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어스만의 매력으로 뭉친 '기어스 택틱스'
출시 당시 3인칭 슈팅(이하 TPS)장르 시장을 뒤흔든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가 턴제 전략 장르인 택틱스 게임으로 돌아왔다. '기어스 택틱스'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을 대표하는 화끈한 전기톱 액션과 한 수 한 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택틱스 장르의 결합을 전 세계 많은 게이머가 기다려왔고 국내 시장에 29일 출시 된다.
게임은 기어스 시리즈 4편과 5편을 개발한 더 코얼리션이 개발을 맡았다. 더 코얼리션은 택틱스 장르를 통해서도 '기어스 시리즈'가 가진 재미를 전할 수 있는 게임을 완성해냈다. 동종 장르 게임인 엑스컴에 기어스 시리즈의 껍데기를 입힌 게임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기어스 택틱스'는 확실히 자신만의 재미를 갖췄다.
먼저 일반적인 택틱스류 게임에서 만나기 힘든 완성도 높은 스토리다. '기어스 택틱스'는 원작의 12년 전 이야기를 그린 프리퀄이다. 5편의 주인공인 케이트 디아즈의 아버지 게이브 디아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게이브 디아즈는 사건에 휘말리고, 이번 게임에서 게임의 최종 보스인 우콘을 물리치기 위해 동료들을 만나고 힘을 모으게 된다.
3개의 액트가 준비됐고, 액트마다 다양한 7~8개 정도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보스 전투 등에 앞서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기어스 시리즈, 특히 5편을 즐긴 게이머라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큰 하나의 목적을 두고 스테이지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는 일반적인 택틱스 게임과 다르다.
게임 플레이도 기존의 게임과 확실히 다른 '기어스 택틱스'만의 맛이 살아있다. 가장 큰 차이점인 기어스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기톱(체인쏘) 활용이다. 전기톱을 활용해 적을 물리치거나 HP를 모두 잃어 생사의 경계에 놓여 있는 적을 처형하면 공격을 펼친 유닛을 제외하고 행동 횟수를 추가로 얻는다.
'기어스 택틱스'에서 유닛은 1턴에 3개의 행동 포인트가 주어지며, 이동(거리에 따라 소모치 다름)이나 공격, 장전, 경계, 스킬 활용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주어진 행동 포인트 내에서 최대한 많은 적을 물리치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톱이나 처형을 잘 활용하면 2턴에 걸쳐 진행해야 할 일도 딱 1번의 턴의 해결할 수 있으니 플레이가 수월해진다.
특히, '기어스 택틱스'는 적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E-홀을 열고 바닥에서 올라오고 하늘에서 내려오기도 한다. 난이도 좀 높이면 정말 이 정도로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도전과제 중 적을 1만 명 물리치는 것이 있을 정도다. 추가 행동을 얻어서 나쁠 것은 없다.
다양한 캐릭터 육성과 커스터마이징도 강점이다. 게임의 임무에는 4명의 캐릭터가 참가하며, 게임에는 '전위병', '정찰병', '중화기병', '지원병', '저격병' 5개 클래스의 유닛이 등장한다. 각 클래스마다 특징이 확실하고 같은 클래스도 다른 방향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어떤 유닛을 데려가는지에 따라 스테이지 공략법이 달라진다. 물론 게이브 디아즈와 같은 주인공 캐릭터들은 간부로 별로 분리되어 꼭 참여해야 하는 전투가 있다.
한 임무에 전투 참여 캐릭터가 4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하나의 유닛은 한 챕터에서 한 개의 임무만 참여할 수 있다. 게임의 중반을 넘어가면 한 개의 챕터에서 3개의 임무를 클리어해야 하므로 다양한 캐릭터 육성은 필수다. 틈틈이 동료 영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게임 내에 연구 등의 시스템은 없지만, 주어진 임무를 해결하고 맵 곳곳에 마련된 상자 회수를 통해 무기나 방어구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캐릭터 자유롭게 꾸미는 시스템을 더했다.
'기어스 택틱스'에서 만날 수 있는 거대보스와의 전투도 빼놓을 수 없다. 거대한 보스와의 전투는 턴 방식의 택틱스로 준비됐음에도 긴박감이 살아있다. 특히, 보스와 사투에도 적들이 끊임없이 몰려오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또한, 기어스 택틱스는 일반 턴제 전략과 달리 체크포인트 시스템을 활용했다. 실수해도 돌릴 수 없다. 클릭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실수하면 체크포인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과거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 중 특정 구간을 돌파하지 못해 체크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했던 악몽이 떠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난이도를 높이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조용히 챕터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외에도 뛰어난 수준의 그래픽과 연출 등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그래픽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이미 합격점이며, 최적화도 나쁘지 않았다. 아울러 전기톱 액션이나 적의 큰 공격이나 움직임 등에 연출화면을 구성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간혹 시점 버그가 괴롭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게임의 볼륨도 칭찬할만하다. 메인 스토리만 즐겨도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30시간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게임 클리어 이후에도 베테랑 모드에서 계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굳이 다회차 플레이에 도전할 필요 없이 내가 육성한 캐릭터로 계속해서 게임을 이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요원 구출, 상자 획득, 상자 지키기, 특정 목표 폭발 등 임무의 구성아 단조롭다. 게임 좀 플레이하다 보면 또 이건가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임무마다 일부 스킬 활용이나 대미지 감소 등의 조건이 걸려있어 완벽히 같은 스테이지는 없다. 과자로 치면 프링글스 오리지널, 프링글스 어니언, 프링슬르 핫앤스파이시, 프링글스 치즈, 프링글스 할라피뇨 등이 마련됐으니 입맛에 맞는 대로 즐기라는 식이다.
'기어스 시리즈'는 엑스박스 진영을 대표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어스 택틱스'는 PC를 가장 염두에 두고 개발한 작품이다.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키보드 마우스 조작이 패드에 비해 상당히 편리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서비스에 돌입한 게임패스 얼티밋에 많은 게이머를 끌어들일 충분한 미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