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여전사 탄생. 블레이드 오브 타임

이원태 lwtgo@hanmail.net

액션게임에서 여자 주인공이 성공적으로 데뷔한 예를 떠올려 본다면 개인적으로는 베요네타를 최고로 꼽는다. 물론 베요네타 외에도 헤븐리 스워드의 나리코, 장르는 조금 다르지만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포트 등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단 얘기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게임의 주인공이 자칭 최강의 여전사란다. 트레져 헌터가 직업인 아유미라는 여성이다. 과연 아유미는 홍보 문구 만큼 강력한 액션을 선보이면서 최강의 여전사로 등극할 수 있을지 시간을 되돌리는 액션 블레이드 오브 타임을 살펴보도록 하자.

블레이드오브타임
블레이드오브타임

인상적인 그래픽
블레이드 오브 타임의 그래픽은 게이머들에게 인상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다양한 배경과 화려한 연출로 액션게임에서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액션게임에서 액션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어디서 싸우고 그리고 그러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여 새로운 액션을 시도하고 선보이는가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다양한 환경을 활용하는 점이 돋보인다. 단순히 배경을 그냥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의 특징에 맞게 퍼즐을 구성하고 게임 액션의 흐름을 만든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 예를 들면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공간이라면 그늘 밖으로 나가면 화상대미지를 입는 식이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공간의 퀄리티도 뛰어나서 각기 다른 공간에서 경험하는 모험의 재미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게임의 주인공인 아유미의 근접 시 모습이 예전의 헤븐리 스워드란 게임의 여주인공인 나리코의 느낌이 나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어 보인다(일본식 이름이라는 것도 이상하게 맞아 떨어지는군-0-). 특히나 스킬을 사용하거나 액션을 펼칠 때 화면을 수놓는 화려하다 못해 지나치다 싶은 기술연출과 광원효과는 시각적으로는 확실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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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검, 마법 있을 건 다 있네.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다양한 공격형태를 준비했고 이를 적절하게 모두 활용하도록 게임을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총과 검과 마법을 이용해 적을 쓰러뜨리는 재미가 있다. 특히 3인칭 액션게임의 시점에서 총을 다룰 때면 TPS의 형태로 변경되는 점이 재미 있다. 기본적으로 총과 검을 활용한 액션이라면 데빌메이크라이의 단테와 같은 느낌을 떠올릴 테지만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약간 다른 노선을 택했으며, 총기류를 사용해야 하는 지점을 확실히 설정해 게임 내내 꾸준히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습득하게 되는 스킬은 저마다 활용도가 높으며, 습득할 때마다 튜토리얼 형태로 활용해볼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TPS의 느낌으로 조작하는 슈팅요소는 시야가 제한되면서 다소 조작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고 상대적으로 공중에 배치된 적의 공격이 거센 편이라 조금 짜증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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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자신과 함께 싸운다
액션게임에서는 전투를 비롯해 퍼즐 같은 부가적인 부분으로 재미를 느끼게 하며 템포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이런 점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블레이드 오브 타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 되돌리기를 이용한 전투와 트랩돌파 부분이 참신하게 다가왔다. 시간을 되돌린다는 컨셉은 이미 많은 게임들이 시도를 했지만 보통은 약간의 과거로 화면을 감는 역할을 하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시간을 돌리면 그때까지 녹화된(?) 과거영상의 자신과 함께 화면을 누비게 되고, 과거의 자신이 현실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매우 독특하다. 라쳇앤클랭크에서 이런 형태의 느낌을 맛본 적이 있는데 블레이드 오브 타임에서 전투에 활용함으로써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강력한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는 적은 일반적인 공격이 통하지 않는데, 먼저 열심히 공격하다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을 반복해 공격하던 이전의 자신들과 공격을 중첩시키면서 방어막을 깰 수 있다. 이런 타임리와인드 요소를 퍼즐에도 적용시켜서 과거의 자신이 장치를 작동 시키는 동안 열린 문을 통과하는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 완전 새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블레이드 오브 타임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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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완성되지 못한 타격감
