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의 모바일게임 위클리] 5월 첫째 주 신작
모바일게임 위클리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모바일게임 중 세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주 >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 '뮤 오리진'
출시 5 일 만에 인기 무료 게임 1 위, 최고 매출 2 위 달성. 킹넷이 개발하고 웹젠에서 서비스 중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시작부터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다. 대한민국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의 대표작 중 하나인 '뮤 온라인'의 전성기를 다시 보는 듯하다. 5월 첫째 주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을 뒤흔든 이 게임에겐 과연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뮤 오리진'을 '뮤 온라인'의 귀환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이 말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흑기사, 요정, 흑마법 세 구분으로 나뉜 직업부터 원색으로 치장된 3D 그래픽의 갑옷, 스킬 연출. 경매장, 사운드 효과, 그리고 등장 NPC 및 설정까지 '뮤 온라인'에 있던 요소 대부분이 '뮤 오리진'에도 존재하기 때문. 여기에 '뮤 온라인'의 상징과 같은 날개나 100 레벨마다 레벨초기화 및 기본 능력치 상승이 이뤄지는 환생까지 '뮤 오리진'의 콘텐츠로 들어갔으니 게이머가 이 게임을 '뮤 온라인'처럼 느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덕분에 '뮤 온라인'을 모르는 게이머들에게도 '뮤 오리진'은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할 좋은 기회다.
아울러 '뮤 오리진'은 오토 프로그램에 가까운 자동 시스템이 준비돼 게이머는 고속성장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자동 전투는 기본이고, 화면 좌측에 있는 퀘스트 알람을 한 번 터치하면 이동, 퀘스트 수행, 보고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게이머는 보상을 받을 때가 아니면 기기 화면을 볼 일이 없다. 또한, 게이머가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명상'이란 시스템을 통해 대기 시간에 따라 게이지를 충전, 경험치로 환원할 수 있으며, 게임 재화인 젠이나 비귀속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면 이 보상은 2 배, 4 배로 늘어난다. 24 시간 내내 자동 육성 플레이가 진행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화분에 물 주듯 방치만 해서는 '뮤 오리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먼저, 마정석, 별의 정수, 업적, 명성 등을 써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게이머의 몫으로 남는다. 그 중에서 날개와 스킬의 육성, 에픽 장비 구비 및 강화는 게이머의 캐릭터가 강해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게이머는 이 과정에서 육성의 재미를 금방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길드에 가입해 전용 버프를 받거나 과금을 통해 육성 효율을 올리고, VIP 전용 던전 입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캐릭터를 육성한 성과는 투기장 같은 1 대 1 대전이나 파티 던전처럼 게이머의 조작 실력과 캐릭터의 전투력을 동시에 시험하는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높은 난이도의 던전일수록 전투력과 자동 전투만으론 던전을 클리어할 수 없다. 적들에게 유효한 장비를 찾아 구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물약을 쓰는 타이밍 분석, 적들의 패턴에 대응하는 스킬 사용 전략, 때로는 치고 빠지기까지 게이머의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따라서 '뮤 오리진'이 자동 전투만 하는 게임이란 평가는 오해에 가깝다.
또한, '뮤 오리진'은 VIP 전용 던전을 비롯해 다른 게이머를 공격하고, 반대로 당할 수도 있는 PK가 허용되는 게임이다. 물론 PK를 시도한 게이머는 PK 수치가 높을수록 전투력 저하, '카오'란 표시가 나타나 다른 게이머들에게 집중 타겟이 되는 등의 페널티가 존재한다. 하지만, 워낙 쉽게 시도할 수 있고, 안전구역 접속이나 속죄의 물약 섭취 등 페널티를 줄이는 방법 역시 다양하니 게이머는 PK를 남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언제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캐릭터를 육성하고 게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PK 행위 자체를 권장할 수는 없으나 PK를 하려는 게이머와 막으려는 게이머의 공방이 '뮤 오리진'을 더 재미있게 만든다는 점을 부정하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뮤 오리진'의 최적화 완성도는 누구나 부담 없이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 받는 용량만 44 MB, 앱 실행 후 추가 데이터를 다운 받아 직접 플레이를 시작해도 클라이언트 용량은 300 MB를 넘지 않는다. 그리고 네트워크가 끊어졌을 경우 120 초를 기다리거나 재연결 버튼을 누르면 다른 메뉴로 넘어가는 일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이어 플레이할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췄다. '뮤 오리진'의 그래픽, 사운드, 콘텐츠 규모를 고려하면 굉장한 수준이다. 지금까지의 장점들을 감안할 때 '뮤 오리진'의 흥행 돌풍은 우연도, 추억팔이도 아닌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마블 팬들이 바랐던 게임, '마블 퓨처파이트'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 2)가 개봉되면서 다시 한 번 우리나라에 마블 붐이 일어나고 있다. '어벤져스 2'의 예매율은 아직도 75%를 넘고 있으며, 마블 소속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책을 비롯해 피규어 같은 캐릭터 상품들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각종 매장을 점령했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라 이번에 소개할 '마블 퓨처파이트' 역시 서비스 일정을 보면 일부러 '어벤져스 2'의 개봉 시기와 맞췄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이 게임이 단순히 영화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게임이었다면 이 자리에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블 퓨처파이트'는 3 명의 캐릭터로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하는 3D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이다. 임무를 위해 스테이지에 입장하면 게이머가 캐릭터의 이동과 공격, 스킬 사용을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며, 몇 번의 에어리어를 거치면 해당 스테이지의 보스와의 전투로 스테이지가 마무리된다. 두 손을 쓰는 가상 패드, 한 손을 쓰는 터치 조작을 모두 지원하고, 전투 중에 약간의 쿨타임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세 캐릭터 중 하나로 교체해가며 싸울 수 있어 게이머가 직접 조작하는 비중이 크다.
