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리드 스타즈’의 진승호 디렉터 "스위치 개발에는 일본어 능력자가 필요해”
라인게임즈의 야심작 '베리드 스타즈'가 정식 출시됐다.
2018년 12월 라인게임즈의 미디어 간담회 'LPG(LINE Games – Play – Game)에서 처음 공개된 '베리드 스타즈'는 2020년 발매를 목표로 라인게임즈의 '스튜디오 라르고(Studio LARGO)'에서 자체 개발 중인 게임으로, '검은방'과 '회색도시' 시리즈를 개발한 진승호 디렉터의 첫 번째 콘솔 타이틀이다.
'커뮤니케이션X서바이벌' 어드벤처를 표방하는 이 게임은 캐릭터들간 관계와 심리 변화를 통해 유저의 결정에 따라 엔딩 내용이 달라지는 이른바 '멀티 엔딩'을 적용, 2D 캐릭터와 3D 배경의 그래픽과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의 조화가 특징이다.
특히, PS4를 비롯해 닌텐도 스위치 그리고 PS 비타에 이르기까지 총 3기종의 콘솔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발매와 동시에 실물 패키지 판매량 역시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을 개발한 진승호 디렉터는 이 베리드 스타즈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지난 27일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어드벤처 게임을 지속적으로 제작 중이다. 특정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A: 먼저 프로덕션(회사)의 규모가 최대 10명이었다. 이정도 규모에서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어드벤처 장르 이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Q: 첫 콘솔 게임이다. 개발 중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국내 게임이 콘솔로 개발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베리드 스타즈가 다른 것은 한정판을 내놨다는 것인데, 굉장히 특이한 경험이었다. 다만 준비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기존 게임 출시 과정과 다르기 때문에 패키지를 낼 생각이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출시에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신다. 한가지만 말씀 드리면, 닌텐도와 일을 하려면 일본어를 하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이것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웃음)
Q: 원론적인 질문이다. 베리드 스타즈를 콘솔 플랫폼으로 개발한 결정적인 이유는?
A: 첫 번째는 라인게임즈의 김민규 대표가 “콘솔로 만들어 보면 어때요?”라고 제안한 것이 었다. 두 번째는 절박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규모 개발팀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진입하기 어려웠다. 전작들을 통해 자리를 확인했는데, 들어갈 구멍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베리드 스타즈’를 처음 구상했을 때 어떻게 BM을 잡을지 정말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콘솔로 가자는 말에 이 부분이 다 해결됐다.
Q: 지스타 2019에서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정식 버전에서는 어떻게 다른지?
A: 지난해 공개한 시연버전은 게임의 가장 앞부분이었다. 게임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상태여서 텍스트 폴리싱에 전념했다. 이외에도 카메라 연출, 스토리 연출 그리고 더빙을 효과 등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었다.
Q: 베리드 스타즈의 한정판이 큰 화제가 되었다. 한정판을 구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우선 실물 패키지를 만드는 것에 로망이 있었다. 라인게임즈 분들과 다 같이 구성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결정을 해서 충무로에 있는 인쇄소에 달려가서 감리는 보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한정판 패키지 역시 라인게임즈에서 먼저 제시를 했고, 내부에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나눠 열심히 작업했다.
Q: 본인이 느끼는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인터페이스의 개념 자체가 다르다. 모바일은 터치가 중심이지만, 콘솔은 패드가 중심이다. 손으로 찍는 것을 패드로 옮기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문법 자체가 다르다.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 터치는 마우스와 비슷하지만, 패드는 구성이나 적용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Q: 스토리 위주의 추리 게임을 많이 만들었다. 이번 베리드 스타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기존 게임은 ‘방탈출’이 기반이었는데, ‘베리드 스타즈’는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가 기본이다. 때문에 대화 선택이 가장 크게 작용하며, 게임을 진행하는 가장 큰 요소다. 기존 게임들이 스토리를 따라간다면, ‘베리드 스타즈’는 선택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진행해야만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다.
Q: 닌텐도 스위치와 PS 비타 그리고 PS4 버전을 동시에 개발했다. 어떤 차이가 있나?
A: 가장 큰 차이점은 성능에 따른 퍼포먼스 차이다. PS4가 가장 좋았고, 스위치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비타는 생각보다 너무 사양이 낮았다. 때문에 따로 최적화를 진행했고, 비타 버전은 일본어 음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Q: PS 비타로 게임을 출시했다. 후회는 하지 않았나?
