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달라진 뚱뚱보 공주의 모험, PS4용 '팻 프린세스 어드벤처스'

게임명: 팻 프린세스 어드벤처스
개발사: 펀비트
유통사: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PS스토어를 통해 첫 선을 보였던 '뚱뚱보 공주 구출 대작전'이라는 게임은 핵앤슬래시와 디펜스, 그리고 협력, 전략이 혼합된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복합적이지만 유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는 게임성과 기가 막힌 한 방이 있는 재미 요소로 국내는 물론 북미에서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1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1

이 게임을 제작한 게임 개발사 Fun Bits 스튜디오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개발사가 됐고 이 게임의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 꾸준히 이어졌다.

그리고 작년 12월 7일 기다렸던 후속작이 등장했다. 다만 예상을 깬 방향이라는 점이 놀랍다. 바로 액션롤플레잉게임으로 돌아온 '팻 프린세스 어드벤처스'가 그것이다.

- 예상은 깬 진로 변경, 그러나 재미는 더욱 강해졌다

PS4로 독점 출시된 이 게임은 전작인 혼합 장르의 틀에서 벗어나 시나리오 중심의 액션롤플레잉게임으로 노선을 확정했다. 대부분 전작의 호평을 등에 업은 후속작을 낼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등장인물과 세계관은 그대로이긴 하다. 하지만 게임 스타일은 '디아블로'와 같은 핵앤슬래시 형태이며 4개의 직업과 다양한 아이템의 조합을 통해 액션 롤플레잉게임 특유의 재미를 제공한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2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2

이 같은 시도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의 경우는 재미는 있었지만 제법 난이도가 있었고 초보와 고수의 차이가 극심했다.

그러나 독특한 캐릭터성과 세계관, 그래픽 등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와 같은 좋은 요소를 좀 더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든 건 멋진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3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3

게임은 매우 쉽고 즐겁다. 게이머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각 사용하는 스킬과 액션에 따라 다른 전술, 전략을 경험하게 된다.

직업은 체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사와 큰 대미지와 속성 공격을 앞세운 마법사, 장거리 공격이 특기인 궁수, 그리고 큰 망치와 트랩 등을 설치하는 기술자 등 총 4개가 존재한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4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4

이 직업들은 일반적인 판타지의 직업군 구분처럼 보이지만 이곳에는 개발사만의 독특함이 숨어 있다. 직업들을 이용해 풀 수 있는 퍼즐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요소에 대한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플레이하는 동안 거의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직업을 번갈아 가며 적을 물리치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내는 재미가 더 컸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5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5

또한, 혼자가 아닌 최대 4인 협력 플레이를 할 경우, 게임 내 모든 퍼즐들을 빠르게 풀면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럽고 즐거운 모험이 됐다.

아이템에 따라 성장하는 재미도 크고 여러 아이템을 모으고 강화하는 즐거움은 모바일 롤플레잉게임과는 다른 맛이었으며 여러 차례 이 게임을 다시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6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6

또한,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던 독특한 스킬들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마법사의 '닭' 만들기나 기술자의 함정 설치 및 제거, 궁수의 암살 기술 등은 타 게임과 차별화된 재미 요소다.

이중 음식을 많이 먹고 뚱뚱해질 경우, 강력한 스킬을 남발할 수 있는 '뚱뚱보' 모드나 흥분 상태가 되는 '어썸 모드' 등은 액션 게임이 주는 특유의 통쾌함을 잘 살린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잔혹하고 코믹하다, 자막 한글로 만나는 왕국 이야기

그러나 이 게임은 한 편의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는 듯한 이야기 진행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위트가 가득한 대사, 꽤나 방대한 이야기 등이 있기 때문.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7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7

대립의 시대를 끝낸 푸른 왕국과 붉은 왕국은 휴전에 들어가고 세계를 평화를 되찾게 된다. 그러나 이 왕국의 평화를 원치 않은 '쓴맛 여왕'은 자신의 몬스터를 데리고 두 왕국을 공격한다.

전쟁으로 지쳐 있'는 두 왕국은 '쓴맛 여왕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용병들을 불러 이 사태를 막으려고 한다. 이로 인해 4명의 영웅이 도심으로 오게 된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8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8

게임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이에 플럼프 공주와 머틴탑 공주가 납치 되기도 하고 강력한 몬스터들이 도심을 파괴하며 자신의 강함을 자랑하기도 한다.

게이머는 용병으로 온 4명의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해 왕의 명령을 따라 공주를 구하고 '쓴맛 여왕'의 괴물들을 물리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옥같은 대사와 명장면이 쏟아진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9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09

특히 필드 내 있는 마을 사람들의 임무를 도와주는 과정에서는 개발사의 톡톡 틔는 위트가 많이 느껴지며 NPC 하나 하나 개성을 살려준 대사와 연출도 색다른 재미 요소가 된다.

그리고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 코믹한 분위기와 그래픽과 달리 살벌하게 펼쳐지는 선혈 효과는 원작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롤플레잉게임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의외의 재미 요소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0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0

처음에는 의외로 너무 잔인해서 놀랐지만 하다 보면 분위기와 상반되는 호쾌함이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이건 너무한데?” 라는 수준은 아니다. 충분히 부가적인 요소 같은 느낌이다.

꼼꼼하게 한글화도 잘 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즐기고 아이템을 찾아 보는 재미 또한 높다. 확실히 믿고 보는 SCEK표 한글화다. 이 외에도 게임은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 좀 더 큰 월드였다면, 한 번 풀면 식상해지는 퍼즐 요소

이 게임은 결말을 본 후 '재상영'이라는 모드 선택을 통해 더욱 강한 적들과 싸울 수 있다. 그러나 퍼즐 요소들은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제공돼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1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1

그리고 필드의 숨겨진 요소들이나 대부분의 콘텐츠가 반복 형태를 띄고 있다 보니 재상영에서는 좀 더 강해진 아이템을 얻고 사용해 보는 경험 정도로 끝나게 된다.

물론 멀티 플레이에서 더 강한 아이템의 등장은 즐거움이겠지만 싱글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에겐 1회차 이후에는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2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2

필자는 주변인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1회차 이후의 재미를 찾았지만 대부분 아이템만 찾고 빠르게 돌파하는 식이라서 꼼꼼하게 찾고 극복하는 맛은 잘 느낄 수 없었다.

의외로 작은 월드도 아쉬운 부분이다. 1회차에서는 충분히 넓다고 느끼지만 맵에 익숙해지고 퀘스트의 목적 등을 잘 찾게 되면 순식간에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 친구들과 즐기는 가벼운 모험,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히 가졌다

정리를 해보면 이 게임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액션 롤플레잉게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조작도 없고 편의 기능들만 잘 쫓아다니다 보면 엔딩까지 쉽게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3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3

귀여운 그래픽과 독특한 이야기, 그리고 의외로 한 싸움하는 프린세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과정의 주는 즐거움도 크다. 그만큼 가볍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다만 그만큼 빠르게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다. 가볍게 즐기고 한바탕 웃는 수준의 게임이라는 것. 좀 심오하고 깊게 즐기는 액션 롤플레잉게임을 찾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7
펫프린세스어드벤처스17

요즘 친구들에게 접대할 게임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이 게임은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디아블로처럼 푹 빠져서 혼자 즐기겠다는 게이머라면 좀 더 고민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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