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돌풍을 일으킨 블루포션 게임즈 “작지만 내실있는 강소국을 꿈꾼다”
2019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에오스 레드'만큼 돌풍을 일으킨 게임도 드물다. 지난 8월 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에오스 레드'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온라인 IP를 가진 중소 개발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엄청난 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에오스 레드'는 NHN 엔터테인먼트의 간판 타이틀로 기대를 모았던 온라인 MMORPG 에오스의 IP를 활용해 개발된 게임이다. 특히, 리니지로 대표되는 한국형 MMORPG 이른바 KRPG를 채택한 수 많은 게임들이 실패를 겪었음에도 육성과 강화 그리고 공성전이라는 콘텐츠를 제대로 살린 게임으로 평가받으며, 수 많은 대작들의 출시 속에서도 매출 20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
'에오스 레드'를 개발한 블루포션게임즈의 신현근 대표는 게임의 흥행 비결로 진짜 KRPG를 만들고자 했던 포인트가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에오스 레드'를 개발할 때 온라인 IP를 가지고 외주로 개발을 할지 아니면 개발사를 인수할지 여러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PvP와 PvE 그리고 경제 시스템과 서버 별 인구 밸런스 등의 핵심 시스템을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개발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해 직접 개발과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블루포션 게임즈는 만화, 웹툰, 소설 전문 플랫폼 미스터블루의 게임 담당 회사로 에오스의 IP와 개발팀을 인수하여 지난 2018년 10월 설립된 신생 개발사다. 이중 블루포션 게임즈의 신현근 대표는 네오위즈, 엔트리브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등의 회사에서 근무하며, 오랜 시간 온라인 MMORPG 개발한 잔뼈 굵은 개발자이기도 하다.
“'에오스 레드'를 개발하던 당시 매출과 이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게임의 범람으로 지친 게이머들이 많았습니다. 이 빈틈을 노리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었고, 목표했던 전략들이 철학 컨셉이 시장에서 잘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에오스 레드'는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위해 아이템은 필드에서만 얻을 수 있으며, PK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물론, 서버 증설을 최소화하고, 아이템의 가치를 존중하는 패치를 진행하는 등 MMORPG의 본연의 재미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한 게임이다.
아울러 거대 기업들의 자금력과 인력으로 개발되는 게임과 퀄리티로 경쟁하기보다 아이템의 가격을 유지하는 경제 시스템, PK 아이템 파밍 그리고 장비 강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KRPG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선보인 것도 '에오스 레드'의 성공 비결 중 하나.
특히, 초반에 반짝했지만, 과도한 과금 시스템과 운영으로 실패했던 수 많은 리니지 아류작들과 비교해 '에오스 레드'는 PK 플레이를 먼저 구성하고, BM(과금 시스템)과 사냥(파밍), 그리고 거래 경제 등 4가지를 중점으로 개발되었다고 신 대표는 강조했다.
“KRPG의 핵심 요소는 PK와 사냥입니다. 게이머가 사냥을 통해 아이템을 얻게 되면 이 아이템이 거래소로 들어가고, 이렇게 아이템을 판매하고 구입하며 성장한 게이머들이 PK로 다시 맞붙게 되는 거죠.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이 거래소 즉 거래 경제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는 BM인데, 단순히 리니지 식의 과금을 도입한 것이 아니라 PvP와 PvE 그리고 서버 인구 밸런스 모두를 고려한 BM을 선보인 것이 주요했죠”
이와 함께 PK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캐릭터의 레벨이 표시되지 않고, 몬스터 대미지 바가 등장하며, 강화 시스템을 단순 확률 싸움이 아닌 재료를 모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등 2000년대 전성기를 누린 온라인게임의 숨은 디테일을 살린 것도 '에오스 레드'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한국형 온라인게임의 특성과 더불어 특허까지 출현한 ‘리더 컨트롤’ 등의 참신한 시스템까지 어우러진 '에오스 레드'는 시장에 넘쳐나는 리니지 아류작들과 외형적으로는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게임성은 다른 차별화를 두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블루포션게임즈의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서비스 초반 문제가 됐었던 서버 이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비스 초반 '에오스 레드'는 수 백명의 대기자가 생길 정도로 서버 이슈가 불거졌다. 이런 경우 으레 서버 증설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신현근 대표는 게이머들에게 지속적인 사과와 함께 서버를 최소한으로 증설하는 행보를 보여 좌중을 놀라게 했다.
