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만 하면 순위 최상위로..거침없는 역주행 게임들

"어? 이 게임 저 밑으로 순위가 내려갔던 게임 아냐? 확 치고 올라왔네. 아~ 대형 업데이트가 있었구나"

최근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쉽게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이처럼 구작 게임들의 순위 역주행은 더 이상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신작들이 새로운 게임성과 강력한 마케팅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는 가운데, 구작들 또한 그동안 쌓아올린 이용자 수와 누적 콘텐츠를 토대로 신작들을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다. 역주행으로 구작들의 순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작과 구작의 줄다리기도 더욱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3위로 훅 뛰어오른 중국 미호요의 '원신'은 역주행의 대표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데이트 흥행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원신' / 미호요 제공
업데이트 흥행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원신' / 미호요 제공

지난 9월 1일에 2.1 업데이트를 진행한 '원신'은 모바일, PC는 물론, 콘솔 버전에 특화된 다양한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그 여파로 미국과 중국 iOS 매출 1위와 함께 일본 iOS,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맹폭격'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업데이트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지난 2.0 업데이트에서 이나즈마 지역 오픈 후 기대를 모았던 '라이덴 쇼군'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라이덴 쇼군은 원소 폭발 위력을 강화해 주는 서포터형 캐릭터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와 함께 쿠죠 사라와 산고노미야 코코미의 등장, 그리고 전투 이벤트 백명의 봉기 등이 크게 호평받고 있다.

여기에 미호요는 이 같은 콘텐츠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3일 글로벌 콘서트 '원신 콘서트 2021(GENSHIN CONCERT 2021)'도 개최해 글로벌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에픽세븐 역주행을 이끌었던 '라이즈' 업데이트 /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제공
에픽세븐 역주행을 이끌었던 '라이즈' 업데이트 /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제공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에픽세븐'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역주행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에픽세븐'의 역주행은 지난 5월 편의성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라이즈(Rise) 업데이트에서 빛을 발했는데, 이 업데이트 이후 '에픽세븐'은 신규 이용자는 100만 명, 복귀 이용자는 무려 200만 명이 증가했다.

이후 '에픽세븐'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순위 6위까지 상승하는 등 3주년을 맞은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인 역주행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3일 '에픽세븐' 정식 론칭 3주년을 맞아 신규 콘텐츠 '폴리티아 동부', PVE 콘텐츠 '심연' 확장, 장비 보관함 확대 등으로 역주행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 넷마블 제공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 넷마블 제공

넷마블의 장수 인기 모바일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블소 레볼루션)과 '리니지2 레볼루션'도 최근 역주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먼저 지난 8월 26일에 넷마블은 '블소 레볼루션'에 통합 세력전을 업데이트했다. 통합 세력전은 동일 서버 내 세력 간 대결을 펼치는 기존 세력전과 달리 서버 구분 없이 다른 서버의 게이머들과도 대규모 전투를 펼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이후 '블소 레볼루션'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4위까지 올라왔다.

이어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 9월 2일 신규 콘텐츠 '변신' 시스템을 개선하고 신규 이벤트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5위까지 올라왔다.

서머너즈 워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던 여름맞이 이벤트 / 컴투스 제공
서머너즈 워에서 좋은 효과를 보였던 여름맞이 이벤트 / 컴투스 제공

이외에도 업데이트만 하면 상위권에 모습을 드러내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그리고 꾸준히 10~20위권에서 활약하는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111%의 '랜덤 다이스' 등도 요주의 역주행 게임으로 손꼽힌다.

이에 대해 윤장원 동명대 디지털공학부 교수는 "서비스가 오래된 구작들이 주도권을 잡는 현상은 PC 온라인 게임 말기에 주로 보였던 현상"이라며 "이제 모바일 게임 환경도 과거 PC 온라인 게임 시장과 다를 게 없다. 신작과 구작 모두 끊임없는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고 보면 된다."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게임성은 기본이요, 이외에도 끝없이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외부 IP와의 콜라보, 편의성 개선 및 게이머들에 대한 끝없는 소통과 신뢰를 줘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시장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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