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브박스의 박정우 대표 “다크워터는 1인 개발자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게임”
"1인 개발을 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한 결과 다크워터를 유저들 앞에 선보이게 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거대 게임사들의 각축장이 되어 버린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 개발사로 생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프로그래밍, 디자인, 최적화 등 개발 단계의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란 더욱 벅찬 것이 사실.
데브박스의 대표이자 1인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우 대표는 국내서 내노라 하는 게임사에서 재직했지만,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하고자 이 험난한 길로 뛰어든 인물이다.
1인 개발자로 온갖 고생을 했다는 박 대표의 첫 작품인 '다크워터'(DARK WATER)는 점프와 활을 이용한 액션을 사용하여 수많은 장애물과 적들을 물리치는 손녀와 할머니의 모험을 담은 횡스크롤 방식의 독특한 분위기를 품은 작품이다.
특히, 다양한 능력을 지닌 스킬을 활용해 적을 처치함과 동시에 다양한 퍼즐을 풀어나가는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와 할머니를 옮겨야만 스테이지를 해결할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점을 인정받아 '다크워터'는 지난 7월 2일 막을 내린 유니티 기반 최고 우수 콘텐츠를 가리는 ‘MWU 코리아 어워즈 2020’에서 베스트 인디상을 수상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점점 더 생존이 어려워지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1인 개발자로 활약 중인 박정우 대표는 어떻게 이 게임을 만들 수 있었을까? 박 대표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데브박스의 대표이자, 1인 개발자로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대표라고는 하지만, 직원이 한명이라 소개하기가 부끄럽다.(웃음) 원래 큰 회사에서 디자인 파트를 맡아 게임을 만들다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나와서 게임을 만들게 되었고, 그 결과물이 '다크워터'다.
Q: 요새 흔치 않은 1인 개발사다. 개발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A: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어려웠다. 프로그램, 디자인도 쉬운 것이 없고, 시간을 투자해서 해결하기는 하는데, 제일 고민된 것은 ‘Q&A‘ 즉 테스트였다. 개인적으로 1인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테스트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생각해서 괜찮다고 생각한 난이도와 유저들이 받아들이는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히 몇몇 스트리머 분들이 어떻게 게임을 알고, 플레이해 주셔서 게임 구성에 도움이 많이 됐다.
Q: 다크워터의 컨셉과 콘텐츠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A: 게임 시나리오는 간단하게 저주받은 마을에서 이를 풀기 위한 노력하는 손녀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함정과 적들을 헤치고 특정 지역으로, 이동시키면 스테이지를 완료되는 식이다. 스테이지가 계속될 수록 액션이 추가되며, 캐릭터 능력을 높일 수 있고,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액션 게임 스타일의 작품이다.
Q: 왜 동료로 할머니를 선택했는지?
A: 원래부터 주인공과 같이 다니는 동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할머니를 갑자기 떠올렸다. 처음 게임을 접하는 이들이 싫어하지 않을 만한 캐릭터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고, 이 소녀와 유대감이 있을 법한 동료가 할머니라고 생각해 이를 게임 속에 구현했다.
Q: 어떻게 '매트로배니아 스타일'의 게임을 구상하게 되었고, 강한 영향을 준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정확히는 스테이지 형식의 작품인데, 계속 모바일 게임만 만들다가 PC 패키지 방식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 구상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많은 횡스크롤 형태의 게임을 구매해서 해봤는데 너무 훌륭했고, 난이도가 어려운 게임도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길을 찾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주목한 부분은 밸런스로, 억지로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아닌 재미있게 게임에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악했다.
Q: 유니티 어워드에 입상했다 소감을 듣고 싶다.
A: 솔직히 생각치도 못했다. TOP 24에 오른 게임을 다 확인했는데, 퀄리티가 뛰어나서 마음을 접고 있었다. 이러던 중 ‘베스트 인디상’을 주셨는데, 상당히 놀랬고, 이 상에 어울리는 퀄리티를 가진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Q: 게임 개발에 유니티가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A: 많은 부분에서 유니티가 도움을 줬다. 원래 회사에서 직종이 애니메이터여서 게임 개발 엔진을 접할 수가 없었는데, UI 프로그래밍을 유니티 에셋 스토어를 통해 구입하고,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게임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큰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기초 부분에서 유니티의 에셋과 커뮤니티 등의 기능이 초보자들에게 맞춰져 있어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됐다.
Q: 공식적인 출시 일정과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A: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후원을 통해 유저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고, 제공할 수 있는 텀블벅을 생각 중이다. 후원자들이 스팀에 접속하면 스팀 페이지에 게임이 노출되는데,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스킨 등을 별도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게임 출시는 9월에서 10월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고려 중이다. 다만 10월에 게임 제작이 끝나도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출시는 2달 후 정도가 되어 스위치 버전은 다소 늦을 것 같다.
Q: 최근 국내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인디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A: 인디 생활을 하다 보면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재정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혼자서 모든 걸 하다보니 퀄리티를 높이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어 발전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정보인데, 혼자서 게임을 만들다 보면 새로운 정보에 둔감해질 수 밖에 없고, 좋은 정보를 알기 어렵다. 아트 부분도 전문가와 함께하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다음 작품은 다른 사람이나 팀과 함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유저들이 이 게임을 어떻게 즐겨줬으면 했는지 궁금하다.
A: 다크워터는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임이다. 다크워터를 플레이하며, 플랫포머 게임의 재미를 많이 알아봐 주셨으면 한다. 깊게 느껴주셨으면 한다.
Q: 앞으로의 각오를 듣고 싶다.
A: 아무래도 애니메이터를 주력으로 하다 보니 독특한 아트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 국내에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담긴 게임이 드문데, 이를 중점으로 한국풍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일본 게임들이 사무라이나, 닌자 등 일본 문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으로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처럼, 한국의 문화를 아트 쪽으로 풀어낸 신작을 개발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