A: 처음 베리드 스타즈를 공개할 때 비타 버전을 만들겠다고 공언을 해서 비타 버전을 만들었는데, 역시 사람이 발언에 있어서 신중해야 된다고 느꼈다.(웃음) 처음 게임을 발표했을 때까지만 해도 현역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운용되는 기기였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왔기 때문에 휴대용기기로 플레이하는 체험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개발을 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서 정말 애를 써서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플랫폼 사양을 신중히 검토한 뒤에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느꼈다.
Q: PS 비타로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반응이 뜨거웠는데?
A: 처음 발표를 했을 때는 비타로도 게임이 나온다 정도였는데, 이게 년도 마다 반응이 달라졌다. 그 사이에 기체 생산도 중단됐다 보니 “안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반응이 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Q: 상반기로 예상된 게임 출시일이 늦어졌다. 이유가 궁금하다.
A: 코로나 이슈가 있었다. 한정판을 만들다 보니 해외에서 오는 물건이 많았는데, 코로나 사태로 물건이 제대로 도착을 못하는 이슈가 생겼다. 여기에 패키지 생산도 차질이 조금 있었다. 물량이 확보되고 난 뒤에 발매일을 결정해야 하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아 발매일을 확정하기 어려웠다.
Q: 일본어 음성이 추가됐다. 어떤 과정으로 일본 성우를 발탁하게 되었나?
A: 일본 시장의 경우 성우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있어서, 이 부분을 중점으로 캐스팅을 진행했다. 일본어 음성의 경우 에이전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성우마다 에이전시가 있어서 협상 과정을 거쳤다. 내부에서도 인선을 했는데, 에이전시에서 이 인선을 검토하고, 의견을 내줘 이를 바탕으로 캐스팅을 했고, 캐릭터에서 원했던 느낌의 성우를 캐스팅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Q: 베리드 스타즈는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다. 스트리밍 정책은 어떻게 고민 중인가?
A: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서 스트리밍 정책을 공개했다. 이전부터 스토리가 있는 장르가 있는 게임을 만들다 보니 스포일러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한번은 검은방 2편의 티저 영상을 올리자 마자 댓글에 “범인은 누구다”라고 달아서 황당한 적도 있다. 알고 보니 체험단 중 한 명이 욕망을 참지 못하고 한 일이었다.(웃음) 현재 스트리밍이라는 방식이 게임을 소비하고, 즐기는 방식의 한 주류가 됐고, 마냥 금지해도 효력도 없고, 흐름에 대항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베리드 스타즈’는 게임을 진행을 하다보면 “여기서부터 다시 보기 업로드가 불가능합니다”라고 표시되는 구간이 뜬다. 생방송 스트리밍으로는 게임을 끝까지 즐길 수 있지만, 다시 보기 업로드는 제한적으로 하시는 것을 부탁드린다.
Q: 예약 구매의 판매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이를 예상했나?
A: 물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안다. 유통이나 여러 가지 사안이 엮어있었고, 얼마나 팔릴지 예상하기 어려워 물량을 무턱대고 찍기 어려웠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게임에 비해 부족하게 찍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약 판매량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개발하는 콘솔 게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크셨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궁금하기는 한가보다”라고 느꼈다.(웃음)
Q: DLC 계획도 있는지?
A: 구조적으로 DLC를 생각하지 않고 개발했다. 여기서 이야기를 더 늘려 나가는 것도 이상하게 확실하게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Q: 전작들의 스토리를 혼자 구상한 것으로 안다. 이번 작품도 혼자서 게임을 구상했나?
A: 전작들은 서브 시나리오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었다. ‘베리드 스타즈’의 경우 SNS나 대화가 많아서 기획을 하는 분이 기본적인 뼈대를 만들어 놓으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키워드가 30개라고 하면 150개 대사가 나와야 할 정도로 대화가 워낙 많아서 혼자서 했다면 아직도 만들고 있었을 것 같다.(웃음)
Q: 2차 창작의 허용범위는 어디까지로 생각하나?
A: 하시더라도 원작자의 권리는 지켜주셔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웃음) 어떤 가이드가 있고 그런 것은 없다.
Q: 게임 출시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A: 이런 날이 온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출시 전까지 “기대를 하고 계실까? 이대로 묻히는 것 아닐까?” 정말 걱정했지만, 게이머들이 보여주신 관심에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흥행은 머리에 힘을 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했다. 길고 어렵게 만든 작품인 만큼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