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FC 27', 두 마리 토끼 잡기 쉽지 않네
스포츠게임은 매년 등장하기 마련이고, 매년 비싼 금액을 주고 이용자들이 구매할 만한 매력을 갖추기 위해 단순 로스터 업데이트 최신화 외에도 여러 신규 기능을 선보인다. 지난 9월 25일 정식 출시된 'EA SPORTS FC 27(이하 FC 27)'도 딱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FC 27'에 앞서 출시된 전작 'FC 26'은 게임에 두 가지 프리셋을 준비해 도입했다. 경쟁과 현실이 그 주인공이다. 경쟁 세팅은 기존 FC 시리즈가 보여준 모습과 흡사한 형태이며, 현실 세팅은 바람이나 날씨가 경기에 반영되며, 경쟁 세팅보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느려 현실적인 모습에 가까운 느낌이다.

EA는 대표 콘텐츠인 얼티밋 팀 모드 등은 경쟁 세팅을 유지하고, 커리어나 싱글 플레이 콘텐츠에서는 현실 세팅을 적용할 수 있게 만들어 양쪽 취향을 가진 게이머를 모두 사로잡고자 노력했다. 나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했던 시도라 볼 수 있다.
올해도 경쟁과 현실 세팅을 통해 두 가지 재미를 동시에 전하고 있는 'FC 27'은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또 다른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카드를 내놨다. 새로운 콘텐츠 The Grounds(더 그라운드)를 통해 새로운 소셜 공간과 길거리 축구 같은 느낌을 전하고 있으며, 동시에 게임의 핵심 전통 축구의 재미도 한층 더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신규 소셜 모드 '더 그라운드'는 거리 축구와 스타디움 경기를 잇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다. NBA 2K 시리즈를 즐겨본 이용자라면 '도시(city)' 콘텐츠와 흡사하다고 느낄 수 있는 형태로,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캐주얼 형태의 미니게임 같은 경기와 1:1, 3:3 대결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클럽(Clubs)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피파 17'과 '피파 18'의 스토리 모드에 등장했던 알렉스 헌터나 유명 축구선수 음바페 등이 등장해 주인공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준비해 한층 몰입도를 높였다. 주인공 아바타의 경우 남자나 여자 모두 생성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의 역할을 설정해 즐기면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다만, 새롭게 준비된 콘텐츠이기 때문일까 아쉬움이 좀 남는다. 반가운 얼굴이 등장하는 것에 비해 이렇다 할 스토리를 크게 느끼기는 힘들고, 기본적으로 온라인 소셜 공간이기에 콘솔 기기로는 별도로 온라인 이용권을 구매해야 즐길 수 있다. 소셜 공간에 마련된 미니게임들은 재미는 있지만 굳이 계속해야 할 이유를 크게 느끼기는 힘들었다.
NBA 2K 시리즈의 마이플레이어를 육성해 도시 콘텐츠를 즐기는 것과는 맛이 달랐다. 실제로 FC 27의 그라운드 내 캐릭터가 커리어 모드와 이어지지도 않고 말이다. 여기에 그라운드 모드 내에서도 추가 아이템 구매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과금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더 반갑지 않을 수도 있겠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평소에 즐기던 'FC' 시리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싱글 플레이 중심의 콘텐츠에는 경쟁과 현실 세팅을 각자 입맛에 맞춰 적용해 즐길 수 있고 온라인 중심의 콘텐츠는 경쟁으로 준비됐다.
게임 자체는 제법 만족스러운 느낌을 준다. 경쟁 세팅의 경우 직접 조작하는 수비의 비중을 높였다. AI의 수비보다 직접 조작하는 수동 수비가 역할이 커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는 이용자 몫이 더 커졌다. 이용자의 실력과 판단이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도입된 플레이스타일과 선수 역할을 보완하는 형태의 전술 시스템 등도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현실 세팅의 경우 수비 AI들의 반칙이 상당히 늘어난 느낌이라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경쟁과 현실을 게임 세팅이 아니라 하나로 합친 더 완성된 축구 게임으로 FC 시리즈가 등장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 본다.
경기 연출의 박진감은 여전히 살아 있다. '피파 22'에서 하이퍼모션과 함께 도입된 움직임과 각종 연출은 시리즈가 쌓아온 강점이다. 이번 작품만의 새로운 요소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축구 경기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살리는 데는 여전히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커리어 모드에서 이적도 그저 단순히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이적이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변수가 생길 여지가 있다. 또 감독이나 선수 커리어 모드 현재 라이브 시즌에 맞춰 시작할 수도 있어 응원하는 구단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
얼티밋 팀은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리즈 특유의 재미와 콘텐츠를 갖췄다. 나만의 팀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카드팩의 확률 공개 관련 규제 여파로, 한국에서는 유료 재화인 FC 포인트가 포함된 얼티밋 에디션 판매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달리 추가 과금 없이 즐길 수 있다.
'FC 27'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작품이라 본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 야심 차게 들고 나온 더 그라운드 콘텐츠가 다른 스포츠게임인 NBA 2K 시리즈의 비슷한 콘텐츠에 비해 아직 콘텐츠의 완성도가 엄청나게 좋지 못한 것이 아쉽다.

사실 그리고 1:1, 3:3 등 FC 시리즈가 계속 이어온 길거리 형태 축구가 재미있다면 '피파 스트리트'가 맥이 끊기고 'FC' 시리즈에 다른 모드로 등장할 이유가 있었을까?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일단 축구 플레이 자체의 재미부터 경쟁이나 현실 세팅이 아닌 더 완성된 형태로 완성한 뒤 온라인 소셜 공간이나 추가 즐길 거리 등을 들고 나오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난 이렇게 갈 테니 너희는 알아서 즐겨도 아니고 말이다.
참고로 기자는 '플레이스테이션 5'와 '닌텐도 스위치 2' 버전을 플레이했다. '닌텐도 스위치 2' 버전의 경우 여전히 30fps로 동작해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라이벌 격 게임이라 볼 수 있는 'efootball' 시리즈가 닌텐도 스위치 2에서 60fps의 게임 환경을 구성한 것과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이다. 좀 더 노력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