액션게임이 적을 쓰러뜨려가며 진행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내가 사용한 기술이 적에게 큰 타격을 주고 반응이 오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른바 타격감이라고 하는 부분이다. 이 타격감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부분이기 때문에 타격감 운운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는데 액션게임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공포영화에서 음성을 빼면 시시해지는 것처럼 액션게임에서 시원한 타격감이 없다면 재미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타격감은 보여지는 화면연출을 비롯해 적이 반응하는 피격모션, 귀로 전하는 사운드, 컨트롤러의 진동 같은 촉감으로 전해지는 것까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완성된다. 그런데 블레이드 오브 타임에서는 화려한 연출을 통해 시각적 요소를 극대화 했고 스킬을 사용할 때 나오는 시원한 효과음에 진동까지 지원함에도 어딘가 모자란 느낌이 든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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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특정 적들의 피격모션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화면에서 화려한 연출이 나오고 소리가 귀를 강타하지만 이를 맞고 있는 적들이 무덤덤한 반응이다. 특히나 일반 연계를 사용할 때는 무기를 휘두르는 소리가 무언가 맞는 소리는 나는데 적은 맞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으며 공격을 해온다. 그래서 애매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모든 기술이 이런 것이 아니지만 가장 자주 애용하는 기본 공격들이 이런 형태이고 보스급 적은 스킬공격을 맞아도 성큼성큼 자기 할 행동을 하기 때문에 때리고 있는게 맞는지 의심이 든다. 물론 그렇게 버티면서 공격을 해오는 몬스터가 있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블레이드 오브 타임에서 너무나 그런 장면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문제다. 분명 화면연출과 사운드만으로도 훌륭한 타격감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피격모션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타격감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될 확률이 높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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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퍼즈 같은 느낌을 맛볼 수 있는 아웃브레이크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기본적인 스토리모드 외에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아웃브레이크란 모드가 있다. 아웃브레이크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아유미 외에 미셸이나 제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AOS기반의 액션 게임인 사이퍼즈의 느낌을 맛볼 수 있다. 아군과 적진의 타워가 존재하고 이를 부수기 위해 적군을 물리치고 레벨업을 올리는 형태다. 요즘 LOL이나 혼 같은 AOS 장르가 인기 있는 점을 이용해 블레이드 오브 타임의 액션을 적절히 접목시킨 부분이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사람이 없어서 온라인을 통한 매치는 해보지 못했지만 1인 플레이를 통해 타워깨기를 하면서 다양한 보스급 몬스터가 등장하면 쓰러뜨리는 재미가 있었다. 플레이어끼리 대전을 하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모드라고 생각된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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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아쉽다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영문으로 발매됐다. 게임 내에서 스킬을 얻을 때를 비롯해 타임리와인드를 이용해 진행해야 하는 구간에서는 힌트를 자막으로 표시해주는데 영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어느 정도 즐겨본 사람이라면 직감으로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언어를 모르더라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고 딱히 길 찾기라고 할만한 요소도 없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게 느낄 필요도 없다.

블레이드오브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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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요소가 접목된 괜찮은 액션게임
블레이드 오브 타임은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대부분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드는 게임이다. 시간되돌리기나 TPS요소의 활용, 다양한 트랩을 돌파하는 재미는 이미 수많은 액션게임들이 발매되었기 때문에 분명 어디선가 사용했을 요소들이다. 하지만 “이거 어떤 게임 짝퉁이다”라고 굳이 색안경을 끼지 않고 즐긴다면 꽤 괜찮은 재미를 주는 게임이 될 것이다. 사실 해외 웹진에서 점수가 좋지 못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즐긴 게임인데 기대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해외웹진의 평을 신뢰할지 아니면 필자의 리뷰를 보고 괜찮은 게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할지는 중요치 않다. 자신이 직접 다양한 정보를 살펴보고 해보고 싶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구입해서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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