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원 규모 아이템 현금 거래, '왜 일어나나'
지난 14일 게임동아 기사에서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 규모와 그리고 미국의 본격적인 아이템 거래시장 진입에 대한 기사를 올린바 있다. 하지만 아마도 많은 누리꾼들이 궁금해 할 것 같다. 어떻게 해서 연 1조원이나 되는 아이템 거래 시장이 이뤄지게 되는 것일까? 이에 게임동아는 기획으로 아이템 현금 거래가 일어나는 원인과 그에 따른 각계각층이 바라보는 입장, 그리고 향후의 다양한 정책으로 인한 아이템 거래 시장의 미래를 집중적으로 조명해 봤다.
*아이템 현금 거래 왜 하는 거야?
온라인 게임을 즐겨 하지 않는 독자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이것이다. 컴퓨터 안에서만 사용 할 수 있는 게임의 아이템을 수십만원, 나아가 수백만원이나 들여서 구입 한다는 것은 언뜻 보면 전혀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기자 역시 '굳이 이렇게 까지 돈을 들여서 게임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직접 게임을 해보고 그 게임에 빠져들게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기자가 전국 130개 PC방을 통해 약 5,0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이템 현금 거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 특유의 호승심과 명예욕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템 현금 거래 이용자 중 75% 이상이 '뽐내려고'와 '다른 사람과 겨루는데 더 유리하기 위해'를 이유로 제시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현금 거래가 가장 심한 MMORPG(다중접속역행분담게임)의 경우 하나의 가상 세계에서 서로의 능력을 뽐내게 된다. 얼마나 강한 몬스터를 해치워봤는지,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사냥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구하기 어려운 칼, 갑옷 혹은 마법서를 구했는지 서로 자랑을 한다. 마치 군대에서 "나는 어느 전투 때 있었지" 라든가, "학창 시절에 17:1로 싸워 이겨봤지" "내가 반 짱이었지" 등의 자랑을 하는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하겠다. 물론 그로 인해 게임 내에서 얻게 되는 부러움과 명예도 이런 열망을 더하게 해준다.
더 나아가 게이머들 간의 대결도 강력한 무구를 가지기 위한 욕망에 부채질을 하게 된다. 게임 내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조우할 경우 부득이하게 논쟁이 일어나게 되고, 해결이 안되면 실력행사를 하게 된다. 이때 상대편에게 질 경우 기분이 무척 안 좋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종의 복수심에 불타게 되는데 빠른 시간 내에 그리고 쉽게 복수를 하기 위해 게이머들은 현금으로 강력한 아이템을 구하게 된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보겠다. 국내 최대 커뮤니티중 하나이자 미니홈피라는 독특한 커뮤니티를 활성화한 싸이 월드를 예로 들면 쉬울 것 같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처음 싸이를 사용할 경우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는다. 현금으로 도토리를 구입하는 것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싸이를 통해 여러 사람과 친해지면 슬그머니 왜소한 모습의 자신의 미니홈피가 창피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것저것 현금을 주고 아이템들을 구입하게 된다. 결국 나중에는 '한달에 만원정도는...'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아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더 많은 사람을 오게 하기위해 경쟁적으로 새로운 싸이 아이템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플레이 하다가 시간이 흘러 게임 내에서 여러 사람과 친해지다 보면 자신의 왜소한 무장과 모습이 창피해 더욱 열심히 게임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현금으로라도 부족한 모습을 채우려 하게 된다.
*아이템 거래의 태생
물론 처음부터 온라인 게임이 현금거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위의 이유로 게이머들 중 '이런 이런 아이템, 현금으로 구입 합니다'라고 외치는 게이머들 덕분에 그 아이템을 보유한 게이머들은 현금으로 판매를 하게 되는 이른바 자연스런 상행위가 형성된 것이다. 이때만 하더라도 아이템 현금 거래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진 못했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시작된 원인은 정확하지 않다. 이유는 아이템 현금거래에 관한 얘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 1998년 이전에도 암묵적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음성적으로 진행됐기 아이템의 판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아이템 현금 거래를 목적으로 했던 일부 게이머들은 이때를 '황금시대'라고 부르는데, 왜냐하면 이때가 고가의 아이템은 부르는게 값 이라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묵적인 아이템 현금거래가 번성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사기와 폭력사건 등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게임 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기꾼들이 생겨났고 더 나아가서는 전문적으로 각 분야에 능통한 꾼들이 모여 함께 함정을 파는 이른바 전문사기집단도 생겨났다. 덕분에 게이머들 사이에 각종 분쟁이 형사사건으로 세상에 들어났고 이로 인해 게임 내에 사이버 경찰이 직접 순찰을 도는 웃지 못할 촌극도 일어났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이템현금거래는 그 필요성에 의해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한 각종 문제들도 같이 늘어났다. 이때 등장한 곳이 바로 아이템 중개 사이트였다. 약간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이곳은 상거래를 원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너무나 필요한 곳이었다. 결국 게이머들은 이들 아이템 중개 사이트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아이템 중개 사이트들의 규모가 한도 끝도 없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작업장이란 곳이 등장했다. 이 작업장들은 게임 아이템 수집을 목적으로 여러 컴퓨터를 가져다놓고 게임을 플레이하던 곳으로 게이머가 직접 게임을 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사냥을 하게 도와주는 이른바 오토마우스의 등장과 함께 전국적으로 산불처럼 번져나갔다. 한때 전국 PC방 보다 작업방이 더 많다 라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작업장은 그렇게 시장에 확대됐다.