자동 전투의 경우 2 성으로 클리어한 던전에는 이동과 공격을 알아서 하는 '자동전투' 기능이, 3 성으로 클리어한 던전에는 스킬까지 자동으로 사용하는 '자동전투+' 기능이 해금된다. 만약 과금 정도에 따라 VIP 등급이 올라가면 클리어하지 않은 던전에서도 자동전투 기능들을 쓸 수 있다. 그리고 '클리어 티켓'이란 아이템이 있으면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에 한해 플레이 과정을 생략하고 보상만 얻을 수도 있다.
임무 진행만이 아니라 3 대 3 타임라인 배틀에서 다른 게이머들의 팀과 경쟁하거나 일종의 게릴라 던전인 차원의 틈에 진입, 혹은 보스대전을 통해 고난이도 전투와 이에 걸맞은 보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각 캐릭터마다 가위바위보 상성을 가진 컴뱃, 스피드, 블래스터 중 하나의 속성을 가졌으며, 일부 캐릭터는 무상성인 유니버셜 속성을 보유했으므로 게이머에게는 상대의 상성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팀을 구성하는 캐릭터의 조합에 따라 공격 혹은 피격 시 임시로 전투에 참가하는 스트라이커 시스템과 능력치 보너스를 얻는 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다양한 캐릭터들을 모을수록 게이머는 게임 진행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해당 캐릭터를 얻기 위해선 그 캐릭터의 생체 데이터 조각을 일정 수 모아 호출하면 된다. 이런 부분은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춘 콘텐츠에 해당하지만, 이 기본에 충실하단 점에서 '마블 퓨처파이트'는 영화의 인기에 편승한 게임들과 궤를 달리한다 말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 마블의 '인크레더블 헐크'를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마블 퓨처파이트' 스토리 담당 작가 '피터 데이비드'는 이 게임을 통해 마블의 세계관 전부를 다루려 했다. 비록 전체적인 줄거리는 '어벤져스 2'가 아닌 원작의 설정을 기반으로 한 평행우주 설정을 차용했으나 임무 초반에 '어벤져스 2'의 악역 '울트론'을 상대한다는 점, 영화 '어벤져스'와 '어벤져스 2'의 사이를 잇는 미국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의 등장인물 '젬마 시몬스'가 스토리 모드에 나오는 점에서 '어벤져스 2'를 의식한 티가 확연하다.
이 밖에 '마블 퓨처파이트' 스토리에서는 '스파이더맨', '블레이드', '데어데블' 등 유명 마블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마블 팬들이 바랐던 각종 크로스오버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울러 캐릭터들의 묘사는 마블 팬들이 만족할 수준의 고증이 재현됐고, 이 내용은 언제든지 다이얼로그에서 다시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캐릭터들의 공격 모션이나 팀 효과의 배합 역시 마블 팬들이라면 알아볼 수 있는 팬서비스로 가득하다. '어벤져스 2'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7 명의 캐릭터에게는 '어벤져스 2'의 복장으로 바뀌면서 능력치가 소폭 올라가는 유니폼까지 준비됐다. 이런 성의야말로 게이머가 '마블 퓨처파이트'를 플레이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다만, '마블 퓨처파이트'를 플레이하려면 게이머에게 적잖은 노력이 수반된다. 10연속 뽑기의 경우 캐릭터의 생체 데이터와 강화형 장착 아이템 'ISO-8'이 섞여 나와 캐릭터를 얻는 용도로는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특정 캐릭터의 생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정예 임무 플레이와 병행해야 하지만, 정예 임무는 일반 임무보다 더 어렵고 일일 입장 제한이 있어 게이머의 끈기가 필요하다. 캐릭터 습득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적절한 아이템 반복 수집과 영웅 육성을 병행하지 않으면 챕터 3만 넘어가도 스테이지 3성 클리어는 어렵다. 극단적인 사례로는 챕터 3에 진입한 파티 구성원이 챕터 1 보너스 스테이지를 '자동전투+'로 진행하다 전멸하는 경우마저 있다. 게이머에게 마블에 대한 애정과 '마블 퓨처파이트'라는 게임의 이해를 함께 요구하는 모양새다.
