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의 의미있는 도전, 은하대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만 하던 웹게임이 이제는 온라인 게임 시장을 지탱하는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대형 게임사들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분야로 인식되고 있으며, 매출이나 회원수도 웬만한 MMORPG 못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웹게임 시장의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빠른 성장 뒤에 가려진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체 개발력을 키우지 못하고, 중국 게임 수입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며, 또 다른 문제는 특정 장르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내 웹게임 시장에서 삼국지와 무협이라는 키워드를 제거하면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최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은하대전은 의미있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개발되긴 했지만 국내에서 멸종되다시피 한 SF 장르의 게임이며, 몇 개월에 한번씩 초기화되는 시즌제를 도입하는 등 타 웹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네오위즈게임즈가 웹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첫 작품으로 이 게임을 선택했다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은하대전은 SF가 배경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전략 웹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자원을 모아 전함을 만들고, 전함을 활용해 다른 행성들을 점령해서 영역을 키워나가는 것이 기본 과정이며, 여러 게이머들이 연합을 구성해 우주를 정복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SF 장르라고 하면 생소한 용어가 많이 나와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배경만 다를 뿐 삼국지 웹게임을 즐기는 것과 똑같은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게임 내에 자세한 튜토리얼을 지원해 초보자들의 적응을 돕고 있으며, 게임 화면 바로 옆에 가이드와 용어 검색 시스템을 같이 배치해 궁금한 사항들을 바로 바로 해결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전함을 조합해서 부대를 구성하는 전략적인 재미, 링크로 연결된 여러 성계를 탐험하는 재미, 사령관을 육성하고 조합하는 재미. 다른 게이머들과 연합을 구성하고 그들과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펼치는 재미. 은하대전이 타 웹게임과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것들이다.


용어만 다를 뿐 타 웹게임에서도 내세우고 있는 콘텐츠들이지만, 은하대전은 SF 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화려한 비주얼과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짜임새 있는 시스템으로 타 웹게임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그물망처럼 짜인 우주의 모습과 전투 장면은 SF 게임 팬이라면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을 은하영웅전전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매력적으로 디자인된 전함과 건물들은 시간을 들여 육성하는 보람을 느끼게 한다.

전략적인 측면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보통 타 웹게임에서는 레벨이 올라가서 고급 유닛을 뽑게 되면 초반 유닛은 버려지는 경우가 많으나, 이 게임에서는 서로 물고 물리는 상성 관계가 잘 짜여 있어, 모든 유닛이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되어 있다.

또한, 사령관마다 특정 전함의 공격력을 올려주는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떤 사령관을 배치하는가에 따라 전투 결과가 달라지며, 사령관을 육성하고, 조합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해 전략적인 재미와 수집의 재미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지만 각 사령관의 이름과 이미지를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교체할 수 있어 수집의 재미를 더한다).

게이머들이 웹게임을 선택할 때 많은 영향을 주는 캐쉬 아이템은 게임 밸런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자원 생산량 증가, 사령관 경험치 증가, 보유 사령관 수 증가 등 플레이 시간 단축 위주로 배치되어 있으며, 전투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은 없다. 단적으로 경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자원 행성 점령 때 필요한 점령 포인트는 퀘스트로 얻거나, 생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으며, 사령관마다 일일 출격 횟수 제한이 있어 무한정으로 전투를 진행할 수도 없다.

때문에 영역을 확대할 때 시간이 많이 소요돼 전반적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이 게임의 주된 타겟이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기 힘든 직장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게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 게임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픽이다. 세부적인 퀄리티는 높지만 화면을 넓게 활용하고 있지 않아 굉장히 답답하다. 특히 좁은 화면으로 인해 조작 메뉴가 작게 만들어져 있어 더욱 복잡해보이며, 심지어는 메뉴로 인해 화면이 가려지기도 한다. 화면 해상도에 따라 게임 영역이 조절되는 형태였다면 훨씬 더 깔끔해보일 수 있었을텐데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인 시즌제도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면 상위권만 남아 서버가 정체되어버리는 현상을 막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캐쉬 아이템을 써가며 육성한 행성이 초기화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초기화 후 사령관의 계승 등 혜택을 충분히 부여하겠다는 발표가 있긴 했지만, 몇가지 혜택만으로 모든 불만을 잠재우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게이머들의 캐쉬 구입이 타 게임에 비해 다소 소극적일 가능성도 높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타 웹게임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SF 장르가 대중적이지도 못하고, 초보자를 배려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타 웹게임에 비해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시스템의 완성도는 대단히 뛰어난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뒷받침된다면 마니아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첫 번째 시즌이 끝나는 6개월 뒤에 올 고비를 네오위즈게임즈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