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MO ‘찍먹’ 해보고 싶을 때, 부담 덜어낸 스마일게이트 신작 ‘이클립스’

신승원 sw@gamedonga.co.kr

MMORPG를 시작할 때는 재미만큼 부담도 먼저 떠오른다. 게임을 얼마나 오래 켜둬야 할지, 제대로 즐기려면 얼마를 써야 할지부터 따져보게 된다. 성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매일 반복해야 하는 숙제가 얼마나 많은지도 신경 쓰인다.

이처럼 MMORPG 특유의 성장과 협력에는 끌리지만 시간과 과금 부담 때문에 시작을 망설이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이에 맞서 지난 10일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이하 이클립스)’은 부담을 낮춘 ‘MMOLite’를 내세웠다. MMORPG의 핵심 재미는 유지하되 장시간 접속과 반복 플레이,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피로를 덜어내겠다는 설명이다.

이클립스
이클립스

실제로 얼마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지 궁금해 직접 캐릭터를 키워봤다.

게임의 첫인상은 사소한 조작부터 편안함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PC에서는 스페이스바로 소환 연출을 넘기고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각종 진행 과정에서도 스킵이 간편해 같은 화면을 반복해서 보거나 확인 버튼을 찾아 누르는 번거로움이 적었다. 빨리 보상을 확인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은 이용자의 마음을 잘 짚었다.

무기 외형 뽑기
무기 외형 뽑기
메인퀘스트를 밀다 보면 이 정도 장비 수급이 가능하다. 강화는 별도.
메인퀘스트를 밀다 보면 이 정도 장비 수급이 가능하다. 강화는 별도.

초반 성장도 무난했다. 소환권을 제법 지급하고 골드로 매일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있어 과금 없이 성장에 필요한 보상을 챙길 수 있었다. 무과금으로 50레벨을 달성한 현재까지는 지급받거나 사냥으로 얻은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 강화 단계까지 강화하는 정도로 메인 퀘스트를 큰 막힘 없이 진행했다.

AI모드
AI모드

직접 퀘스트를 진행하다 자리를 비울 때는 AI 모드가 유용했다. 일일 퀘스트와 던전, 원하는 필드 사냥 등을 계획에 넣으면 캐릭터가 설정에 따라 움직인다. 메인 퀘스트까지 대신 밀어주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성장 과정을 맡기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처음 사용하는 과정은 조금 헷갈렸다. AI 모드를 설정한 뒤 게임을 바로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절전 화면에서 ‘무접속 플레이’를 선택해야 접속을 끝내고도 진행이 이어졌다. 편의를 위한 핵심 기능인 만큼 이 과정은 조금 더 눈에 띄게 안내해도 좋겠다.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확실히 손이 덜 갔다. 설정에 따라 부족한 물약을 구매하고 지정한 아이템을 창고로 보내도록 할 수 있어 소모품이나 가방 상태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줄었다. 직접 접속했을 때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다른 일을 하는 동안 AI 모드에 반복 성장을 맡기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접속하지 않는 시간에는 ‘성소’에도 보상이 쌓인다. 흥미로운 점은 성소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기지를 키우는 전략 게임, 이른바 SLG와 비슷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강화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줄이려면 가속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길드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성소
성소

또, 성장 대기열이 있어 원하는 강화를 한꺼번에 진행하기는 어려웠다. 대신 길드에 도움을 요청할 이유가 생긴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는 설계로 보였다. 시간을 들여 성소를 발전시키고 보상 효율을 높여가는 구조 역시 자신의 거점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소소한 재미가 될 만했다.

이클립스 타임
이클립스 타임

직접 사냥에 집중할 때는 ‘이클립스 타임’도 활용할 수 있다. 성장 효율을 높여주는 버프를 원하는 시점에 켜고 끌 수 있어 정해진 시간에 접속할 필요 없이 자신의 일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8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어 계속 켜놓을 수는 없지만, 달리 보면 매일 특정 시간에 접속해 버프를 챙겨야 하는 숙제를 줄인 구성이다.

전투 구성에서는 두 스킬을 합치는 ‘스킬 융합’이 눈에 들어왔다. 두 개의 기존 스킬을 하나의 강력한 융합 스킬로 바꾸는 시스템이다. 융합 중에는 재료가 된 두 스킬을 각각 사용할 수 없는 대신, 한 번의 사용으로 보다 강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스킬을 압축하거나 마나 소모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됐고, 필요할 때 융합을 해제하면 기존 스킬 구성으로 되돌릴 수도 있었다.

스킬 융합
스킬 융합

그렇다고 모든 전투를 자동으로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직접 참여한 월드보스 ‘크라카’에서는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순서대로 펼쳐지는 장판 공격과 닿으면 큰 피해를 주는 움직이는 구체 등 몇가지 기믹을 신경 써야 했다. 평소 사냥하듯 제자리에 서서 공격하다가는 버티기 어려웠다.

크라카
크라카
아 이거 맞으면 죽는구나...
아 이거 맞으면 죽는구나...

실제로 자동 전투에 맡긴 듯 움직이지 않던 캐릭터들이 공격에 쓰러지면서 전투를 이어가는 이용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기도 했다. 반복 사냥은 편하게 맡기되 보스전에서는 직접 대응하는 재미를 주려는 방향으로 읽혔다.

정리하자면 ‘이클립스’는 MMORPG에 입문할 때 느끼는 번거로움을 꽤 덜어낸 게임이었다. 초반 성장은 무난했고, 자리를 비운 시간도 육성에 활용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초반인 만큼 이후 성장 구간에서도 지금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시작의 부담은 확실히 덜어낸 만큼, MMORPG를 한번 ‘찍먹’해보고 싶었던 이용자라면 직접 플레이하며 자신의 생활 방식과 잘 맞는지 확인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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