정리하자면, '마블 퓨처파이트'는 기본이 되는 롤플레잉 모바일게임에 마블의 캐릭터들을 성공적으로 대입시킨 수작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기존의 모바일게임이 난이도가 낮다고 실망한 게이머들에게도 새 대안이 될 수 있는 난이도를 통해 다른 모바일게임과 차별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적어도 '어벤저스 2'에 부끄럽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의 인디게임, '용사모아 던전'
2015년 들어 모바일게임에 대한 피로도와 과금 부담을 하소연하는 게이머들이 점점 늘고 있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규제 시도로 촉발된 모바일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성토와 갑론을박은 어떻게 결론이 나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게이머들이 바라는 '과금 부담 없고 게이머에게 하염없이 친절한' 모바일게임이 정말 나온다면 게이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이번에 소개할 2D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용사모아 던전'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용사모아 던전'은 게이머가 소환한 용사 4 명으로 파티를 꾸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게임이다. 티켓을 내고 스테이지에 입장하면 정해진 횟수의 전투가 벌어지며, 자동 공격하는 횡스크롤전투로 진행돼 스테이지 보스를 물리치면 끝난다. 게이머는 공주가 제공하는 세 가지의 보조 기능과 함께 파티 구성원의 스킬, MP 회복 기능을 쓸 수 있고, 그중 파티 구성원의 스킬은 보스전에서 경고 문구가 떴을 때 사용해 보스의 스킬을 취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용사모아 던전'에는 스토리 진행 외엔 일종의 서바이벌 모드인 외나무다리, 레벨별 최강자를 결정짓는 자리 뺏기, 난이도와 보상 수준이 높은 길드 전용 콘텐츠 점령전 등이 준비됐다. 당연히 용사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 밖에 전투 중 따라다니는 공주의 드레스를 모으거나 장비를 강화해서도 전투력을 올릴 수 있다. 전투와 육성을 반복하는 게 지쳤다면 농장에 작물을 심거나 퀘스트를 수행해 보상을 얻는 방법도 있다. 단적으로 말해 부부 둘이서 개발했단 점을 제외하면 '용사모아 던전'에서는 인디게임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가 안 보인다. 시스템 부분은 뽑기를 비롯해 여타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에서도 다들 채용한 것들이고, 2D 그래픽 역시 등신대 일러스트, 2 등신 전투 캐릭터 구분 없이 무난하기만 하다. 사운드 효과도 있구나 하는 정도.
하지만, '용사모아 던전'의 가장 큰 개성은 따로 있으니 바로 쓴 만큼 돌려주는 보상 시스템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반드시 용사를 획득할 수 있는 동시에 스테이지 입장할 때 쓴 티켓보다 더 많은 티켓을 보상으로 준다. 아울러 용사와 용사를 소환할 때 필요한 깃털을 동시에 제공하고, 이 소환 대기 시간을 단축하게 할 때 필요한 골드는 매우 소량이다. 그래서 과금을 통해 골드나 티켓 등의 아이템을 상점에서 살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상점을 이용할 일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좋은 의미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른 모바일게임이었다면 과금에 따라 해금됐을 전투 속도 1.5 배 증가 및 자동 전투 기능조차 무조건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1 성부터 5 성까지의 용사는 무료로 얻을 수 있다. 4 성부터 6 성까지 나오는 스페셜 뽑기의 경우 1 회에 100 루비, 약 333 원이다. 단돈 5,000 원에 6 성이 나올 수 있는 뽑기를 15 회 제공하는 게임은 처음 본다. 300 원이 아깝다면 최대 600 루비까지 획득할 수 있는 상점의 광고 참여 기능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게이머 친화적인 수익 구조에 여타 롤플레잉 모바일게임과 비슷한 콘텐츠 구현, 온라인 연결을 통한 채팅기능 제공 덕분에 '용사모아 던전'은 인디게임이라기보단 메신저 앱에 따라붙은 미니 게임이란 느낌도 없잖아 있다. 개발자 두 명이 용케 여기까지 구현했다란 생각마저 들기에 '용사모아 던전'의 선전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