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로나19 시대 크로스 플랫폼과 콘솔 시장 부상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지 1년 반,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업계도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총 12부작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과 시장 분석, 그리고 미래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해봅니다.>
코로나19 시대 게임시장은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앱애니가 IDC와 제휴를 통해 분석한 '2021 게임 스포트라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게임 관련 소비자 지출이 총 2040억 달러(약 23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 19시대 게임시장의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것이 크로스 플랫폼이다. 이는 PC나 스마트폰, 콘솔 게임기 등 다른 기기에서 같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실제 시장에서도 플랫폼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각광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로블록스사의 '로블록스'와 중국 미호요의 '원신'이다. 앱애니의 분석 결과 '로블록스'는 21년 1분기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원신'이 그 뒤를 이어 2위다.
앱애니는 이와 관련해 "플랫폼 간 연결성과 여러 플랫폼에서 진행 상황 및 플레이를 공유하는 기능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고 분석했다.
크로스플랫폼 기술은 과거만 해도 구현이 쉽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 새 기술 발전으로 수월해졌다. 전 세계에서 큰 히트를 기록한 크로스 플랫폼 게임 '포트나이트'를 선보인 엔진 개발사이자 게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는 다른 개발사들이 크로스 플랫폼 게임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크로스 플랫폼 게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도전을 펼치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용 플랫폼 '퍼플'을 선보여 '리니지M', '리니지2M', '프로야구H3' 등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난 6월 29일 출시돼 모바일게임 시장의 터줏대감 '리니지M' 형제를 꺾고 2주를 넘는 시간 동안 1위를 기록 중인 '오딘'도 모바일과 PC 양쪽에 모두 선보여졌다. 오딘은 주간 PC방 순위 14위라는 이례적인 기록도 세웠다. 크로스 플레이가 모바일 중심의 게임이 PC방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미르4'를 모바일과 PC로 선보였고, 엔픽셀도 올해 1월 '그랑사가'를 선보이며 PC용 클라이언트를 따로 내놨다. 대형 모바일게임이라면 이제는 PC용 별도 클라이언트가 제공되는 모습이다. 넷마블 권영식 대표도 크로스 플레이 게임을 미래전략으로 내놓기도 했다.
크로스 플랫폼 전략은 국내 게임사들의 미지의 영역이었던 콘솔 게임 시장으로까지 확대를 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으로 액션스퀘어의 '앤빌'을 꼽을 수 있다. '앤빌'은 탑다운 슈팅게임으로 스팀을 통한 PC 플랫폼과 SKT를 통해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출시된다. 특히, 통신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레이를 지원해 스마트폰에서도 콘솔 게임과 동일한 퀄리티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앤빌'은 테스트 당시 90%가 넘는 이용자가 해외에서 몰리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블레이드&소울2(블소2)'도 빼놓을 수 없다. 김택진 대표는 '블소2'를 발표하는 쇼케이스에서 직접 "(블소2가) PC/모바일뿐만이 아니라 클라우드 콘솔과 같은 크로스 플랫폼에서 동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은 61조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는 2020년 국내 콘솔 게임 시장규모를 8,676억 원으로 추정했으며, 2021년에는 1조 2,037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콘솔 게임 시장에도 협동과 경쟁 등을 가미한 게임들의 인기가 늘고 있어 다수의 MMO 게임을 선보여온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경쟁력을 가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현재 펄어비스가 글로벌 히트작인 '검은사막'에 이어 PC와 콘솔 플랫폼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게임 '붉은사막', 스마일게이트가 자사의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X', 넥슨이 카트라이더의 무대를 콘솔로 넓혀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을 선보일 채비에 한창이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크로스 플레이가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한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의 경험을 콘솔로 확대하고 콘솔 게임의 경험을 모바일로 옮겨내 새로운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