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랜덤다이스' 불법 프로그램 극성..서비스 반 포기 상태로 내몰려
인디게임 성공신화의 주역인 국내 게임 개발사 111%가 '랜덤다이스' 불법 프로그램을 막지 못하면서 서비스 반 포기 상태로 내몰렸다.
'랜덤다이스'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게임성을 갖추진 못했지만, 특유의 랜덤성으로 인한 전략적 게임성과 또 게이머들끼리 협력 플레이를 통해 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개념을 도입해 성공한 국내 대표 인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중견 게임사들이 대형 RPG들을 동원하고 백억 원 단위의 마케팅을 써서 국내 상위권을 휩쓰는 가운데, ‘랜덤다이스’는 게임성으로 승부하면서 당당하게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권~30위권에 위치한 캐주얼 디펜스 게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이 '랜덤다이스'는 최근 극심한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매크로' 프로그램은 ‘자동 협동전’을 무한대로 계속 돌리게 하고, 자동으로 광고 보고 닫기를 지원하며 카드 상자 열기, 그리고 나아가 부 캐릭터와 동시에 돌리는 것도 지원할 정도로 발전되어 있다.
문제는 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면 일반 게이머들이 한 달은 플레이해야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카드와 골드를 하루만에 수급할 수 있다는 점과, 이 프로그램을 구하고자 하면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네이버, 구글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간단히 검색만 해도 ‘랜덤다이스’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유튜브에서는 ‘랜덤다이스 매크로 만드는 법’ 등이 공유되어 2천회 이상의 조회수가 나올 정도로 불법이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게이머들의 불만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랜덤다이스’ 12 등급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준(서울시 관악구) 씨는 “보통 50단을 클리어했을 때 협동전에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내가 전략적으로 싸우는 동안 놀고 있는 매크로 플레이어를 만나면 화가 난다. 내가 왜 저 녀석을 위해 게임을 열심히 해줘야 하지? 하는 생각과 함께 게임을 접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협력 플레이는 하루에 정해진 5번 밖에 진행할 수 없고, 추가로 진행하려면 광고를 봐야한다. 매크로를 돌리지 않는 정상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귀중한 성장 기회를 날리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다. 이같은 상황에서 게이머들은 111%의 행보가 ‘너무 안일하다’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
111%가 중소 게임사이고 ‘랜덤다이스’가 워낙 간단한 조작성과 게임성을 갖춘 탓에 불법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게이머들은 “개발사가 아무 행동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과연 개선 의지가 있냐”며 성토하고 있다. 아무리 제보를 해도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중인 게이머들이 늘어날 뿐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111%가 글로벌 진출과 차기작 개발에 매달릴 뿐, 국내 시장을 아예 손 놓고 있다는 의견도 재기된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게임산업협회 산하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매월 20일 경에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을 공표하고 있는데, 여기에 한국 게임사로는 유일하게 111%의 ‘랜덤다이스’가 포함되어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미준수 여부를 지키고 있는 동안 111%만 유일하게 7회 동안 어기면서 베짱을 부리고 있는 것.
성공한 인디 게임사이면서 개발자만 90명이 넘도록 성장했지만, 미흡한 불법 프로그램 관리와 함께 기본적인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협조도 무시하면서 111%에 대한 평가는 계속 하향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게이머들의 불만을 누적시키면 향후 차기작이 나왔을 때 누가 111% 의 신작을 좋게 보겠는가.”라며 “돈을 좀 벌었다고 초심을 잃으면 안된다. 하루 빨리 문제를 개선시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111%의 김강안 대표는 "보안업체와 계속 협의해 새로운 불법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도 "대응을 했으며, 다음달에는 명단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