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리즈 최고의 후속작 PS4로 강림! '사무라이 쇼다운V 스페셜'
게임명: 사무라이 쇼다운V 스페셜
개발사: 유키 엔터프라이즈
유통사: 주식회사 SN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영어, 일어
필자명: 구석지기
오늘 리뷰로 다룰 PS4용 이식작 '사무라이 쇼다운V 스페셜'은 2004년 MVS와 네오지오로 발매된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전작에서 선택할 수 없던 캐릭터 4명을 추가하고 밸런스를 추가로 잡은 버전을 이식한 게임이다.
원래 원작은 사무라이 스피리츠라는 명칭을 쓰지만 국내 출시 버전은 '쇼다운'이라는 해외판 명칭을 쓰고 있기 때문에 본 리뷰에서도 해당 명칭을 사무라이 쇼다운으로 통일해서 적을 예정이다. 이번 편은 본 시리즈 중에서도 손에 꼽히게 평가가 높게 나온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는 SNK의 격투 게임 시리즈 중 최초로 무기를 들고 나와 겨루는 작품으로 1993년 7월 첫 1편을 시작으로 2D, 3D, 각종 플랫폼으로 꾸준히 출시됐다. 특히 가장 큰 매력은 무기에서 나오는 엄청난 극강의 타격감이다.
이 시리즈의 타격감은 주먹이나 발로 차는 일반적 대전 격투와 달리 정말 '끈적거리게' 베어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거기에 한 번 실수로 들어오는 강 베기 공격은 엄청난 데미지와 함께 상대방에게 정신적 데미지까지 안겨주는 등 예상을 넘어선 재미가 가득했다.
기념비적인 1편을 제외하면 가장 호평 받은 작품은 2편이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편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의 근간이 되는 '라쇼진 미즈키'가 등장해 세상을 지배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완전히 자리 잡은 뛰어난 밸런스와 재미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게 됐다.
사무라이 쇼다운V 스페셜은 위에서 언급한 2편과 가장 근접한 재미와 밸런스를 가지고 있으며, 총 28명의 등장 인물로 역대 시리즈 가장 많은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이다. 특히 보스 캐릭터였던 아마쿠사 시로, 라쇼진 미즈키, 미나즈키 잔쿠로, 쿄코쿠 히노와노카미 등을 모두 선택할 수 있게 돼 진정한 드림매치 버전으로 불린다.
물론 제로 편에서 나온 중간 보스 격 캐릭터인 요로즈 산쿠로와 쿠로코우지 유메지가 등장하지 않아 전작의 팬이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28명이라는 탄탄한 볼륨 덕분에 파고 드는 재미가 뛰어나다. 물론 이런 매력에는 아주 잘 짜여진 밸런스 덕분에 더욱 빛을 발한다.
스페셜이라는 일종의 확장판 개념 덕분에 스토리와 엔딩 등이 없다. 캐릭터마다 정해진 최종 보스를 잡으면 해당 보스가 자멸하고 사라지는 연출을 보인 후 끝난다. 그래서 중간 연출이나 대사 신들은 캐릭터마다 고유 형태 정도만 존재해 다소 단순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전투 부분에서는 비약적으로 나아진 재미를 준다. 우선 무의 경지와 분노 폭발의 균형이 잡혔고 잡기 이후 데미지가 고정 형태가 됐다. 여기에 잡기 커맨드의 변경도 이루어져서 좀 더 전술적인 측면이 강해졌다.
특히 잡기 부분의 개선은 대전 밸런스를 높여준 계기가 됐다. 기존 시리즈에서는 잡기 이후 강력한 공격 등으로 방어력이 낮은 캐릭터가 거의 절반 이상의 데미지를 한 번에 입고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잡기 시스템의 변경은 전체적인 격투의 양상이 좀 더 팽팽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또한 무의 경지 후 일섬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무의 경지 게이지를 얼마나 모았는가에 따라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어 일발 역전을 노리는 게이머들에게 충실한 재미를 안겨준다. 여기에 버튼과 방향키로 사용하는 회피 동작과 다양한 특수 공격이 결합돼 재미를 완성 시킨다.
그리고 베기 공격에 따라 적이 반쪽이 되거나 피가 뿜어져 나오는 잔혹연출이 다시 되살아났다. 이는 새롭게 들어간 '절명오의' 덕분인 것 같다. 이 기술은 상대방의 2라운드 시 상대방 체력과 상관 없이 한 방에 경기를 끝내는 기술이다.
절명오의는 캐릭터마다 연출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이 목이 잘리거나 반으로 잘리는 모습도 있으며, 심장이 터져 피를 분수처럼 뿜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 동안 잔혹연출은 예외였던 여성 캐릭터들도 이번 작품에서는 동일하게 잔혹연출로 패배한다.
게임의 밸런스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몇몇 캐릭터 외형으로 인해 생기는 상성 차이는 있다. 이는 시리즈의 정통이기도 한 단점이라 크게 문제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골치 아픈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외에도 이식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옵션 기능과 필터, 그리고 튜토리얼 모드, 멀티 플레이 요소 등이 존재해 시리즈의 팬이라면 한 번쯤 선택해볼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일러스트도 감상부터 편리한 대전 모드까지 나름의 장점이 많다고 본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많다. 네오지오로 나온 버전을 거의 그대로 이식했기 때문에 실제 본 게임은 정말 네오지오 버전과 큰 차이가 없다. 일부 필터 기능이나 보너스 요소 등도 기대보다 너무 부족해서 정말 게임을 즐기는 것 외에는 거의 할 것이 없다.
특히 게임 내에 중요 시스템에 대한 튜토리얼이나 보기 쉬운 매뉴얼 (양쪽 사이드 면을 활용한 커맨드 노출 같은) 요소 등은 충분히 넣을 수 있었을 것인데 전혀 들어 있지 않아 너무 이식만 한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역대급 밸런스를 자랑하지만 인공지능 역시 역대급 난이도를 자랑해 왠만큼 시리즈에 자신 있는 게이머들도 난이도4에서 좌절을 먹는 경우가 많다. 신 들린 듯 상, 하 공격을 회피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에서 조이스틱의 절실함이 느껴질 정도다.
온라인 환경도 그리 썩 좋지 못하기 때문에 친구 또는 국내 게이머들과 함께 즐기는 방향이 아니면 엄청난 렉 환경을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여러 방식으로 테스트를 해보지 못해 완전히 좋다, 나쁘다고 이야기 하긴 어려워 보인다.
사무라이 쇼다운V 스페셜은 MVS와 네오지오로 나온 마지막 시리즈다. 국내에서는 워낙 4편의 인기가 높아 이 게임이 아케이드 센터에서 구동되는 걸 거의 보지 못했지만 해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시리즈 최고로 평가할 정도로 평이 좋다.
딱 이 정도에서 매력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당연히 즐길만한 게임이다. 하지만 정말 단순 이식에 가까운 이식작이므로 이름의 유명세, 시리즈가 잘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는 구매하는 건 좋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