“접속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급작스럽게 서버를 늘리다가 접속자가 줄어들면 비용 절감을 위해 서버 통합을 해야 합니다. 이는 한 서버에서 유지되는 아이템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게이머들의 파밍 목적성을 훼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리니지 아류작들이 순식간에 거품이 빠지게 되어 다시 일어서지 못한 원인이기도 하죠. 때문에 무턱대고 서버를 늘리기보다는 하나의 서버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접속시키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했죠. 고생도 정말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서버 용량 기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스노우볼 효과가 생겼습니다. 이 기간 동안 기다려주신 게이머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서비스를 진행한지 약 6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에오스 레드'는 상위 레벨 아이템이 등장하기 보다 길드 단위의 영지전과 공성전 위주의 업데이트가 진행됐고, 아직도 상위 장비를 장착한 이들이 매우 드물다. 현재 등장하는 모바일 MMORPG 상당수가 출시 된지 몇 개월 만에 만렙 장비나 이 장비보다 뛰어난 초월 아이템이 나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에오스 레드'의 핵심은 아이템 파밍입니다. 빠르게 아이템을 획득해 윗단계로 가려는 이들도 있지만, 느긋하게 솔로 플레이로 파밍의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죠. 하지만 업데이트를 빠르게 가져가면 낙오하는 이들이 계속 발생해 게이머들이 지치게 되고, 이는 게이머들의 이탈로 이어집니다. 물론, 아이템 파밍 과정을 길게 설계한 대신 공성전과 영지전 등 길드 콘텐츠를 중점으로 업데이트하여 끊임없이 시장경제가 돌아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게이머들이 시간과 정성을 더해 얻는 아이템의 가치를 떨어트리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며, 한단계씩 전투력과 아이템 등급을 올리는 재미를 느끼시길 바라는 내부 개발진의 목표 때문이기도 합니다”
'에오스 레드'의 성공으로 에오스 IP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신현근 대표는 에오스 IP 확장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크게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가진 중소개발사에서 무분별하게 IP를 확장하는 것은 개발팀과 게이머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한번 서비스로 제품을 팔았으면, 그 책임을 져야합니다. 하나의 게임에 몇 백만원 이상의 과금을 했는데, 갑자기 게임이 달라지거나 부실해지면 그 보상은 어떻게 할까요? 그 고객의 좌절감은 또 어떻겠습니까? 게임이 하나가 잘됐다고 다른 게임으로 이어가는 것은 무책임한 짓입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우리가 감당하고 책임질 수 있는 영역만 집중하고,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글로벌 출시 역시 천천히 동남아 시장부터 먼저 선보일 예정입니다”
오랜 시간 게임업계에 몸담은 신현근 대표는 2020년 게임 시장은 대형 게임사들의 확장과 중국 게임들의 범람으로 더 치열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블레스 모바일, R2, 그라나도 에스파다 모바일 등 온라인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큰 규모의 회사들 역시 캐주얼 글로벌 원빌드 게임에 도전하는 등 좁은 시장이 더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이에 블루포션게임즈 역시 내부 콘텐츠를 강화하고, 시장 확장은 해외에 초점을 맞추는 등 차분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지만 '에오스 레드'를 런칭한 뒤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해외 서비스와 향후 업데이트 등 신경쓸 부분이 많죠. 또 성장하는 만큼 신경써야 하는 분야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블루포션게임즈는 자체 개발, 자체 서비스를 기반으로, 라인업은 많지 않지만, 내실은 강한 ‘강소국’같은 게임사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에오스 레드'와 블루포션게임즈의 작품에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