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비빔밥 같은 게임...

게임이 주는 재미 가운데, '가상체험'이라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해보지 못한 것을 게임을 통해서 해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매력이다. 내가 화려한 검술을 구사하거나, 비행기를 몰아볼 수는 없지만, 게임 속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게임이 주는 팬터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또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KTF 를 통해 서비스되는 "두근두근 병원일기" 또한 이러한 가상 체험에 충실한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모바일 게임 답지 않게 욕심을 좀 냈다. 무려 3가지 장르의 요소를 섞어 놓은 복합장르를 구사한 것이다. 통상 이런 경우에는 상당히 좋은 작품이 나오거나 아니면 반대로 졸작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버무려졌는가?

게임 소개
게임을 시작하면 일단 간단한 인트로가 나온다. 인트로에는 주인공이 성형외과의사를 하게 된 동기와 함께 주인공의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소개된다.( 평소부터 알고 지내던 후배 간호사 다정이와 함께 성형외과를 개업하게 되는 것이다. )인트로가 끝나면 튜토리얼 모드가 진행된다.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게임방법을 익혀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튜토리얼 모드가 끝나게 되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제일 처음 게이머가 하게 될 일은 병원에서 손님을 받는 일. 옆에서 간호사가 도와 주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손님을 받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대기를 오래한 손님이나, 참을성이 없어서 화가 난 손님을 먼저 수술실로 데려가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손님이 너무 오래 기다리게 되면 화가 나서 병원을 나가 버리니까, 빨리 빨리 수술을 진행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수술실에 가면 손님이 자신이 원하는 얼굴을 제시한다. 그러면, 그 얼굴과 똑같게 손님의 얼굴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수술할 때에는 상당한 눈썰미가 필요하다. 열심히 수술을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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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 지나서, 병원이 마감을 하게 되면 이 때부터 병원경영과 연애 모드로 돌입한다. 우선, 병원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고 리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지만, 고객의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고객이 어려운 주문을 하게 되는데, 제때에 장비를 제대로 사 놓지 않고 스킬업을 하고 있지 않으면 고객의 요구를 맞춰줄 수가 없다. 여러 가지 아이템을 장비해 놓아야 고객이 짜증부리지 않고 대기실에서 얌전히(?) 기다리기도 하고, 손님도 많아진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간호사의 채용과 해고. 간호사의 채용과 해고는 병원경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만, 누구와 사귈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간호사의 연봉이나 능력치 보다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른다. 왜냐하면, 병원 경영 보다는 연애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필자처럼 병원경영 보다는 연애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은 간호사에게 말을 걸어 보길 바란다. 처음에는 쌀쌀맞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병원이 안정화되고, 간호사에게 꾸준히 호감을 얻었다면 데이트 신청도 가능할 것이다. 간호사의 호감을 얻는 방법에는 선물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사람마다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선물을 하더라도 평소 대화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제대로 된 선물을 해야 된다. 간호사가 데이트 신청을 허용하면 까페에서 만나다가, 점차로 놀이공원이나 바닷가로 무대를 넓히게 된다.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면서 명성도와 호감도를 쌓아가 관계도 발전하고 병원도 번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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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스템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여러 가지 시스템을 복합적으로 갖추어 놓았다. 일단, 성형수술 부분은 타이쿤 게임의 시스템이다. 눈, 코, 입, 얼굴 모양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고객의 요구에 맞도록 조합하는 데에는 상당한 눈썰미가 필요하다. 병원경영과 연애 부분은 시뮬레이션 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이렇게 몇 가지 시스템이 혼합되어 있는데도 각각이 따로 논다는 느낌은 안 든다. 이것이 이 게임의 장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너무 장르적 사고방식에 익숙해 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 정도이다. 게임은 게임일 뿐, 그것을 RPG니 시뮬레이션이니 하고 나누는 것은 게임을 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 편리하게 정보를 주기 위해 하는 구분일 뿐, 게임 자체는 얼마든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시스템이 나올 수 있는 게 아닌가?
아무튼, 이 게임의 시스템은 여러 가지를 채용하고 있지만, 그것이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화가 잘 되어 있다. 그냥 몇 가지 미니게임을 나열하는 방식의 게임도 많이 있는데, 그런 미니게임 나열 방식의 게임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그래픽과 사운드
그래픽은 수려하고 깔끔하다. 이 정도면 즐길만하다. 사운드도 상당히 좋은 편. 제작사는 BGM을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유명한 [원버튼]보물선의 BGM 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분위기를 잘 살린 사운드를 내고 있다. 이 게임에서 그래픽과 사운드는 모두 평균 이상. 나름대로 퀄리티를 갖추었다고 본다.

이 게임의 미덕
이 게임은 무엇보다도 "가격이 싸다." 통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제작하려면 데이터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통상 네트워크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래서, 필요한 데이터를 그때 그때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보이용료도 많이 나올 뿐 아니라, 통신요금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그래서, 게임을 한 번 즐길 때 만 원도 넘게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KTF로 출시된 '탐정 진구지사부로' 시리즈도 네트워크 방식을 채용하고 있어서, 필자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면서도 감히 손을 못 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두근두근 병원일기는 딱 2000원. 추가 다운로드 따위는 없다. 그러면서도, 게임 자체의 내용은 무척이나 풍부하다. 플레이타임도 길고 내용도 많기 때문에 2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한정된 용량에 많은 내용을 담는 것은 압축기술 등 상당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볼 때, 게임 제작진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게임이고, 그 시도가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대로 재미있고 개성 있는 게임이 제작되었다. 필자가 RPG류에 식상한 것은 RPG가 재미 있기는 하지만, 게임들이 채용하고 있는 시스템들이 너무 비슷비슷하여 자꾸 하다 보면 질리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근두근 병원일기"는 독창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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