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캐릭터의 등장!' 색다른 재미로 무장한 '니어: 오토마타'
게임명: 니어: 오토마타 (NieR: Auyomata)
개발사: 플래티넘게임즈
유통사: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게임 '니어: 오토마타'(이하 오토마타)는 2002년 스퀘어에닉스가 출시한 '드래그 온 드라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게임 '니어 레플리칸트'의 공식 후속작이다. E3 2015 당시 '니어 뉴 프로젝트'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던 작품이다.
2010년 출시된 레플리칸트는 드래그 온 드라군3 편의 E 엔딩을 기준으로 이어지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 세계를 넘어 신주쿠로 온 카임이 최종보스 '모체'와 벌어는 결전을 다루고 있다. 개발사 캐비어(Cavia) 특유의 암울한 이야기와 독특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게임으로 기억 남는다.
당시 독특했던 점은 다수의 회차를 플레이 해야 추가적인 엔딩, 어떻게 보면 엔딩의 확장을 경험하는 방식과 슈팅과 액션이 혼합된 게임성,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들의 양립이 만들어내는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 전개 등이었다. 물론 게임 자체의 특색이 너무 강해 마니아 게임으로 남게 됐다.
당시 이 게임은 다른 문명 간의 대립을 '언어의 난제로 인한 비극'으로 해석해 꽤나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후속작이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에 대해서도 고민했고, 더 괜찮은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후속작이 나오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E3 2015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본격적인 정보는 2016년부터 나왔다. 전작이 가졌던 특징들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좀 더 이해하기 쉬운 방향성의 전개, 그리고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뛰어났던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토마타는 사실 판매량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된 결정이었다.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식은 마니아들에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당시 쏟아지던 일본식 액션 RPG, 또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과 경합했을 때는 라이트 게이머를 흡수하긴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오토마타는 당시보단 조금 쉽게, 그리고 액션의 비중을 살리고, 몰입하기 좋은 캐릭터를 반영해 지금의 모습의 게임을 탄생 시켰다. 전작을 해본 게이머라면 알겠지만 배경과 색감은 다소 비슷해도 추구하는 느낌 면에서는 확실히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전작의 엔딩 이후 남겨진 세계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사실 언급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기계 문명이 자리 잡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 투입된 '안드로이드'가 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관 자체에 대한 언급은 3회차 이상의 엔딩을 본 입장에서만 확인하는 것이 좋다. 회차에 따른 엔딩의 변화는 매우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아예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넘어갈 예정이다.
오토마타는 전작이 가졌던 특징을 좀 더 라이트하게 풀어냈다. 액션은 조합에 따라 화려하게 나가도록 했으며, 슈팅 구역이나 퍼즐 구역, 미니 게임 구역 등 플래티넘 게임즈의 특유의 아기자기한 매력들도 가득 들어 있다.
액션 부분은 '데빌 메이 크라이' 또는 '베요네타'의 중간 느낌이었다. 매우 빠르지는 않지만 버튼의 입력 속도, 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콤보가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물론 오토마타 특유의 액션으로 평가하고 싶지만 매우 개성이 강한 액션이라고 말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재미 없는 건 아니다. 캐릭터마다 개성도 충분하며, 시원한 타격감과 화려한 연속기는 몰려드는 적과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BGM 속에서 극대화된 장점으로 발휘된다. 특히 반격기나 회피 이후 빠르게 몰아치는 액션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손맛을 제공한다.
특이하게도 오픈 필드 방식에서 횡으로 변경돼 진행되는 시점 플레이가 있는데 묘한 느낌을 준다. 게임 내에 시점이 고정돼 있는 경우가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의미에선 신선한 시도, 어떤 느낌에선 좀 의외라는 느낌을 준다. 이 부분들은 마냥 꼭 재미있다고 보긴 어려웠다.
슈팅과 퍼즐, 그리고 미니 게임은 게임 자체를 즐기는 재미를 높여주는 포인트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하지만 슈팅 부분은 다소 지루한 느낌도 들고, 왠지 상황에 맞춰 억지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는 슈팅 부분이 게임 본편에서 큰 역할보단 지나가는 상황 정도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슈팅 부분을 재미있게 즐기는 분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단점이라고 평가하긴 보단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최근 리뷰를 썼던 NBA 플레이그라운즈의 무작위 점수 미션과 같은 느낌이었다. 아마 액션 부분인 슈팅보다 더 큰 재미를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비주얼 측면이다. 게임의 그래픽은 매우 아름답고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여기에 아름다움과 개성을 극대화 시킨 멋진 캐릭터들 (특히 2B)의 모습은 독특한 색감 속 배경에서도 그 특유의 느낌을 잘 유지한다.
캐릭터들에 대한 자세한 언급 역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언급은 자제할 예정이다. 이들의 존재 자체가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안드로이드로 지구로 내려온 2B나 주인공과 함께 오랜 시간 모험을 떠나는 9S 등은 괜찮을 것 같다.
이들은 독특한 외형 때문에 눈길을 끌지만 사실 인간과 안드로이드 2가지의 성격을 교묘하게 결합해놓은 행동과 대사 등에서 더욱 이목을 사로잡는다. 특히 뭔가 아는 듯 마는 듯한 찰진 대사들의 향연은 독특한 재미 요소임이 틀림이 없다.
이 외에도 게임 내에는 매우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들에 따라 전개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오랜 시간 즐겨 볼만한 충분한 재미를 안겨주며, 엔딩 이후에도 더 많은 걸 기대하게 만든다. 간만에 캐릭터와 배경, 이야기가 잘 혼합된 느낌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이와 함께 BGM 역시 매력적이다. 전투 상황, 아니면 퍼즐, 슈팅, 그냥 일상적인 상황들 모두에서 적절하고 분위기를 상기 시켜주는 음악이 귀를 즐겁게 만든다. 여기에 성우들의 열연도 더해져 귀로 즐기는 재미 역시 어느 수준 이상을 느끼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정리하면 오토마타는 전작, 그리고 시리즈가 가져왔던 마니아 요소를 좀 더 라이트하게 바꿔 대중까진 아니어도 좀 더 폭넓은 게이머를 공략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 그러면서도 단순하고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들을 다양한 시도로 최소화 시켜 게임성을 높였다.
최근 원 패턴 방향의 게임들이나 이야기나 세계관 등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게임들이 많았지만 오토마타는 전 세계 게이머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아마 올해 상반기에 나온 명작들과 함께 분위기를 주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너무 많은 장르의 혼합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본다. 이 게임은 느긋하게 오랜 시간 꼽씹으면서 즐길 수 있는 게이머라면 더할 것 없이 좋은 게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