그러나 공급이 심하면 그만큼 가치도 떨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원리. 결국 이 작업장으로 인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아이템들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국내의 작업장들은 손익이 안맞게 됐다. 결국 하나둘 문 닫고 그렇게 작업장도 하나의 이슈 정도로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중국. 국내에서의 작업장은 없어졌지만 이들 작업장 업자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넘어갔던 것이다. 엄청날 정도로 싼 인건비와 , 그리고 오토마우스라 불리는 시스템이면 누구나 쉽게 게임을 관리 할 수 있다. 결국 이런 중국 작업장들로 인해 2005년 초 시끌벅적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게임 안에 아이템을 주워 먹으려는 중국인들과 한국 게이머들 간에 분쟁이 심화된 것이다. 한 때 많은 매체에서 이 사건을 단순히 흥미 위주로 다루기 시작했고 해당 게임업체들은 중국에서 국내 게임에 접속 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제재를 가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 된 듯 했지만 단지 앞으로 벌어질 엄청난 사건의 전조일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템 분쟁을 시작으로 국내 해킹이 본격화되다
2005년 6월 중국 해커들이 대거 한국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했다. 해킹 사건이야 종종 있는 일이었지만 이때만큼 중국에서 대규모로 한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해킹한 전례가 없을 정도였다. 관공서 사이트들은 물론 유명 포털까지 중국 해커들로 인해 각종 데이터가 중국으로 흡수됐다. 비공식 루트로 알려진 유출된 국내 개인정보만 약 600만건.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국내에서는 단지 "중국 해커들에 의해 국내 개인사용자정보가 유출됐다 그러니 막아야 한다" 정도의 말들만 했을 뿐 큰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다만 몇몇 게임전문 매체와 전문기관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게임쪽과 관련 있다고 판단 각 게임업체에 경고를 보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전문기관에서의 우려는 올 초에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중국 작업장들이 이 해킹으로 인해 노출된 개인정보를 사용하면서 수백만 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에 가입된 대규모 명의도용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근 한 달간 전 국민이 떠들썩하게 난리를 피웠으며 엉뚱하게 사건의 당사자인 중국 작업장과 아이템 중계 사이트가 아니라 게임 개발사만 언론에 두들겨 맞았다. 이해할 수 없는건 많은 언론과 정부에서도 실무자들은 익히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생소한 사건인양 포장했다는 점이다. 분명히 중국 내에서의 국내 게임 접속을 방지시키고 그로 인해 중국의 해킹 사건들이 발생하고 결국 명의도용까지 이뤄졌다 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이템 현금 거래의 현재
그리고 최근 바다 이야기 사건, 이 사건으로 국내외의 게임 산업은 한바탕 홍역을 치뤄야만 했다 더불어 등장한 해외 각 정보 단체에서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발표되면서 다시한번 아이템 현금 거래에 불똥이 튀었다. 그리고 결국 검찰은 아이템 현금 거래는 불법이라고 천명하고 이에 따른 수사를 할 것임을 발표했다. 우스운건 이때 등장한 IEG사다.
뜬금없이 국내 이이템 중계 사이트들을 인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아이템 매니아만 인수했을 뿐 이지만 IEG사는 은근히 게임시장에 아이템베이도 인수가 끝난것인양 뉘앙스를 보이곤 했다. 물론 아이템 베이도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진 않았다. 아직 인수는 안됐고 계약도 치루지 않았다. 다만 검토만 할뿐 이라는 의견을 발표했을 뿐이다.
결국 현재의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은 전혀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암흑기나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국내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의 현재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