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그’ 회사” 러브앤딥스페이스, 731 부대 연상 숫자로 자충수

신승원 sw@gamedonga.co.kr

과거 한복 논란으로 국내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산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이번에는 자국 이용자들의 역린을 건드렸다. 서비스 중인 여성향 모바일 게임 ‘러브앤딥스페이스’에서 신규 남성 주인공 ‘오인혁’을 공개한 직후, 게임 스토리라인에 등장한 ‘A-0731’이라는 숫자가 일본군 731부대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거세게 번진 것이다.

한국에서 철수한 샤이닝니키
한국에서 철수한 샤이닝니키

페이퍼게임즈는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회사다. 지난 2020년 ‘샤이닝니키’ 한국 서비스 당시 한복 의상을 선보였다가 중국 이용자들이 “한복은 중국 소수민족 의상”이라는 취지로 반발하자, 해당 의상을 삭제하고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회사는 “중국 기업으로서 조국의 입장과 일치한다”는 취지의 입장까지 내며 국내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복 논란 때는 중국 이용자 여론에 기대 한국 이용자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은 회사가, 이번에는 중국 이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역사 소재에서 자충수를 둔 셈이다.

오인혁
오인혁

논란의 중심에는 6.0 버전과 함께 공개된 신규 남성 주인공 오인혁이 있다. 오인혁은 기존 5명의 남성 주인공에 이어 추가될 예정이었던 여섯 번째 공략 캐릭터로, 공개 직후부터 기존 이용자층의 강한 반발을 샀다. 기존 캐릭터들의 스토리 갱신과 가챠 배너 등장 주기를 두고 이미 불만이 누적돼 있던 상황에서 새 남성 주인공을 추가하겠다고 하자, 기존 캐릭터 팬덤을 중심으로 “기존 캐릭터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새 과금 캐릭터를 추가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제가 된 부분
문제가 된 부분

하지만 사태가 단순한 캐릭터 호불호를 넘어 역사 문제로 번진 결정적 계기는 ‘A-0731’ 논란이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따르면 6.0 버전 게임 스토리라인에는 인체 약물 임상 시험 기록 번호로 ‘A-0731’이라는 숫자가 등장했다. 중국에서 731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 등지에서 인체 실험과 세균 실험을 자행한 731부대를 떠올리게 하는 숫자로, 매우 민감한 역사적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해당 숫자가 단순 배경 번호가 아니라 인체 약물 임상 시험 기록이라는 맥락 속에 사용됐다는 점이 문제다. 이용자들은 인체 실험과 직접 연결된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키는 숫자가 유사한 소재 안에서 등장한 만큼, 이를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일부에서는 제작진의 역사 인식과 검수 체계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해당 숫자가 실제 의미를 담은 것이 아니라 가상의 날짜였고, 731부대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키려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문제가 확인된 뒤 최대한 신속하게 온라인상에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인체 실험 소재를 다루면서 731이라는 숫자를 걸러내지 못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반발을 이어갔다.

결국 논란은 온라인을 넘어 과격한 항의로 번졌다. 해외 매체와 커뮤니티에 따르면 논란 이후 중국 공식 SNS 팔로워가 단시간에 약 100만 명 줄었고, 일부 이용자들은 페이퍼게임즈 사무실로 장례용 꽃, 소똥, 저주 배너, 제의 물품 등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과 및 입장문
사과 및 입장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페이퍼게임즈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회사는 오인혁의 출시와 추가 개발을 취소하고, 앞으로도 새로운 남성 주인공을 추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기존 5명의 남성 주인공에 집중하고, 스토리와 연애 체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의 여성향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한편, 러브앤딥스페이스는 페이퍼게임즈 산하 인폴드게임즈가 개발·서비스 중인 3D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시장조사업체 AppMagic에 따르면 게임은 출시 약 2년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를 돌파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