구하기 위해 고생한 게이머들의 불만을 반영했다. 그리고 스토리모드나 레이드모드에서 입수하는 커스텀 파츠를 이용한 무기 강화가 다양해져 무기개조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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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도 더 자주 쓰는 제네시스 시스템
회복 아이템의 단순화가 이루어져 허브가 그린 허브 한 종류로 고정됐다. 따라서 허브 조합 시스템은 삭제. 허브 하나면 아무리 큰 대미지를 입은 상태여도 체력이 모두 회복된다. 인벤토리 부족으로 고생할 일이 줄어들었다. 다른 게임이라면 서브웨폰에 해당하는 자리에 스캔 모드 '제네시스'를 사용하는 버튼이 추가됐다. 바이오 쇼크의 스캔을 생각하면 바로 감이 올 것이다. 스캔할 때마다 올라가는 달성도를 이용, 적을 100% 스캔하면 허브가 1개 추가된다. 또한, 다른 시리즈들과 비교해 총알을 비롯한 아이템 수가 매우 부족한 바하RUE이기 때문에 제네시스를 활용해 숨겨진 아이템을 찾아야 하며 이벤트 아이템, 숨겨진 요소도 모두 이것을 활용하게 되어 무기보다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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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눈물나는 난파선 탈출기
이전까지 저택이나 특정 지역을 탈출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달리 각 챕터마다 다른 주인공으로 다른 지역을 탐험해 스토리의 단서를 찾아가는 도입부와 메인이 되는 질 발렌타인의 호화 여객선 탈출의 2가지로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질과 크리스 외에도 생판 처음 보는 동료들도 잠시나마 플레이어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다. 메인이 되는 호화 여객선 내부는 바이오하자드 1의 대저택처럼 밀폐된 양관 풍의 인테리어로 이루어져 있어,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 캡콤의 의지가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크리스를 위시한 동료들의 모험 부분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쉬운 난이도인 반면, 메인이 되는 질의 호화 여객선 탈출기는 난이도에 상관없이 눈물이 나도록 어렵고 적들은 모두 철갑거북 유전자를 이식했는지 하나같이 단단하다. 항상 총알이 부족하므로 게이머들은 필연적으로 명사수로 거듭나게 되거나 날아다니는 패드를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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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의 HD 리마스터판의 정석을 보여주다
최근의 캡콤 리마스터판 게임답게 주요 등장인물 외에는 그래픽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따라서 3DS의 것을 그대로 갔다 썼기 때문에 배경 그래픽이 매우 구리다. PS2 시절의 그래픽을 생각나게 하는 수준. 그리고 난이도가 대폭 상승해 이전까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어지간히 적응력이 좋지 않고서는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난이도 상승은 스토리모드뿐 아니라 게임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레이드 모드도 덩달아 어려워져 그만큼 더 많은 숙련도를 요구하게 된다. 이것도 부족하다 생각했는지 3DS판의 최고 난이도였던 HELL 대신 그보다 더 어려워진 INFERNAL 모드도 추가되어 캡콤의 새디스트적인 면을 듬뿍 맛볼 수 있게 됐다. 아예 어렵게 만들기로 작정한 듯.

다행인 점은 3DS판에 없던 신규 몬스터 및 레이드 모드용 캐릭터가 추가되고, 기존 캐릭터에 신규 코스튬 등의 추가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캡콤 게임답게 DLC 역시 추가되어 레이드 모드용 캐릭터 및 스토리와 레이드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 팩 등이 지금까지 나온 DLC들이다. 게임 난이도 자체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높기 때문에 이런 DLC들은 정신건강을 위해 거의 필수적으로 지르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완전판 상법 덕분에 3DS판을 미리 구입한 게이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팽배해졌다.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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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이었던 원작을 '완전이식'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은 높은 완성도의 게임이다. 스토리는 다소 뻔하지만 바이오하자드 6처럼 지나치게 액션 지향으로 가지 않으면서 기존 시리즈의 단점을 개선해 조작 편의성은 확장 슬라이드라는 방법으로 높이면서, 액션 어드벤처로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굳건히 지킨다는 느낌이었는데, 바하RUE는 그래픽도 구리면서 실질적인 모드 추가나 신규 스토리는 전무하고 최근의 캡콤 게임다운 단지 완전이식 정책을 몸으로 보여준 게임이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높지만 이는 원작인 3DS판의 완성도이며. 몇몇 고 난이도에 목숨 거는 게이머들이나 만족시킬 수 있을법한 INFERNAL 난이도의 추가와 확장 슬라이드 패드 없이 자유로운 무빙 샷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정도가 바하RUE 고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3DS판을 해봤다면 신규 캐릭터 몇명 때문에 굳이 투자해야 하는가?”하는 물음은 게이머 개개인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끝으로, 3DS판은 휴대용 기기의 한계가 있음에도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바 있다. 휴대용 기기용 수작을 캐릭터만 HD화 시킨 ‘완전이식’. 이것이 바하RUE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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