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만 빛난 미소녀게임 열풍, 올해는 다를까?
2017년에 출시된 소녀전선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미소녀 게임 열풍을 몰고 왔다.
기존까지 미소녀 게임이라고 하면 극소수의 마니아들만을 위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기존 인기작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등극한 소녀전선의 흥행은 마니아들의 흥행 파워가 생각보다 더 엄청나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 결과 소녀전선의 흥행에 자극받은 많은 게임사들이 앞다퉈 미소녀 게임을 내놓았으며, MMORPG 만큼이나 미소녀 게임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흥행 키워드로 떠올랐다.
하지만, 수많은 미소녀 게임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소녀전선만큼의 파괴력을 보인 게임은 현재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그나마 소녀전선을 흥행시킨 XD글로벌의 후속작 붕괴3rd와 벽람항로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을 뿐, 나머지 회사들의 미소녀 게임 시장 도전작들은 나올 때마다 소녀전선과 비교당하며, 더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소녀 게임 열풍은 착각이었고, 단지 소녀전선이 대단한 게임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만, 착한 게임이라고 칭찬이 쏟아졌을 만큼 BM구조가 합리적이었던 소녀전선이 모바일MMORPG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의 구매력이 강력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올해도 미소녀 게임 장르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강력했던 소녀전선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니, 주인 없는 금광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돌풍이 예상되는 미소녀 게임은 스마트조이의 라스트 오리진이 있다. 기계에 기생하는 철충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고, 멸망해버린 인류를 돕기 위해 창조된 다목적 생체 유닛 바이오로이드들이 마지막 남은 인류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게임은 매력적인 바이오로이드를 앞세워 초창기 소녀전선이 생각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24일 정식 출시 후 몰려드는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버가 폭파당해 불만이 쏟아지기는 했으나, 약 한달간 정식 서비스를 연기하고 서버 문제를 보완해서 2월 27일 다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트업의 한계로 인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단순한 소녀전선 아류작이 아니라, 세밀한 설정과 메카닉까지 넘나드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 덕분에 오랜만에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게임이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의 기세가 계속된다면 게임과 회사가 동반 성장하는 바람직한 사례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라스트오리진은 출시 하루만에 구글에서 매출 26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 중이다.
지난해 앙상블스타즈와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를 선보이며 미소녀 게임 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일본의 유명 미소녀 게임 프린세스커넥트:리다이브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프린세스커넥트:리다이브는 섀도우버스, 그랑블루 판타지 등으로 유명한 사이게임즈가 만든 미소녀 수집형RPG로, 일본 사이게임즈의 유명 프로듀서인 기무라 유이토를 필두로 진격의 거인의 WIT STUDIO와 앙상블 스타즈의 아키라 시나리오 작가, 사쿠라 대전의 메인 작곡가인 다나카 코헤이 등 초호화 제작진이 참여해 출시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동안 선보였던 게임들은 미소녀 게임이긴 하지만 리듬 액션 장르였던 만큼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본격적인 수집형RPG이기 때문에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믿고 거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앙상블 스타즈와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완화됐다. 음양사 이후 오랜기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1년 넘게 공을 들이고 있는 미소녀 게임 장르에서 드디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