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게임 백과사전] “야 너 안 그랬잖아?” 동료가 되자 약해진 캐릭터들

게임에는 중간 보스가 종종 등장하죠. 그리고 이 중간 보스 중에 좀 캐릭터가 강렬하거나, 뭔가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이 아군으로 영입되는 건 '아군 보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주 흔하게 등장하기도 합니다.

꼭 보스가 아니더라도 스토리상에서 적으로 등장했던 이 캐릭터들은 아군 파티를 홀로 상대할 정도로 굉장히 강력한데요. 문제는 막상 우리 편이 되면 너프를 있는 대로 받아서 아주 평범한 캐릭터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까지가 클리셰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적일 때는 진짜 말도 안 되는 스펙을 자랑하다 아군이 되자마자 캐릭터 1로 돌아오는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크로노 트리거 마왕
크로노 트리거 마왕

​["HP가 10분의 1로 줄어든다." - ‘크로노 트리거’ 마왕]

1995년 스퀘어에서 출시한 전설의 명작 오브 더 명작 ‘크로노 트리거’의 마왕이 아주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마왕은 게임의 초중반을 이끄는 보스 캐릭터인데요. 라보스 소환 의식을 막을 때 본격적으로 상대하는 마왕은 그야말로 게임 중반 최강의 적으로 등장합니다.

​우선 HP가 '마왕'답게 6,666으로 등장하고요. 자신의 방어 속성을 계속 변경해 특정 속성 공격만 통하는 배리어를 사용해서 공략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전체 마법 ‘다크마터’까지 난사해서 HP 관리도 필수고요.

​이 전투가 끝난 이후 '마왕'은 여차저차해서 아군으로 합류하는데, 이 '마왕'님은 어디가 잘못됐는지 스펙이 정말 급하락해서 합류합니다. 네 자릿수였던 HP는 650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다크봄이나 다크미스트, 블랙홀 같은 특유의 마법을 새로 배워야 합니다.

특히, 보스전에서 그렇게 강했던 ‘다크마터’를 다시 익혀야 한다는 건 진짜 열받는 포인트이기도 하죠. 물론, 합류 시점 레벨이 37이고, 기본 스펙은 동료 중 상위권인 '강캐'인 건 사실이지만, 보스전과 너무 스펙 차이가 커서 "어디 아픈 상태로 들어왔나?" 싶을 정도죠.

저 창이 본체였던 '바이다'
저 창이 본체였던 '바이다'

[“너 창빨이었어?” - ‘파이어 엠블렘: 열화의 검’ 바이다]

​'마왕'이 순수하게 스펙이 너프됐다면, '바이다'는 알고 보니 장비빨인 사기 매물 같은 캐릭터입니다.

​‘바이다’는 2003년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출시된 ‘파이어 엠블렘: 열화의 검’에서 베른 왕국의 용기사로 등장하는데요. 게임 초반 구간에 나오는데도 웬만한 아군도 몇 방 맞으면 그냥 사망할 정도로 대미지가 엄청나서 “뭔데 이거?” 할 정도로 깜짝 놀라게 되죠.

이 ‘바이다’는 첫 전투에서 죽이지 않고 살려 보내면 이후에 아군으로 합류하는데요. 초반의 강력함을 생각하고 쓰면 많이 당황하게 됩니다. 캐릭터 자체 능력치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거든요. 사실 이건 처음 등장할 때 들고 있던 무기인 ‘슬렌드 스피어’가 HP +17, 힘 +5, 기술 +4, 속도 +9, 수비 +4, 마방 +14라는 어마어마한 특수 버프를 제공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군에 합류한 ‘바이다’는 이 버프가 없는 창을 들고 오니, 그냥 평범한 캐릭터 1로 돌아간 겁니다. 적일 때는 치트 장비 쓰더니 그걸 반납하고 온 셈이랄까요?

굉장한 강캐인 단테
굉장한 강캐인 단테

​[“악마 사냥꾼도 못 피한 아군 보정” - ‘진 여신전생3 녹턴 매니악스’ 단테]

캡콤의 부흥기를 이끈 게임 ‘데빌 메이 크라이’의 영원한 주인공 ‘단테’ 역시 이 아군 보정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2004년 출시된 ‘진 여신전생3 녹턴’의 확장판 ‘녹턴 매니악스’에는 이 ‘단테’가 실제 캐릭터로 등장하는데요. 세계가 멸망하고, 악마가 넘쳐나는 세계다 보니 악마 사냥꾼과의 콜라보도 매우 자연스러웠죠.

처음 만나는 ‘단테’는 주인공(인수라)을 추적하는 악마 사냥꾼으로 이용자를 괴롭히는데요. 처음 이케부쿠로에서 싸우는 단테의 HP는 2,400, MP는 무려 3,000입니다. 여기에 다음에 만나는 단테는 더 강해져서 한 턴에 두 번 행동하고, 상위급 전체 기술과 속성 기술을 퍼붓기도 해서 상당히 성가신 상대이기도 하죠.

이후 스토리를 진행해 아마라 심계 제5칼파에 도달하면 이 단테를 마침내 동료로 영입할 수 있는데요. 아군 보정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동료가 된 단테는 레벨 80 기준 HP 612, MP 306인데, 두 번째 만났을 때 HP가 5,00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죠.

아군 보정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아군 보정을 피해갈 순 없었다

물론, 높은 능력치에 전용 기술을 잔뜩 보유하고 있고, ‘쇼타임’ 같은 스킬도 그대로 들고 나와서 강캐이기는 하지만, PS2 버전에서는 물리 관통이 부족해서 최종 보스전까지 쓰기는 조금 애매하기도 했습니다.

이 애매함은 스팀으로도 출시된 ‘진 여신전생3 녹턴 HD 리마스터’에서 전용 스킬 효과가 조정되면서 보완되기는 했지만요.

이처럼 적이었다가 우리 편이 된 캐릭터가 ‘아군 보정’의 영향으로 강력한 캐릭터에서 약해지는 것은 법칙처럼 등장하는데요.

축퇴포를 펑펑 쏴대는 슈로대의 ‘네오 그랑존’이나 히든 보스 능력치 그대로 야생에서 잡을 수 있는 ‘뮤츠’, 임시 동료이기는 하지만 보스전 능력치 그대로 아군이 되는 ‘파이널 판타지 IX’의 ‘베아트릭스’ 같은 캐릭터들도 있기는 하지만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적일 때는 보스, 아군이 되면 평범한 동료가 된 캐릭터는 무엇이 있나요?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