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잔혹해진 그날이 왔다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Xbox 진영의 희망이었던 ‘기어스 오브 워’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2006년 처음 등장한 ‘기어스 오브 워’는 엄폐물 사이를 내달리는 독특한 스타일의 액션과 전기톱이 달린 총기로 적을 갈아버리는 과격한 액션으로 ‘헤일로’와 함께 Xbox를 구매할 이유로 꼽혔을 만큼 Xbox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기어스 오브 워: E-데이

하지만 초기 3부작 이후 시리즈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았다.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고 전장의 규모를 넓히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했으나, 게임의 완성도가 계속 발목을 잡으며, 시리즈의 힘도 조금씩 약해지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출시된 ‘기어스 오브 워: E-데이’(이하 E-데이)는 묵직하면서도 잔혹한 시리즈 특유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며, 메타크리틱 점수는 87점을 기록하는 등 서서히 내려 앉던 시리즈의 인기를 다시 한번 상승시켜줄 수작으로 등장한 모습이다.

특히, Xbox 진영 게임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한글 더빙이 진행되어 게임이 몰입감을 높였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다.

(단독) 정복임은 모습 최초 공개
(단독) 정복임은 모습 최초 공개

이번 작품의 배경은 1편으로부터 14년 전을 다루고 있다. 지하에서 출현한 로커스트의 대규모 침공으로 인해 세계관의 시작을 알린 ‘이머전스 데이’를 중심으로, 도시 칼로나에서 벌어지는 생존과 저항을 그린다.

‘기어스 오브 워’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 ‘마커스 피닉스’와 ‘도미닉 산티아고’의 등장도 게임의 재미를 더해준다.

초기 3부작에서 이 둘은 로커스트와 전쟁에서 이미 베테랑이었지만, 재앙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외계인을 상대하며, 눈앞의 동료와 생존자를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에 나서는 색다른 모습을 제공한다.

몬스터들의 질감이 매우 사실적이다
몬스터들의 질감이 매우 사실적이다
마커스 아재의 화끈한 빠따질
마커스 아재의 화끈한 빠따질

게임의 액션은 더욱 묵직하고 잔혹하며, 화려해진 모습이다. 적의 공격을 피해 몸을 숨기고, 사격할 틈을 찾고, 거리를 좁힌 적을 처형으로 제압하는 엄폐 중심의 액션은 그대로이며, 총기 액션과 화끈한 근접 공격의 연출이 더욱 살아났다.

여기에 움직임 역시 다양해져 점프와 등반, 달리는 도중의 슬라이딩을 통해 이동 경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엄폐 상태에 들어가지 않고도 장애물을 넘어갈 수 있고, 낮은 잔해 뒤에 몸을 눕히거나 좁은 틈을 활용하는 등 엄폐 방식도 더욱 세분화됐다.

특히, 최신 그래픽으로 나온 만큼 캐릭터들의 움직임 역시 굉장히 묵직해졌는데, 이리 저리 엄폐로 공격을 피하고, 총기를 바꾸는 움직임은 굉장히 빠르게 구현되어 큰 스트레스 없이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거대 보스전
거대 보스전
너 한방 나한방 식 전투
너 한방 나한방 식 전투

다만, 메인 스토리 진행 이외에 부가 임무와 소소한 탐색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 부가 임무와 탐색 공간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아 게임의 몰입을 깨는 요소로 다가오는 모습이었다.

본 기자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게임의 분위기가 더 어두워지고, 잔혹해졌다는 것이었다. 원작부터 전기톱으로 적을 갈아버리는 말랑말랑한 게임과 거리가 멀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무방비로 습격당하는 민간인의 모습이 상당히 적나라하게 등장하며, 적들의 처형 모션이나 훼손 범위가 상당해 그야말로 성인 등급 액션을 그대로 구현했다.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던 액티브 리로드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던 액티브 리로드
은폐 시스템도 여전하다
은폐 시스템도 여전하다

여기에 원작 3부작에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던 인간 병기와 같았던 ‘마카스’와 ‘피닉스’가 군인과 민간인이 준비할 틈도 없이 재앙에 휘말리는 모습에 절망하는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 “이래서 로커스트를 보면 사정없이 갈아버렸군.”이라고 절로 이해될 정도였다.

멀티 플레이 요소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E-데이’는 싱글 캠페인에서도 2인 분할 화면 협동 플레이를 지원(콘솔 버전 기준)하고, 온라인에서는 2~4인 협력 플레이를 제공한다.

연출이 매우 화끈하다
연출이 매우 화끈하다
처형 모션
처형 모션

별도로 제공되는 멀티 플레이 모드는 오는 13일 시작된다.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는 ‘E-데이’의 멀티 플레이 모드는 별도 클라이언트 설치가 필요하며, 협동 콘텐츠인 ‘호드 시즈’와 경쟁 콘텐츠인 ‘버서스’가 준비되어 있다.

먼저 ‘호드 시즈’는 최대 12명이 네 명씩 세 분대로 나뉘어 각 분대가 임무를 수행하고, 대형 적이 등장할 경우 이를 대응하고, 탈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선 돌파와 정밀 사격, 회복 등 분대가 구성되어 있어 협동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멀티 초기인 만큼 손발이 잘 맞지는 않아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버서스’는 4대4로 대결하는 클래식 PvP 모드다. 모든 이용자가 동일한 기본 장비로 시작하며 무기 모드는 적용되지 않는다. 전장에 배치된 강력한 무기와 주요 위치를 확보하고, 동료와 공격 시점을 맞추는 것이 승부의 핵심이다. 팀 데스매치 외에도 거점 점령, 폭탄 운반과 설치 등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모드가 마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14년 전의 젊은 마커스 옹
14년 전의 젊은 마커스 옹

이렇듯 본 기자가 몇일간 즐겨본 ‘E-데이’는 원작 특유의 은엄폐 시스템을 더욱 진화시키고, 액션과 연출 역시 합격점을 줄만 한 수작으로 평가받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물론, 초반 스테이지와 비슷한 교전이 반복되는 후반부 스테이지나, 대미지가 들어갔는지 아닌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거대 보스전 등은 재미있다는 느낌보다 지루한 느낌을 주었지만, 말이다.

더욱이 1편 이전의 스토리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원작을 아는 이들은 이미 어떤 스토리로 흘러갈지 알고 있지만, 처음 입문하는 이들을 위해서인지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것도 원작 팬들이라면 다소 거슬릴 만한 요소로 작용하는 듯했다.

이러한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E-데이’는 실망스러운 후속작들로 인해 ‘기어스 오브 워’의 관심을 한동안 끊었던 팬이나, 처음 시리즈를 접한 이들에게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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