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 2026] 김용하 넥슨게임즈 본부장 "다가오는 AI 시대, 개발자의 취향과 안목이 중요해"
“AI는 후보를 빠르게 보여줄 뿐,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해야 합니다.”
넥슨게임즈 김용하 IO본부장이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게임 제작 속도가 빨라질수록 개발자의 ‘취향’과 ‘안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하 본부장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BIC Festival 2026)’의 부대 행사 ‘2026 부산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 키노트 연사로 나서 ‘게임은 어떻게 세계가 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김 본부장은 게임 시장의 팬덤 변화와 게임이 하나의 IP로 기억되는 과정, 생성형 AI 시대에 개발자가 가져야 할 역량 등을 차례로 설명했다.
먼저 최근 게임 시장의 변화로 ‘팬덤의 세분화’를 꼽았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이 많은 이용자가 함께 즐기는 이른바 ‘국민게임’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각자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깊게 즐기는 팬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루 아카이브’, ‘포켓몬스터’, ‘러브앤딥스페이스’ 등 게임마다 팬덤의 구성과 오프라인 행사를 즐기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지난 6월 열린 ‘블루 아카이브’의 오프라인 러닝 행사 ‘키보토스 런 2026’에는 4,500명의 이용자가 참여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국민게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옆에 각자가 깊게 좋아하는 게임이 많아진 것”이라며 “팬들은 모이고, 찾아가고, 직접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팬덤이 게임을 하나의 IP로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로는 ‘반복한 행동’, ‘기억나는 상징’, ‘관계’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포켓몬스터’의 포획과 배틀, 몬스터볼, 트레이너와 포켓몬의 관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PUBG: 배틀그라운드’에서는 낙하와 생존, Lv.3 헬멧, 스쿼드와 경쟁 등이 이에 해당한다.
김 본부장은 이용자가 게임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며, 캐릭터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설계하는 것을 ‘세계관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블루 아카이브’ 역시 이용자에게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부여한다. 이용자는 전투에서 태블릿 형태의 UI를 통해 학생들에게 지시하고, 전투 외에서는 ‘모모톡’을 통해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며 해당 역할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강연 후반부에서는 생성형 AI가 게임 개발에 미치는 영향도 다뤘다.

넥슨게임즈 IO본부는 지난 5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잼을 진행했다. 1~3명으로 구성된 51개 팀이 참가해 이틀 동안 실제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48개를 완성했다.
김 본부장은 이 결과가 AI가 개발자를 대신해 게임을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생성형 AI를 통해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빠르게 결과물로 만들고, 여러 결과물을 비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게임 제작 자체가 쉬워지는 만큼 이용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김 본부장이 소개한 SteamDB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스팀에 출시된 게임은 1만9,112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9,327개는 이용자 리뷰가 10개 미만이었다.
이에 김 본부장은 여러 결과물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고 발전시킬지를 결정하는 개발자의 ‘취향(Taste)’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는 후보를 빨리 보여준다. 무엇을 남기고 어디서 멈출지는 사람이 고른다”고 강조하며, 단순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을 구체적인 판단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를 위해 ‘만들기→비교하기→이유 말하기→다시 고르기’의 과정을 반복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이러한 판단을 통해 아직 충분히 시도되지 않은 ‘미개척지’를 찾아야 한다며 ‘Project RX’, ‘림버스 컴퍼니’, ‘명일방주: 엔드필드’ 등을 사례로 들었다.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Project RX’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이세계 홈스테이’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본부장은 “취향은 처음부터 고급일 필요가 없다”며 “만들고 비교하고, 왜 하나를 골랐는지 말하는 선택이 쌓이면 본인만의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