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 2026] 요시다 슈헤이 대표 “한국 개발자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인 요시다 슈헤이가 ‘부산 인디게임 페스티벌 2026’(이하 ‘BIC 2026’)의 현장을 찾았다.

요시다 슈헤이는 1986년 소니에 입사한 이후 1993년 초기 플레이스테이션 프로젝트에 합류한 이후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의 인디게임 지원을 담당하는 ‘인디즈 이니셔티브’를 이끌었으며, 2025년 1월 SIE를 떠난 이후 주식회사 yosp를 설립. 현재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인디게임 퍼블리셔 케플러 인터랙티브와 픽션즈를 비롯해 인핸스, 보케 게임 스튜디오 등 여러 개발사의 어드바이저를 맡아 개발 중인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전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BIC 2026’ 현장에서 다시 만난 요시다 대표는 소니를 떠난 이후 달라진 시선부터 AI가 게임 개발에 미치는 영향과 BIC에서 인상 깊게 즐긴 작품 등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요시다 슈헤이 대표
요시다 슈헤이 대표

다음은 요시다 슈헤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SIE를 떠나 독립한 이후 여러 회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변화가 있었나?

A: 지금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플랫폼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케플러 인터랙티브나 픽션즈와 함께 일을 하면서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닌텐도나 Xbox와 미팅을 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넷플릭스처럼 새로운 플랫폼과도 일을 하고 있다.

덕분에 각각의 플랫폼이 인디 개발사나 퍼블리셔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지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플레이스테이션에 있을 때와는 다른 입장에서 여러 플랫폼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다.

Q: 최근 게임업계의 화두인 AI가 게임 개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나?

A: 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개발사가 AI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하고 있다. 특히 많이 듣는 이야기는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굉장히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아는 개발자 중 기획과 아트는 가능하지만 프로그래밍이 약한 사람이 있다. 이전에는 자신의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구현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게임을 기획해야 했지만, 지금은 AI를 활용해 프로그래밍하면서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자신이 원했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아트 분야에서도 변화가 크다. 과거에는 새로운 게임의 세계관을 정하기 위해 콘셉트 아티스트에게 설명하고 결과물을 받기까지 1~2주를 기다린 뒤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지금은 AI를 통해 매일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의 아트 디렉션을 결정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게임성 자체에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게임 속 캐릭터에게 자연어로 말을 걸면 자연스럽게 답하거나, 이용자가 입력한 문장에 따라 배경이나 이벤트가 달라지는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요시다 슈헤이 인터뷰
요시다 슈헤이 인터뷰

Q: 이번 BIC 2026에서 인상 깊게 플레이한 게임을 꼽는다면?

A: BIC에 오기 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 게임을 살펴봤다. 약 30개 작품을 미리 골랐고 그중 15개 정도는 직접 플레이한 뒤 현장에 왔다. 덕분에 행사장에서 나머지 작품들을 중심으로 플레이하면서 하루 반 정도의 짧은 일정에도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Q: 현재 퍼블리셔의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인디게임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살펴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A: 특정 장르를 찾고 있지는 않다. 대신 어떤 장르든 이미 그 장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게임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게임이 기존의 인기작과 비교해 무엇이 다른지를 본다.

그 차이는 아트 디렉션일 수도 있고 게임 메커니즘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여러 장르를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훌륭한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재미가 존재하느냐다.

Q: 일본과 한국, 중국의 인디게임 개발사들을 많이 만나왔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고 느끼나?

A: 일본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을 활용한 어드벤처게임이 비교적 많은 것 같다. 또 개인 개발자가 상당히 많다. 굉장히 재능 있는 개발자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고 있지만 혼자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팀을 구성해 규모를 키우는 부분에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은 과거 대형 게임사들이 MMO나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개발사가 정말 많이 늘었다. 매년 한국에 올 때마다 새로운 개발사와 새로운 팀이 계속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쁘다. 장르에서는 3D 액션게임이나 음악·리듬게임을 좋아하는 개발자가 많은 것 같다는 인상도 있다.

중국은 인력 이동과 팀 확대 속도가 굉장히 빠른 것 같다. 신생 개발사인데도 50명, 100명 규모의 팀을 구성하는 경우가 있고, 인디 개발사임에도 AAA급 품질을 목표로 3D 액션게임을 만드는 사례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Q: 오랜 시간 개발 중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피드백을 전달해왔다. 개발사에 조언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나?

A: 나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한다. 그런데 직업 특성상 완성된 게임보다 개발 중인 게임을 훨씬 많이 플레이한다.

약 30년 동안 개발 중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개발자에게 문제점을 피드백하는 일을 해왔다. 이때 나는 ‘이렇게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해결책을 말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는 너무 어렵다’처럼 문제만 전달한다.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지는 개발자의 판단에 맡긴다.

그러다 1~2년 뒤 개발자가 다시 찾아와 당시 지적했던 부분을 이렇게 개선했다고 말하면서 다시 플레이해 달라고 할 때가 있다. 내가 과거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굉장히 기쁘다.

Q: 요시다 대표가 생각하는 ‘인디게임’의 정의는 무엇인가?

A: 인디게임이라는 말은 지금 굉장히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서 명확하게 ‘이것이 인디게임이다’라고 정의하기 어렵다.

과거 ‘인디(펜던트) 게임’이라고 했을 때는 퍼블리셔로부터 독립했다는 의미가 강했다. 예전에는 퍼블리셔가 없으면 자금이나 유통 문제 때문에 게임을 출시하기 어려웠지만 디지털 유통이 시작되면서 개발자가 직접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인디게임을 전문적으로 퍼블리싱하는 ‘인디 퍼블리셔’가 있고, 게임 수가 늘면서 이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기준만으로 인디게임을 정의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창작자가 ‘이것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만들었고, 그 생각이 그대로 게임에 담겨 있다면 인디게임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인디 스피릿’이라고 부른다.

강연 중인 요시다 대표
강연 중인 요시다 대표

Q: 좋은 게임을 만들고도 홍보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인디 개발사가 많다.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A: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모든 개발팀에 마케팅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케팅에 시간을 쓰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자신의 게임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면 무엇보다 계속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BIC나 비트서밋 같은 큰 행사에 바로 참가하기 어렵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작은 행사부터 시작해도 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 자신이 만든 게임의 어떤 부분이 좋지 않은지 굉장히 잘 보인다. 플레이 테스트의 기회를 계속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SNS를 통해 개발 중인 게임의 영상이나 아트워크를 계속 공개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하면 퍼블리셔가 볼 수도 있고, 다른 개발자와 관계를 만들 수도 있으며, 이용자에게 직접 반응을 받을 수도 있다.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면 퍼블리셔에게 피칭하고 직접 만나거나, 인플루언서에게 게임을 플레이해달라고 제안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결국 이런 꾸준한 활동이 중요하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생각한다면 스팀 페이지를 만들 때 최소한 영어와 중국어로 게임의 내용을 전달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일본어까지 추가하면 좋다. 게임 자체의 현지화 역시 중요하다.

Q: 한국 게임 개발자들에게 한마디

A: 패널로 초대되어 열정있는 개발자들과 만나게 되어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년도 BIC에 방문하고 싶다. 한국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한국어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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